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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2

[책 감상/책 추천] 손기은,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책 감상/책 추천] 손기은, 캬, 제목부터 기가 막힌다. 음식과 술을 전문으로 하는 에디터가 쓴 에세이인데, 역시 먹는 법을 잘 아시는 분이라 그런지 글도 맛깔스럽다. 프롤로그부터 이미 너무 웃기다. 삶은 달걀을 머리에 내리치듯 어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불쑥 들었다. 지난 11년간 GQ에서 음식과 술을 다루는 피처 에디터로 일하면서, 일종의 주접글 같은 잡지 기사와 이미지를 만들어 왔구나 하는. 나의 최애는 '음식과 술'이었고 나는 그 커다란 팬덤의 옆구리 어딘가 즈음에서 열심히 꽹과리를 치는 주접 전문 팬이었구나. "그저께 먹은 술까지도 말끔히 해장되는 맛" "입술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매운 양념" "별 양념이 없는데도 혀가 알아서 요동을 친다" "농부 같은 근면함과 대장장이 같은 노동 강도가 더해져 완.. 2021. 1. 11.
[책 감상/책 추천] 서귤, <회사 밥맛> [책 감상/책 추천] 서귤, 와 씨, 너무 재밌고 귀엽다. 7년차 직장인 서 대리의 회사 에세이인데, 특이하게도 그냥 회사 얘기뿐 아니라 먹는 얘기도 담겼다. 와 가 만난 듯한 느낌? 예컨대, 서 대리의 출입증을 빌려서 그날 점심을 두 번이나 먹은 모 과장이 팀장에게 대차게 까이는 모습을 본 날의 메뉴는, 그날 과장이 먹은 짜파게티라는 식이다. 어떻게 글로 쓸 만한 가치가 있는 사건이 일어나는 날과 그날 먹은 메뉴를 연결지을 생각을 다 했을까? 정말 너무 천재적이라 감탄스럽다. 게다가 맛 묘사는 어쩜 이렇게 기가 막히게 하는지. 먹는 얘기가 나오니까 당연히 그 맛도 묘사를 잘해야 하는 게 맞는 거긴 한데, 나처럼 입맛도 무던하고 별로 까다롭지 않은 사람은 미묘한 맛을 구분 못해서 그런가, 묘사도 잘 못하.. 2020.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