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상/책 추천] 지이, 태복, <어쩌다 과학>
'과알못도 웃으며 이해하는 잡학다식 과학 이야기'를 표방하는 과학 만화.
내가 이전에 리뷰도 쓴 적 있는, 맹기완 작가의 <야밤의 공대생 만화> 같은 재질인데 거기에다 공대 개그를 조금 빼고 아재 개그를 조금 더 집어넣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2019.05.06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맹기완, <야밤의 공대생 만화>
교양, 상식에 가까운 과학 이야기를 다루는데, 그 수준이 어떤지, 또한 개그 감각은 어떤지 감을 잡으실 수 있도록 몇 컷 먼저 보여 드리려 했는데 인터넷에 적당한 미리보기가 없다...
알라딘이나 예스24에서 미리보기를 이용해 조금 살펴보시든가, 아니면 구글 북스 페이지를 확인해 보시라.
내가 과학과 관련해 교양을 쌓기 위해 이런저런 책을 많이 읽었는데, 개중에서 제일 이해하기 어려운 천재는 아마 <어쩌다 과학>에서 만난 거 같다.
폴 디랙이라는 영국의 물리학자를 다룬 <반물질을 예측한 폴 디랙의 반쪽은?>이라는 꼭지를 읽다가, 글쎄 이 부분에서 나는 기절했다.
(...) 1928년, 디랙은 전자의 운동에 관한 방정식을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이 방정식을 풀었더니 전자가 음의 에너지를 갖는다는 답도 나왔다. 디랙은 이에 착안하여 전자와 반대 전하를 가진 쌍둥이 입자가 있을 거라고 예측했다.
(...) 이 입자를 반전자(양전자)라고 불렀다. 이 입자는 전자와 모든 게 같지만 딱 하나! - 음전자가 아닌 + 양전자를 띠고 있다는 점이 달랐다.
그리고 디랙의 전자의 반입자인 양전자는 몇 년 후 실험을 통해 발견되고, 디랙은 노벨상을 받게 된다.
사실 이렇게 책 내용을 타이핑하는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1) 자신이 방정식을 처음 만들었는데, 2) 그걸 풀었더니 전자가 음의 에너지를 갖는다는 (당시로서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 답이 나왔다, 이 두 가지가 제일 이해가 안 된다.
방정식을 대충 만든 건 아닐 거고, 관련 연구와 관찰을 엄청 했을 텐데, 거기에 맞게 방정식을 만들었더니 당시에 자신은 물론 이 세상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나 같으면 그 방정식을 맞게 만들었어도 '어, 이럴 리가 없는데' 하고 페기하고 다시 (내가 아는 사실에 맞도록) 만들었을 것 같은데...
진짜 천재들은 그냥 나랑 사고방식이 다르구나, 하는 걸 깊게 느끼고 살짝 슬퍼진 하루였다.
분량은 400쪽이 넘는데, 재미있고 가벼우니까 마음만 먹으면 하룻밤 만에도 다 후루룩 읽어 버릴 수가 있다.
리디셀렉트에서 이용 가능하니 한번 거들떠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