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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추천42

[책 감상/책 추천]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시간을 팝니다, T마켓> [책 감상/책 추천]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이 책은,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 소개에 의하면, ‘글로벌 경제학자들이 최고의 소설로 뽑았’다고 한다. 뭐, 그 사실 자체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은 시간(T, 시간을 의미하는 스페인어 ‘Tiempo’의 약자)이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제품이 되자 사람들이 이를 사들여서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고, 기업인들과 정부가 긴장해 이를 저지할 방법을 궁리한다는 내용이다. 경제학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이고, 또 저자도 나름대로 “시간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각자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애썼다(책 말미에 ‘저자의 말’에 “’시간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각자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 이 책을 독자에게 .. 2025. 2. 12.
[책 감상/책 추천] 서수진, <올리앤더> [책 감상/책 추천] 서수진,   내가 감탄해 마지않았던 서수진 작가의 이후 장편으로는 두 번째 작품(와 이 사이에 소설집 가 나왔다). 호주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한국인 유학생 해솔과 그 홈스테이 집 주인의 딸인 클로이, 그리고 클로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문제아 엘리, 이렇게 세 여자애가 주인공이다. 이 셋은 호주 시드니 ‘썸머힐 하이 스쿨’에 다닌다.해솔은 엄마가 재혼하면서 호주로 ‘유학’을 오게 되었는데, 호주에 버려졌다고 느낀다. 클로이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서 피할 수 없는 트랙,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경제적으로도 큰 보수를 받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자신이 의대에 가고 싶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엘리는 이곳 호주에서 나고 자라기는 했지만 적법한 비자가 없는.. 2025. 2. 10.
[책 감상/책 추천] 이두온, <러브 몬스터> [책 감상/책 추천] 이두온,   미쳤다. 비루한 언어를 가진 내가 서수진 작가의 를 읽고 ‘개쩐다’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듯이, 이 책을 읽고서는 ‘미쳤다’라는 말만을 중얼거렸다. 진짜 대미쳤다. 이걸 굳이 설명하자면, 일단 한 단어로는 ‘사랑’에 관한 소설이라고 하겠다. ‘밑도 끝도 없이 사랑이라니 뭐야?’ 하실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단어를 더 골라서 설명하자면, ‘도파민’을 고르겠다. 이 책은 도파민 분출이 끝이 없다. 솔직히 저는 여러분이 이 책 리뷰를 안 읽으셔도 괜찮습니다. 민음사TV의 김민경 편집자(김민경 편집자의 수영 이야기는 대략 15분 25초부터이고, 본격적인 책 이야기는 약 19분 45초부터 시작)가 이 책 추천하는 부분만 보셔도 좋으니 제발 이 책 좀 읽어 주세요. 그것만이 중요합니다.. 2025. 2. 7.
[책 감상/책 추천] 서수진, <코리안 티처> [책 감상/책 추천] 서수진,   이 책 리뷰를 쓰기 전에 많이 고민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리뷰를 써야 하는데 내 언어가 비루해서 ‘개쩐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좋은 작품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일단 제목대로 이 작품은 ‘코리안 티처’, 즉 한국어 강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제목은 단수인데 내용은 복수라고 할까. (영문판 번역본은 제목이 , 즉 복수형이다.) 일단 단수형 ‘코리안 티처’는 시간 강사 선이가 자신에게 붙인 이름이다.선이는 첫 시간 프엉과 꽝, 티엔과 꽌 앞에 선 자신을 그려보았다.저는 여러분의 한국어 선생님 김선이예요.선이의 이름은 분명했다. 다른 이름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르게 발음할 필요도, 다르게 쓸 필요도 없었다. 선이는 칠판에 ‘한국어 선생님 김선이’라고 .. 2025. 2. 5.
[책 감상/책 추천] 마거릿 애트우드, <먹을 수 있는 여자> [책 감상/책 추천] 마거릿 애트우드,   페미니즘 문학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첫 장편소설. 마거릿 애트우드는 미드로도 제작된 와 부커상을 받은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제목부터 너무 흥미로워서 끌렸는데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피터라는 남자 친구와 결혼을 약속한 메리언은 어느 날부터 먹을 수 없게 된다. 처음에는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어서 그것만 빼고 먹었는데, 날이 갈수록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줄어든다. 피터와의 결혼이 다가오고 있다는 부담감과 압박감에 덩컨이라는 남자를 만나기도 한다. 과연 이 메리언은 결혼이라는 운명에 굴복할 것인가.1960년대에 쓰인 소설이지만 아직까지도 읽힐 만한 게, 서두에도 썼지만 페미니즘 문학을 열었다고 평가되고 지금 읽어도 여성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 2025. 2. 3.
[책 감상/책 추천] 이기호 외 13인,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책 감상/책 추천] 이기호 외 13인,   이 앤솔러지는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 세상’과 작가 10인이 에 연재한 소설과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보탠 것이라고 한다. 한 줄로 총평부터 내려보자면, 괜찮은 작품과 정말 실망스러운 작품이 뒤섞여 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쪼오끔 나아지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일단 장강명 작가는 ‘기획의 말’에서 앤솔러지의 시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시민 단체가 장강명 작가에게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을 청탁했는데, 자기 혼자 단편소설을 한 편 쓰느니 차라리 여러 작가가 이 주제로 짧은 소설을 연재하는 게 어떨까 제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시민단체는 이를 받아들였고, 장강명 작가는 에 연재를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이 다양한 작가들이 한국.. 2025.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