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박재용, <과학이라는 헛소리>

by Jaime Chung 2018. 9. 3.
반응형

[책 감상/책 추천] 박재용, <과학이라는 헛소리>

 

 

얼마 전, 우연히 다음 웹툰 <유사과학 탐구영역>(사실 이 제목조차 두 글자씩 띄어쓰기하고 싶어서 좀이 쑤시지만 원작자의 의견을 존중하여 붙여 썼다)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고백하건대, 나는 여태껏 베이킹 소다에 식초를 섞어서 부글부글 거품을 내는 게 정말 소독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니란다. '탄산수소나트륨에 그나마 있는 약염기성이 산성인 식초와 만나면 아세트산나트륨, 구연산나트륨 같은 염으로 중화되어 버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무런 효과도 없'단다(웹툰 그대로 보고 대사를 옮겨 적었다).

세상에... 내가 이렇게 무지몽매한 사람이었구나.

나는 본투비 문과러이지만 그래도 '천연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고, 인공/합성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기에 이런 '유사 과학'에는 정말 속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자만했던 것이다. 크나큰 충격을 받고 나는 유사 과학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 책을 찾기 시작했다.

잠시 검색해서 나온 결과가 바로 이 책, <과학이라는 헛소리>이다.

 

저자는 과학 저술가로,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 시리즈의 <멸종>, <짝짓기>, <경계>를 대표 집필했다. 과학 강연을 하기도 한단다.

이 책에서는 '유사 과학'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것은 개인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문제라고 하며, 우리가 살면서 여러 번 들어 봤을 유사 과학의 헛소리들을 분석하고 진실을 까발린다.

'효소'를 먹으면 몸에 좋다든가, '콜라겐'을 먹으면 피부에 좋다든가, 육각수를 마셔야 한다, 게르마늄 팔찌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사실 이는 전부 '거짓'이다) 등등.

핸드폰/컴퓨터 전차파 차단이 정말 가능한지, MSG와 사카린이 몸에 나쁜 것인지, '산성 체질'이 존재하는 것인지, '안아키' 같은 자들이 주장하는 백신 반대 운동이 어떻게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지 등등도 알려 준다.

'피라미드 파워'나 '물은 답을 알고 있다', '글루텐 프리' 등의 소재는 <유사과학 탐구영역>에서도 다룬 것이었지만 복습하는 느낌으로 꼼꼼히 다시 읽었다.

 

이 책을 한 권 읽는다고 해서 갑자기 내가 뿅 하고 과학 천재가 되는 것도 아니요, 마케팅 천재들의 상술이 전혀 통하지 않는 '기적의 논리학자'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내가 너무나 오랫동안 멍청하게도(...) 비판적인 사고 없이 그냥 TV, 인터넷에서 하는 말을 믿어 왔구나 싶어서 크게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귀가 얇은 사람은 아닌데 이렇게 속아 왔었구나. 역시 당하지 않으려면 배워야 하는 법.

앞으로 교양 과학 책을 몇 권 더 찾아서 읽어 봐야겠다. 너무 어렵거나 전문 용어가 많은 것은 말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