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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55

[책 감상/책 추천] 과달루페 네텔,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 거야> [책 감상/책 추천] 과달루페 네텔,   작년 내 독서 챌린지 중 하나가 ‘스페인﹒중남미 문학 읽기’였더랬다. 그래서 읽을 만한 책들을 여럿 발굴했는데, 그때 보관함에 넣어 두고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생일을 맞이해 친구가 생일 선물로 뭘 원하는지 넌지시 묻기에 책을 달라고 했고, 이 책의 링크를 전송 후 이북으로 선물받았다.이 책의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줄거리를 소개해 드리겠다. 이 소설의 화자는 라우라라는 여성이다. 그녀는 젊은 시절에 프랑스에서 유학했고, 지금은 멕시코로 돌아와 학업(논문 쓰기)을 계속하며 자유롭게 사는 비혼 여성이다. 남자 친구와 헤어진 후 나팔관을 묶는 피임 시술을 받는다. 라우라에게는 알리나라는 절친이 있는데, 그녀도 라우라처럼 아이를 원치 않았지만 남편 아우.. 2025. 4. 2.
[책 감상/책 추천] 정대건, <GV 빌런 고태경> [책 감상/책 추천] 정대건,    속았다. 제목은 흥미진진해 보이지만 내용은 완전히 별로다. 이 글은 책 리뷰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반박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곧 설명하기로 하고, 일단 줄거리부터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GV’는 ‘Guest Visit’의 약자로, 영화 상영 후 감독이나 평론가를 초빙해 그 영화에 대한 분석과 설명을 듣고, 관객이 질문할 수 있는 상영 이벤트를 뜻한다. 이때 종종 한 관객(대체로 남성)이 “일단 영화 잘 봤고요”라는 말로 시작해 마치 자신이 대단한 감독 또는 평론가인 양, 영화에 대한 평가를 늘어놓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악당’ 같은, 차라리 전설 속 인물이었으면 좋을 것 같은 민폐 관객을 흔히 ‘GV 빌런’이라고 부른다. 이 소설은 그런 GV 빌런.. 2025. 3. 26.
[책 감상/책 추천] 이디스 워튼, <징구> [책 감상/책 추천] 이디스 워튼,   로 가장 유명한 이디스 워튼의 단편소설 모음집. 표제작인 , , , 그리고 까지 딱 네 편이 들어 있다. 네 편 모두 끝부분에 반전이 있다(반전의 크기는 작품마다 다르지만). 반전의 크기로 치면 , , , 그리고 이 정도인 듯.는 특히 반전이 중요해서 아주 간단하게만 설명하겠다. 교호양이 있다는 부인들이 모인 ‘런치 클럽’에 당대의 유명 작가인 오즈릭 데인이 초대를 받는다. 이 작가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고 부인들은 수선을 떤다. 개중에 런치 클럽 회원들에게서 별로 (교호양을) 인정받지 못하는 로비 부인만이 자기는 그의 작품을 못 읽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다른 부인들은 데인 앞에서 어떤 주제로 말을 이어나가야 할지 주저하고 있는데, 로비 부인이 ‘징구’라는 말을.. 2025. 3. 17.
[책 감상/책 추천] 문지혁, <중급 한국어> [책 감상/책 추천] 문지혁,   얼마 전에 리뷰를 썼던 의 후속작. 전작에서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쳤던 ‘문지혁’은 이제 한국으로 귀국해 국내 모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게 된다. 게다가 아내가 된 지혜와의 사이에서 아이도 생긴다. 이제 아이도 돌보고 강의도 하면서 살아가는 문지혁은 여전히 ‘애매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소소한 유머 감각을 빛낸다. 전작과 이렇게 이어지는 느낌이 드는 게 좋달까. 예를 들어서 이런 거. 지혁은 글쓰기 강의에서 서사의 기본 구조인 ‘여행’을 설명한다. 일상에서 비일상으로 갔다가 반원을 그리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여행. 여행을 끝마친 영웅은 이전과 같지 않다. 이전의 영웅이 A였다면 돌아온 A는 A’가 되어 있다(참고로 이런 스토리텔링의 기본 골자가 궁.. 2025. 3. 14.
[책 감상/책 추천] 심민아, <키코게임즈: 호모사피엔스의 취미와 광기> [책 감상/책 추천] 심민아,   존잼. 이 소설을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존잼’이다. 시인 심민아 작가의 첫 소설인데, ‘이 정도 글 써야 책을 낼 수 있구나’ 감탄했다. 한국 게임 산업의 중심인 판교에서 ‘키코게임즈’라는 게임 회사에서 게임 기획자로 일하는 조유라의 이야기인데, 표현 하나하나가 기가 막히게 기발해서 엄청 웃으면서 봤다. 사실 유라는 게임도 더럽게 못하는데 심지어 3D 게임만 했다 하면 심한 어지럼증을 느껴 플레이조차 동생에게 맡겨야 하는 처지다. 그런데도 게임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니 운명의 장난이라 해야 할지.지금 내가 몸 담은 팀 이름은 오메가(Ω)-3다.(웃어도 된다, 하지만 아직 웃기엔 이르다.) 팀 이름을 들으면 제약 회사 영양제 팀 같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테슬라나 스페이스.. 2025. 3. 12.
[책 감상/책 추천] 케이트 포크,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 [책 감상/책 추천] 케이트 포크,   ‘기이한 이야기’ 모음 같은 SF 소설집. 책 띠지에 ‘조예은﹒천선란 강력 추천’이라고 쓰여 있는데, 진짜 이 작가들이 강력 추천할 만하다. 책 표지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신비스럽고 날카로우며 동시에 생물적인(뭐라는 건지) 느낌이 이 소설과 잘 어울린다. 이 책에 살린 단편소설들은 기상천외하면서 어딘가 으스스하고 괴담 같은 느낌을 준다. 각 작품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렇다.는 원래 이 소설집의 표제작(이 책의 원서 제목은 이다)으로, ‘블롯’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로맨스 스캠(사기)’을 벌이는 인조인간들을 피해 이기적인 인간 남자와 만나는 여자 이야기이다. 은 글자 그대로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게 된 여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오프라 윈프리 쇼’ 같은 자기만의.. 2025.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