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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703

[책 감상/책 추천] 세라 게일리, <일회용 아내> [책 감상/책 추천] 세라 게일리, 여성 혐오에 기반한 결혼 생활의 현실을 인간 복제라는 소재를 이용해 잘 풀어낸 소설. 만일 내 전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데 그게 나의 복제 인간이라면 어떨까? 책의 초반, 첫 1/5에 해당하는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에벌린 콜드웰 박사는 인간 ‘클론’을 연구하는 과학자로, 같은 연구를 하던 남자 네이선을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연구에 몰두하느라 아이를 가지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고, 이에 불만을 가진 남편 네이선은 불륜을 시작한다. 결국 둘은 이혼. 네이선이 이혼 전에 이미 불륜을 하던 여자의 이름은 마르틴(흔한 남자 이름 ‘마틴’에 ‘e’를 붙인 여성형 이름)이다. 이혼 이후 오히려 더 일에 매진하고 살고 있는데 어느 날, 마르틴에게 전화를 받고 만나러 가 보.. 2026. 2. 6.
[책 감상/책 추천] 야기 에미, <가짜 산모 수첩> [책 감상/책 추천] 야기 에미, 이 소설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손님을 접대한 후 남은 컵을 치우기 싫어 임신했다고 말한 여성의 ‘가짜 산모 수첩’. 진짜 줄거리가 그렇다. 종이로 지관을 만드는 한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시바타. 엄연히 직원이 여럿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장은 손님 접대 후 남은 커피 컵을, 굳이 시바타를 콕 찍어 치우라고 말한다. 시바타는 큰 생각 없이, “저 임신했어요. 커피 냄새만 맡으면 입덧을 해서요.”라며 커피 잔을 치울 수 없다고 말한다. 결혼은커녕 남자 친구도 없다는 사실을 사무실 사람들이 다 아는데, 갑자기 임신을? 이 소설은 진짜 ‘산모 수첩’처럼 ‘임신 5주차’에서 시작해 임신 ‘40주차’까지, 그리고 ‘생후 12개월’까지 시간의 흐름을.. 2026. 2. 4.
[책 감상/책 추천] 비앙카 보스커,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책 감상/책 추천] 비앙카 보스커, 현대 미술은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그게 당연한 게 아니라면? 소위 ‘미술계’가 일반 대중의 진입을 막고 있는 거라면? 합리적인 의심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도대체가 현대 미술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한 저널리스트가 미술계에 ‘그래서 도대체 미술이란 게 뭔데?’라며 말 그대로 몸을 던졌다. 그는 미술을 이해해 보려고 (우리 대신에)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일단 미술사에 관한 책 읽기부터 시작해서 브루클린에 있는 한 갤러리에 말단 직원으로 일해 보기도 하고, 아트 페어에서 미술 작품을 팔기도 한다. 전시회의 큐레이터도 하고 실제 ‘미술가’의 작업실 조수로 일해 보기도 하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경비원 일을 하며 하루 종일.. 2026. 2. 2.
[월말 결산] 2026년 1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6년 1월에 읽은 책들 한 문장으로 기억하는 책들 2026년 1월에 읽은 11권의 책들을 별점, 이모지, 태그, 그리고 짧은 문장(들)으로 소개합니다. 책에 대한 자세한 리뷰를 쓴 경우, 저자와 책 제목, 별점이 있는 첫 번째 줄에 링크해 놓았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링크를 클릭하셔서 전체 리뷰를 읽어 보세요. 케이트 포크, (⭐️⭐️⭐️⭐️)#SF소설 #사물성애 #비행기성애자 #기괴 ✈️💦비행기와 ‘결혼’해서 영원히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비행기 성애자 린다의 이야기. 읽으면서 내내 “린다야, 제발 정신 좀 차려!”라고 외쳤다.Natalie Sue, (⭐️⭐️⭐️)#오피스물 #로맨스소설 #다른직원들메일을들여다볼수있는여주 #HR직원남주 📧😭😣❤️사내 다른 직원들의 이메일 및.. 2026. 1. 30.
[책 감상/책 추천] Natalie Sue, <I Hope This Finds You Well> [책 감상/책 추천] Natalie Sue, 주인공인 졸린 스미스는 슈퍼숍스(Supershops)라는 대기업 마트 프랜차이즈의 한 지점에서 사무직으로 일한다. 그녀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지쳐서, 그들과 주고받는 이메일에 자기가 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대체로 욕)를 쓰고 흰색으로 글자 색을 바꾸어 마치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인 것처럼 보이게 해 놓고 답장을 보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 어느 날, 졸린은 은퇴가 멀지 않은 한 중년 여인 직원인 론다와의 이메일에 답장하다가 실수로 글자 색을 흰색으로 바꾸는 것을 깜빡한다. 이 일이 발각되자 그는 당장 인사과에 불려가 ‘괴롭힘 예방 교육’을 받게 된다. 그런데 졸린의 케이스를 담당한 인사과 직원 클리프가 졸린의 컴퓨터 설정을 만지고 나자, 어.. 2026. 1. 26.
[책 감상/책 추천] 메리 로치, <죽은 몸은 과학이 된다> [책 감상/책 추천] 메리 로치, 새해가 밝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나는 죽음에 관한 책을 소개하려 하는가. 때가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일 법도 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삶과 죽음은 한몸이고, 우리 모두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다. 살아 있을 때 죽음에 준비해 두는 게 좋다.그렇게 철학적이고 깊은 사유에서 이 책을 읽은 것은 솔직히 아니고, 그냥 덕질의 일부로 읽었다(무슨 덕질인지는 묻지 마시길). 제목에 있듯 ‘죽은 몸’, 시체에 관한 과학적인 에세이인데 저자가 직접 검시관, 장의사, 시신을 가지고 실험하는 과학자, 의사 들을 인터뷰하며 실제로 시체도 참 많이 본다. 이 글에서만 언급되는 시체만 해도 한두 구가 아니다. 으스스한 주제라 꺼려질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글솜씨가 무척 뛰어나고 또한 엄청 .. 2026.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