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상/책 추천] 코니 윌리스, <디.에이.>
[책 감상/책 추천] 코니 윌리스, <디.에이.>
SF 전문 출판사에서 나온, 청소년용 짧은 SF 소설 시리즈 중 하나. 코니 윌리스가 썼다.
출판사 책 소개에서도 나와 있듯이, 이 소설을 ‘문장형 제목’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수시 원서도 넣지 않았는데 서울대에 강제 입학 당한 썰 푼다”. 조금 더 본격적으로 소설 줄거리를 소개하겠다. 많은 학생들이 IASA 우주사관학교를 꿈의 학교라고 여기고 이곳에 입학하고 싶어 한다. 우리의 주인공 테오도라 바움가르텐만 빼고. 우주에는 관심도 없고, 좁아 터진 우주선에서 살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테오도라는 지원서조차 넣지 않았는데도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강제로 우주사관학교를 가게 된다. 어떻게 된 일일까? 뭔가 맛보기로 보여 드리고 싶은데 워낙에 짧은지라 내가 하이라이트한 것들이 다 후반, 비밀이 밝혀지고 난 후에 있어서 보여 드릴 게 딱히 없다…
종이책 기준 120쪽밖에 안 되어서 청소년들이나 독서 초심자에게 권할 만하다. 독서가 익숙하신 분이라면 30분 만에, 앉은자리에서 끝낼 수도 있겠다. 마지막에는 나름대로 교훈이랄까, 멋진 메시지도 있다. 짧지만 어른들도 즐겁게 읽을 만한 단편이다. 아작은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는 아닌데, 정말 초기에 나왔던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체체파리의 비법>을 읽었을 때 맞춤법 틀린 것도 많고 번역 오류까지 발견했어서(앞에 링크한 내 블로그 포스트에서 다루었다) 그렇다. 그 이후로 많이 발전하고 개선된 것 같지만, 이번 책에서도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 예컨대 본문에서 ‘4g’, ‘5g’ 등의 표현에서 쓰인 ‘g’는 중력 가속도를 나타낸다. 4g라고 하면 지구 중력의 4배라는 뜻이다. 이걸 주석을 안 달아 줘서 잠시 휴대전화 이동통신 기술을 말하는 건 줄 알았다(4G, 5G, LTE 같은). 그리고 마일라 담요도 언급되는데 이게 뭔가 해서 찾아보니까 ‘우주 담요’ 또는 ‘응급 담요’라고도 하는, 은색 금속성 플라스틱 필름으로 만들어진 보온 담요를 말하는 거였다. 엄청 어려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청소년 대상이면 주석을 달아 주는 게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다.
밀리의 서재에 있어서 읽었는데(크레마 클럽에도 있는 걸로 안다) 이 시리즈는 짧고 여러 편이 있다 보니까 다른 것도 몇 편 열어서 읽어 볼 것 같다. 아작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진짜로. 편집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