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90 [책 감상/책 추천] 류즈위, <여신 뷔페> [책 감상/책 추천] 류즈위, 대만 작가 류즈위의 단편소설집. 여덟 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데, 모두 대만의 여성들 이야기이다. 앞에 실린 소설에 나온 인물이 후에 다른 작품에서 언급되고, 앞에서는 몰랐던 사실을 뒤에서 암시하기도 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제목인 ‘여성 뷔페’는 여성이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취한다는 백래시 표현인 ‘여권 뷔페’를 비튼 것이다. 처음에 나는 ‘여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여성들도 남성들에게 소비되는 대상이라는 점을 꼬집는 말인 줄 알았다(근데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나?). 어쨌거나 이 소설에도 진짜 여신들이 등장한다. 첫 번째 작품 는 달에 사는 선녀 항아가 현대 대만에서 살아가며 겪는 고난을 그린다. 항아는 달.. 2026. 5. 4. [책 감상/책 추천]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신을 죽인 여자들> [책 감상/책 추천]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종교와 여성의 재생산권이라는 주제를 다룬 를 쓴 클라우디아 피녜이로의 다른 소설. 아르헨티나의 어느 마을, 아나라는 소녀의 시체가 토막 나고 불에 탄 모습으로 발견된다. 아나의 아버지 알프레도는 누가, 왜 아나를 죽였는지 30년간 진실을 쫓는다. 아나의 언니 중 한 명인 리아는 이 가톨릭계 가족에서 유일한 무신론자고, 아나가 죽은 이후 사르다 가문의 독실한 믿음을 견디다 못해 집을 떠나 다른 도시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살고 있다. 어느 날, 아나의 다른 언니 중 한 명인 카르멘이 자신의 남편 훌리오와 함께 리아의 서점을 찾는데, 그들의 말인즉슨 사라진 아들 마테오가 리아의 서점에 가서 리아에게 말을 걸려 했다며 그를 설득해서 집으로 보내 달라고 부탁한다. 리아.. 2026. 4. 8. [책 감상/책 추천] 마리-헐린 버티노, <외계인 자서전> [책 감상/책 추천] 마리-헐린 버티노, 이상한 외계인 소녀가 주인공인, 이상하고 쓸쓸한 소설. 나는 이 소설을 뉴욕타임스의 리뷰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마침 국내에 번역되어 나와 있길래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이동진 평론가는 이 책을 2025년 8월의 ‘베스트북’으로 선정하고,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과 아름다움이 공존해 있는 좋은 작품”이라 평했다(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아디나는 지구 엄마 테레즈를 통해 태어났다. 네 살이 되자 그는 자신의 고향인 외계의 행성에서 인간과 지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이곳에 보내졌음을 직감적으로 깨닫는다. 그는 “엄마가 쓰레기 더미에서 주워온 팩스 기계”를 통해 외계와 통신한다. 자신이 배운 내용을 글로 쓴 후, 팩스를 보내서 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2026. 3. 20. [책 감상/책 추천] 세라 게일리, <일회용 아내> [책 감상/책 추천] 세라 게일리, 여성 혐오에 기반한 결혼 생활의 현실을 인간 복제라는 소재를 이용해 잘 풀어낸 소설. 만일 내 전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데 그게 나의 복제 인간이라면 어떨까? 책의 초반, 첫 1/5에 해당하는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에벌린 콜드웰 박사는 인간 ‘클론’을 연구하는 과학자로, 같은 연구를 하던 남자 네이선을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연구에 몰두하느라 아이를 가지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고, 이에 불만을 가진 남편 네이선은 불륜을 시작한다. 결국 둘은 이혼. 네이선이 이혼 전에 이미 불륜을 하던 여자의 이름은 마르틴(흔한 남자 이름 ‘마틴’에 ‘e’를 붙인 여성형 이름)이다. 이혼 이후 오히려 더 일에 매진하고 살고 있는데 어느 날, 마르틴에게 전화를 받고 만나러 가 보.. 2026. 2. 6. [책 감상/책 추천] 야기 에미, <가짜 산모 수첩> [책 감상/책 추천] 야기 에미, 이 소설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손님을 접대한 후 남은 컵을 치우기 싫어 임신했다고 말한 여성의 ‘가짜 산모 수첩’. 진짜 줄거리가 그렇다. 종이로 지관을 만드는 한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시바타. 엄연히 직원이 여럿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장은 손님 접대 후 남은 커피 컵을, 굳이 시바타를 콕 찍어 치우라고 말한다. 시바타는 큰 생각 없이, “저 임신했어요. 커피 냄새만 맡으면 입덧을 해서요.”라며 커피 잔을 치울 수 없다고 말한다. 결혼은커녕 남자 친구도 없다는 사실을 사무실 사람들이 다 아는데, 갑자기 임신을? 이 소설은 진짜 ‘산모 수첩’처럼 ‘임신 5주차’에서 시작해 임신 ‘40주차’까지, 그리고 ‘생후 12개월’까지 시간의 흐름을.. 2026. 2. 4. [책 감상/책 추천] 모리미 토미히코, <셜록 홈스의 개선> [책 감상/책 추천] 모리미 토미히코, 아마도 로 가장 잘 알려진 모리미 토미히코의 신작. 내가 대학생 때 와 를 읽고 이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최근 다시 찾아보니 는 라는 제목으로 개정판이 나왔고, 초판 출간 16년이 지나 라는 공식 속편까지 나왔더라. 와, 세월의 흐름이 야속하여라… 어쨌거나, 이번 신작은 셜록 홈스 이야기다. 그냥 셜록 홈스 오마주라든가 팬픽션과 뭐가 다르냐고? 이 셜록 홈스는 빅토리아 시대 교토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게 큰 차이다. 우리가 아는 큰 뼈대는 같다. 셜록 홈스라는 뛰어난 명탐정이 있고 그의 이야기를 글로 옮겨 사람들에게 전하는 든든한 조력자 존 왓슨, 존 왓슨이 껌뻑 죽는 아내 메리, 홈스가 세들어 사는 곳의 집주인인 허드슨 부인, 셜록 홈스 이야기에 빠질 수 .. 2025. 11. 24. 이전 1 2 3 4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