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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304

[책 감상/책 추천] 유즈키 아사코, <미안한데, 널 위한 게 아니야> [책 감상/책 추천] 유즈키 아사코, 내가 이전에 리뷰를 썼던 와 을 쓴 유즈키 아사코의 신작. 이번 단편집의 주제는 ‘연대’인 듯하다. 출판사가 제공한 카드 리뷰에 “억울함은 통쾌하게, 연대는 따뜻하게”라는 홍보 문구가 쓰여 있는데, 연대를 통해 통쾌하게 복수한다는 뜻인 것 같다.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개인적으로 는 다른 작품들과 결이 다르게 느껴져서 이걸 ‘연대’라는 주제로 묶기엔 조금 애매하지 않았나 싶다. 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일단 다른 작품들을 간단히 소개해야겠다. 은 좁디좁은 사견으로 라면 평론가를 하는 주제에, 무례하게 한 라멘집 손님이나 직원 등을 무단으로 촬영해 사진을 올리고 제멋대로 평가질을 한 라면 평론가 사하시 라유에게 복수하는 이야기이다. 맑고 담백한 국물로 인기인 중.. 2025. 6. 9.
[책 감상/책 추천] 오 헨리, <오 헨리 단편선> [책 감상/책 추천] 오 헨리, 설명이 필요 없는, 단편소설의 대가 오 헨리의 단편소설집. 초등학생쯤 되면 이미 다들 한 번쯤 읽게 되는 를 비롯해 오 헨리의 작품이 무려 스물여덟 편이나 실려 있다. 보통 앤솔러지나 단편집을 소개할 때는 각각의 작품을 짧게 소개하는데 이건 양이 엄청 많으니 그건 불가능할 듯하고, 대신 내가 제일 좋아했던 작품만 언급할까 한다. 는 이라고도 번역되는 모양인데, 저자가 사랑하는 문학 작품 속 음식 및 음료를 소개하는 김지현 번역가의 에서 언급된 바로 그 작품이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로터스 호텔에 머무는 두 투숙객들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라고 하면 될까. ‘마담 보몽’이라고 불리는 한 여인이 패링턴 씨라는 신사와 이야기할 때 마시는 이 클라레 컵은, 에서 인용하자면, .. 2025. 6. 6.
[책 감상/책 추천] 클레어 데더러, <괴물들> [책 감상/책 추천] 클레어 데더러, 솔직히 엄청 기대했는데 다소 실망했다.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느낌. 일단 책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추악한 범죄를 저지른 예술가들, 즉 ‘괴물들’의 작품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저자의 솔직한 마음을 고백한 에세이다. 내가 보기에 나의 실망은 이 책이 논픽션 중에서도 ‘에세이’라는 점에서 온다. 그러니까, ‘이러이러한 예술가들이 요러조러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끔찍하죠!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하고 고발하는 저널리즘이 아니라, ‘이러이러한 예술가들이 요러조러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이 작품들을 사랑하는걸…’ 하고 말끝을 흐리는 듯한 개인적인 글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일단 아동 성폭행범 로만 폴란스키 감독부터 시작한다. 그는 열세 살짜리 소녀를.. 2025. 6. 4.
[책 감상/책 추천] 빌리 베이커, <마흔 살, 그 많던 친구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책 감상/책 추천] 빌리 베이커, 저자는 마흔 살이 되던 시점, 편집자에게 ‘중년 남성에게 닥친 우정의 위기’를 주제로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처음에는 ‘나는 중년이 아니야!’라고 부정하려 했지만, 이 주제에 대해 곱씹어볼 수록 이것이 자신뿐 아니라 많은 중년 남성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는 가장 마지막으로 면대면으로 직접 만나 이야기해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절친들에게 연락을 돌리며 다시 우정을 되살리려 하는데… 전반적인 평을 하자면, 이 에세이가 시도는 좋았으나 너무 개인적인 경험에 국한돼 있다는 게 아쉽다. 우정의 위기, 외로움, 고립의 문제가 저자나 그 주변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중년 남성들이 겪고 있는 것이라고 느낀다면, 그걸 단순히.. 2025. 6. 2.
[월말 결산] 2025년 5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5년 5월에 읽은 책들 2025년 5월에 읽은 책들은 총 13권.⚠️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보니 가머스, ⭐️⭐️⭐️애플TV에서 제작한 동명의 드라마 원작 소설. 1960년대 여성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기대하며 읽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여성 서사 어디 감? 남편의 출생 비밀? 그런 건 전혀 궁금하지 않은데 이게 왜 튀어나오지? 실망스러웠다.코니 윌리스, ⭐️⭐️⭐️우주사관학교를 꿈꾸는 학생들 속에서 나 홀로 우주사관학교엔 관심 없다며 지원서조차 넣지 않은 테오도라 바움가르텐.. 2025. 5. 30.
[책 감상/책 추천] 김도영, <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책 감상/책 추천] 김도영, 교도관인 저자가 쓴 에세이. 저자는 스무 살에 교도관으로 군 복무를 하고 10여 년이 지나 다시 교도소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교도소 안에서 많은 수용자들을 보고 느낀 점도 많을 터.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역시 ‘한 번 쓰레기는 영원히 쓰레기’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적어도 내가 이 책을 읽고 받은 감상은 그것이다. ‘아, 한 번 범죄를 저질러서 교도소에 들어갈 정도로 인성이 글러먹은 놈은 교도소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교화할 수가 없구나.’ 저자는 프롤로그에 이렇게 썼다.고백합니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 솔직히 저는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의 직업은 수용자들과 소통하여 인간적인 감정을 이끌어내 그들을 사회로 되돌려 보내는 일입니다. .. 2025.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