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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74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옥상에서 만나요>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아마도 나 , 으로 잘 알려진 정세랑 작가의 소설집. 고백하건대 나는 유행을 알아차리는 것도 느리고 별로 따라가고 싶어 하지도 않는 사람이라 아직도 을 안 읽고, 드라마 버전도 보지 않았다. 왜냐고 묻는다면 내가 방금 상기한 이유 외에는 없다. 드라마가 엄청 인기 있었던 것도 아는데 딱히 볼 마음이 안 들었달까…그러다가 인터넷에서 이 트윗을 봤다. 흥미가 생겨서 어떤 책인지 검색했다. 알고 보니 정세랑 작가의 에 수록된 소설 중 하나인 의 일부분이었다.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 책이라길래 읽어 봐도 괜찮겠다 싶어 바로 구매했다. 내가 구매한 건 2025년에 출간된, “달라진 용어와 새로 밝혀진 사실들을 반영하고 개연성을 높이기 위해 사건을 교체하거나 묘사를 더하기도 한” .. 2025. 7. 18.
[책 감상/책 추천] 서귤, 범유진, <천재 본색> [책 감상/책 추천] 서귤, 범유진, 내가 사랑하는 서귤 작가님의 신작! 정확히는 서귤 작가의 와 범유진 작가의 가 실린 책이지만. 출판사이자 콘텐츠 프로덕션인 안전가옥에서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대결’, 즉 ‘자강두천’을 키워드로 해서 기획했다.아주 간단하게 두 작가의 작품을 비교하자면, 서귤 작가의 작품은 코미디이고 범유진 작가의 작품은 스릴러에 가깝다. 전자가 큰 스트레스 없이, 유쾌하게 깔깔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면 후자는 좀 더 어두우며, 긴장감이 넘치고, 좀 더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서귤 작가의 부터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보자. TA그룹이라는 작중 대기업에 ‘행복회복팀’이라는 팀이 신설된다. 목적은 “출근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어려움에 빠진 임직원에게 선제적으로 접근하여 건.. 2025. 7. 14.
[책 감상/책 추천] 정해연, <홍학의 자리> [책 감상/책 추천] 정해연, ⚠️ 아래 후기는 정해연의 소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미 독서 커뮤니티에서 한 차례 불고 지나간 바람인 듯하지만, 어쨌거나 나는 이제서야 를 다 읽었다. 읽고 나니 이제 스포일러를 피할 필요가 없다는 안도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더 강하게 느껴진 것은 불쾌함이었다. 이제 웬만한 분들은 다 읽으셨을 것 같아서, 그리고 내 감상을 솔직하고 자세하게 쓰기 위해, 이번에는 스포일러 주의를 달고 이야기해 보려 한다.이 소설은 단연코 반전이 중요하다. 채다현이라는 학생의 죽음과 긴밀하게 연관된 담임 교사 김준후와 이를 수사하는 강치수 형사, 이 셋을 (일단 초반에는) 메인 등장인물이라 할 수 있다. 강치수 형사가 사건을 파헤치고 보니 사건은 무척 복잡했음이 드러나는데… .. 2025. 7. 11.
[책 감상/책 추천] 장아이링, <색, 계> [책 감상/책 추천] 장아이링, 그 유명한, 탕웨이와 양조위 주연의 영화 (2007)의 원작이 되는 장애령의 단편소설 가 실린 작품집. 솔직히 나는 중국 문학은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어릴 적에 읽은 나 같은 중국 고전(이젠 내용이 기억도 안 난다)을 제외하면 이게 내가 처음으로 접한 중국 문학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여성 작가인 것도 마음에 든다.내가 워낙에 한자엔 까막눈이라 의 원제가 인 것을 보고도 ‘이게 무슨 소린가’ 했더랬다. 영화가 개봉했을 때도 관심이 없었다. 물론, 탕웨이는 아름답고 양조위는 잘생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문학은 나에게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래서 한참 나중에 민음사TV를 통해 이 작품을 소개받고 나서야 ‘아, 그게 ‘Lust, Caution’이.. 2025. 7. 4.
[책 감상/책 추천] 브라이언 무어,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책 감상/책 추천] 브라이언 무어, 주디스 헌이라는 40대 여성의 삶을 그린 소설. 1955년에 첫 출간되었을 당시 제목은 이었으나, 이 소설이 1987년에 매기 스미스를 주연으로 하여 영화화되면서 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그 이후로 원작 소설도 영화를 따라 으로 출판된 듯하다. 국내에도 그렇게 들어왔고. 이 소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민음사TV 팬이라면 기억할, 낮술 낭독회 영상에서 정기현 편집자가 낭독한 그 작품이다. 40대의 (요즘에는 이런 말을 잘 안 쓰지만) 노처녀 주디스 헌은 거의 평생 이모의 병간호를 해 왔다. 이모가 돌아가시고 나서 혼자가 된 주디스는 하숙집을 전전하는데, 이번 하숙집에서는 나름대로 자기와 ‘썸’을 탄다고 느끼는 남자가 있다. 이름은 제임스 매든, 하숙집의 주인인.. 2025. 6. 25.
[책 감상/책 추천] 무라타 사야카, <소멸세계> [책 감상/책 추천] 무라타 사야카, 성(性)과 재생산, 연애가 완전히 분리된 세계를 상상해 그린 일종의 소프트 SF 소설. 저자 무라타 사야카의 은 나도 리뷰를 쓴 적 있다. 이 책은 이미 국내에 2017년 9월에 출간됐는데 나는 최근에야 가디언지 기사(이 소설이 2025년 4월에야 라는 제목으로 영어로 번역돼 출간된 기념으로 저자와 한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었고, 밀리의 서재에 있길래 찾아서 읽었다. 2015년(원서가 출간된 해)에 이미 이런 것을 상상하다니… ‘초식남’이 2006년, ‘건어물녀’가 2007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임을(참고 기사) 상기해 보면, 그때 이미 앞으로 여자들이 보기에 괜찮은 남자, 평생을 함께하고 싶을 정도로 제정신이 박힌 남자가 흔치 않아질 것을 예측하고 남성도 .. 2025.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