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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67

[책 감상/책 추천] 유즈키 아사코, <미안한데, 널 위한 게 아니야> [책 감상/책 추천] 유즈키 아사코, 내가 이전에 리뷰를 썼던 와 을 쓴 유즈키 아사코의 신작. 이번 단편집의 주제는 ‘연대’인 듯하다. 출판사가 제공한 카드 리뷰에 “억울함은 통쾌하게, 연대는 따뜻하게”라는 홍보 문구가 쓰여 있는데, 연대를 통해 통쾌하게 복수한다는 뜻인 것 같다.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개인적으로 는 다른 작품들과 결이 다르게 느껴져서 이걸 ‘연대’라는 주제로 묶기엔 조금 애매하지 않았나 싶다. 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일단 다른 작품들을 간단히 소개해야겠다. 은 좁디좁은 사견으로 라면 평론가를 하는 주제에, 무례하게 한 라멘집 손님이나 직원 등을 무단으로 촬영해 사진을 올리고 제멋대로 평가질을 한 라면 평론가 사하시 라유에게 복수하는 이야기이다. 맑고 담백한 국물로 인기인 중.. 2025. 6. 9.
[책 감상/책 추천] 원도, <파출소를 구원하라> [책 감상/책 추천] 원도, 경찰관 출신 작가 원도의 첫 장편소설.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감동적으로 읽을 와 경찰관들의 현실을 잘 드러내서 내가 엄청 눈물콧물 빼며 읽었던 , 그리고 유머러스하고 귀여운 까지,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쓴 작가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소설에 도전했다. 줄거리를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우당 파출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다. 소장 정열과 그의 팀원들인 해랑, 송구, 무건, 대복, 치운은 고장 난 에어컨을 수리할 예산조차 없는 작은 파출소에서 매일 새로운 사건들을 맞이한다. 단도직입적으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벽한 작품은 아니다. 내가 보기엔 다소 ‘오글’거리는, 보편적으로 기대되는 감정의 봉우리(그러니까, 기-승-전-결의 구조에서 쌓아올려지던 감정선이 .. 2025. 5. 21.
[책 감상/책 추천] 코니 윌리스, <디.에이.> [책 감상/책 추천] 코니 윌리스, SF 전문 출판사에서 나온, 청소년용 짧은 SF 소설 시리즈 중 하나. 코니 윌리스가 썼다.출판사 책 소개에서도 나와 있듯이, 이 소설을 ‘문장형 제목’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수시 원서도 넣지 않았는데 서울대에 강제 입학 당한 썰 푼다”. 조금 더 본격적으로 소설 줄거리를 소개하겠다. 많은 학생들이 IASA 우주사관학교를 꿈의 학교라고 여기고 이곳에 입학하고 싶어 한다. 우리의 주인공 테오도라 바움가르텐만 빼고. 우주에는 관심도 없고, 좁아 터진 우주선에서 살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테오도라는 지원서조차 넣지 않았는데도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강제로 우주사관학교를 가게 된다. 어떻게 된 일일까? 뭔가 맛보기로 보여 드리고 싶은데 워낙에 짧은지라 내.. 2025. 5. 9.
[책 감상/책 추천] 보니 가머스, <레슨 인 케미스트리> [책 감상/책 추천] 보니 가머스, 애플TV에서 제작한 동명의 TV 드라마의 원작 소설. 하도 엄청 대단하다고 해서 읽었는데, 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감상이었다. 애플TV가 이 책을 극화할 권리를 산 건, 아무래도 소재가 너무 좋아서(요리를 가르치는 1960년대 여성 화학자!), 그걸 가져다 쓰려고 한 것 같다. 왜냐하면 문장 자체나 서사가 특히 좋았다는 느낌은 안 들어서…내용은 다들 대충 아실 것이다. 1960년대,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는 요리와 화학 공부를 결합한 TV 요리 프로그램 를 선보인다. 이것은 그녀의 이야기이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녀’의 분량이 내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이 책이 전 세계에 100만 부 이상 팔렸다길래 얼마나 강력한 여성.. 2025. 5. 7.
[책 감상/책 추천] 이사벨 아옌데, <영혼의 집> [책 감상/책 추천] 이사벨 아옌데, 칠레 출신 작가 이사벨 아옌데의 첫 번째 장편소설. 191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60년간 4세대의 연대기를 다루는 이 작품을 두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에스테반 가르시아, 네가 아랫도리 간수 잘했잖아? 그럼 이런 일 안 생겼어.” (나는 를 보지도 않았고 연애 프로그램에 관심도 없는데 어째서인지 이 밈만은 알고 있다…)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만든 등장인물 관계표를 보시라. 니베아-클라라-블랑카-알바, 이렇게 4세대의 여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느끼는 점은, 역시 에스테반 트루에바가 🐶새끼라는 점이다. 그 얘기를 하려면 일단 소설의 맨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니베아의 딸인 클라라는 영적인 재능이 있어서 미래도 예견하고 영혼도 보는데, 어릴 때 몇 년간 말을 .. 2025. 5. 2.
[책 감상/책 추천] 에두아르도 멘도사, <구르브 연락 없다> [책 감상/책 추천] 에두아르도 멘도사, 드디어 읽었다, 민음사TV 세계문학전집 월드컵에서 자주 언급되던 그 작품을! 과연 웃겼다. 200쪽이 조금 안 되는 가벼운 책인데 내용도 유쾌하니 기분 전환용으로 딱이다.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해 보자면, 지구를 탐사하러 온 외계인 중 한 명인 구르브. 구르브는 지구인(착륙한 곳이 바르셀로나이므로 바르셀로나인)인 척하며 우주선 밖으로 나가 원주민과 접촉을 가진다. 그 원주민은 구르브에게 자동차에 탈 것을 제안하고, 구르브의 상사인 외계인은 ‘원주민의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 지체 없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지시한다. 그런데 아뿔싸, 이 이후로 구르브와의 연락이 끊긴다! 그래서 이 외계인 상사는 구르브를 직접 찾아 나서기로 마음먹는데… 제목으로 쓰인 ‘구르브 .. 2025.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