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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70

[책 감상/책 추천] 브라이언 무어,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책 감상/책 추천] 브라이언 무어, 주디스 헌이라는 40대 여성의 삶을 그린 소설. 1955년에 첫 출간되었을 당시 제목은 이었으나, 이 소설이 1987년에 매기 스미스를 주연으로 하여 영화화되면서 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그 이후로 원작 소설도 영화를 따라 으로 출판된 듯하다. 국내에도 그렇게 들어왔고. 이 소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민음사TV 팬이라면 기억할, 낮술 낭독회 영상에서 정기현 편집자가 낭독한 그 작품이다. 40대의 (요즘에는 이런 말을 잘 안 쓰지만) 노처녀 주디스 헌은 거의 평생 이모의 병간호를 해 왔다. 이모가 돌아가시고 나서 혼자가 된 주디스는 하숙집을 전전하는데, 이번 하숙집에서는 나름대로 자기와 ‘썸’을 탄다고 느끼는 남자가 있다. 이름은 제임스 매든, 하숙집의 주인인.. 2025. 6. 25.
[책 감상/책 추천] 무라타 사야카, <소멸세계> [책 감상/책 추천] 무라타 사야카, 성(性)과 재생산, 연애가 완전히 분리된 세계를 상상해 그린 일종의 소프트 SF 소설. 저자 무라타 사야카의 은 나도 리뷰를 쓴 적 있다. 이 책은 이미 국내에 2017년 9월에 출간됐는데 나는 최근에야 가디언지 기사(이 소설이 2025년 4월에야 라는 제목으로 영어로 번역돼 출간된 기념으로 저자와 한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었고, 밀리의 서재에 있길래 찾아서 읽었다. 2015년(원서가 출간된 해)에 이미 이런 것을 상상하다니… ‘초식남’이 2006년, ‘건어물녀’가 2007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임을(참고 기사) 상기해 보면, 그때 이미 앞으로 여자들이 보기에 괜찮은 남자, 평생을 함께하고 싶을 정도로 제정신이 박힌 남자가 흔치 않아질 것을 예측하고 남성도 .. 2025. 6. 20.
[책 감상/책 추천] 레이첼 요더, <나이트비치> [책 감상/책 추천] 레이첼 요더, 레이철 요더의 데뷔 소설 는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만한 작품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한 여성은 이름이 없다. 그냥 ‘여자’, ‘엄마’, (그리고 나중에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인 후에는) ‘나이트비치’라고만 호명되는데, 사실 그게 핵심이다. ‘나이트비치’라 함은 ‘밤(night)’과 ‘암캐(bitch)’의 합성어로, 글자 그대로 밤이 되면 개로 변하는 여자를 가리킨다. 잠깐, 이게 말이 되냐고요? 잠시 그런 의문은 내려놓으십시오. 늑대인간(이라고 하지만 거의 99% 남성의 형태로만 묘사되는 상상의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잖아요. 그러니까 밤에 개로 변하는 여자도 있을 수 있죠. 문제가 될까요?사실 이게 가장 큰 호불호 포인트일 것 같다. 애초에 ‘한 여자가 밤에.. 2025. 6. 11.
[책 감상/책 추천] 유즈키 아사코, <미안한데, 널 위한 게 아니야> [책 감상/책 추천] 유즈키 아사코, 내가 이전에 리뷰를 썼던 와 을 쓴 유즈키 아사코의 신작. 이번 단편집의 주제는 ‘연대’인 듯하다. 출판사가 제공한 카드 리뷰에 “억울함은 통쾌하게, 연대는 따뜻하게”라는 홍보 문구가 쓰여 있는데, 연대를 통해 통쾌하게 복수한다는 뜻인 것 같다.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개인적으로 는 다른 작품들과 결이 다르게 느껴져서 이걸 ‘연대’라는 주제로 묶기엔 조금 애매하지 않았나 싶다. 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일단 다른 작품들을 간단히 소개해야겠다. 은 좁디좁은 사견으로 라면 평론가를 하는 주제에, 무례하게 한 라멘집 손님이나 직원 등을 무단으로 촬영해 사진을 올리고 제멋대로 평가질을 한 라면 평론가 사하시 라유에게 복수하는 이야기이다. 맑고 담백한 국물로 인기인 중.. 2025. 6. 9.
[책 감상/책 추천] 원도, <파출소를 구원하라> [책 감상/책 추천] 원도, 경찰관 출신 작가 원도의 첫 장편소설.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감동적으로 읽을 와 경찰관들의 현실을 잘 드러내서 내가 엄청 눈물콧물 빼며 읽었던 , 그리고 유머러스하고 귀여운 까지,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쓴 작가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소설에 도전했다. 줄거리를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우당 파출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다. 소장 정열과 그의 팀원들인 해랑, 송구, 무건, 대복, 치운은 고장 난 에어컨을 수리할 예산조차 없는 작은 파출소에서 매일 새로운 사건들을 맞이한다. 단도직입적으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벽한 작품은 아니다. 내가 보기엔 다소 ‘오글’거리는, 보편적으로 기대되는 감정의 봉우리(그러니까, 기-승-전-결의 구조에서 쌓아올려지던 감정선이 .. 2025. 5. 21.
[책 감상/책 추천] 코니 윌리스, <디.에이.> [책 감상/책 추천] 코니 윌리스, SF 전문 출판사에서 나온, 청소년용 짧은 SF 소설 시리즈 중 하나. 코니 윌리스가 썼다.출판사 책 소개에서도 나와 있듯이, 이 소설을 ‘문장형 제목’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수시 원서도 넣지 않았는데 서울대에 강제 입학 당한 썰 푼다”. 조금 더 본격적으로 소설 줄거리를 소개하겠다. 많은 학생들이 IASA 우주사관학교를 꿈의 학교라고 여기고 이곳에 입학하고 싶어 한다. 우리의 주인공 테오도라 바움가르텐만 빼고. 우주에는 관심도 없고, 좁아 터진 우주선에서 살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테오도라는 지원서조차 넣지 않았는데도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강제로 우주사관학교를 가게 된다. 어떻게 된 일일까? 뭔가 맛보기로 보여 드리고 싶은데 워낙에 짧은지라 내.. 2025.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