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83 [책 감상/책 추천] 캐시 박 홍, <마이너 필링스> [책 감상/책 추천] 캐시 박 홍, 이민 2세대, 한국계 미국인 작가 캐시 박 홍의 에세이. 미국에서 아시아인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담았다. 제목의 ‘마이너 필링스’는, 인종 차별적 행위를 당했을 때 느끼는 감정을 가리킨다(참고로 아래 인용문에 등장하는 프라이어는 잠시 후에 조금 더 자세히 언급할 예정이다).프라이어는 내가 소수적 감정(minor feelings)으로 칭하는 것을 채널링하는 사람이었다. 소수적 감정은 일상에서 격는 인종적 체험의 앙금이 쌓이고 내가 인식하는 현실이 끊임없이 의심받거나 무시당하는 것에 자극받아 생긴 부정적이고, 불쾌하고, 따라서 보기에도 안 좋은 일련의 인종화된 감정을 가리킨다. 이를테면 어떤 모욕을 듣고 그게 인종차별이라는 것을 뻔히 알겠는데도 그건 전부.. 2026. 8. 12. [책 감상/책 추천] 곽미성, <외로워서 배고픈 사람들의 식탁> [책 감상/책 추천] 곽미성, 내가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은 프랑스어 공부 에세이 를 통해 알게 된 곽미성 작가님의 (최근작은 ) 프랑스 식문화 에세이다. 솔직히 나는 프랑스어나 프랑스 문화에 큰 관심이 없고 동경이나 환상도 없는데 그냥 작가님의 글이 좋아서 읽었다. 제목의 ‘외로워서 배고픈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프랑스로 유학 갔던 저자처럼) 유학생 또는 현지인이라도 같이 맛있는 식사를 나눌 이가 없는 이들을 가리킨다. 프랑스의 ‘미식 문화’는 신선한 재료로 차린 맛있는 음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이들과 나누며 즐기는, 다시 말해 같이 식사하는 시간을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프랑스라고 하면 아마 가장 유명할 와인에 대한 꼭지에서 저자는 “프랑스의 여성 배려 문화는.. 2026. 7. 22. [책 감상/책 추천] 최진묵, <나는 회복 중인 마약 중독자입니다> [책 감상/책 추천] 최진묵, 아무래도 이제 우리나라는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닌 것 같아서 위기감이 들기도 하고, 뭐든 겪어 본 사람의 말을 들어 볼 가치가 있겠다 싶어서 읽었다. 솔직히 읽는 내내 저자가 반대하는 그 ‘대중’의 반응이 딱 내가 생각하는 거라서 좀 거시기하긴 했다. 저자는 고3이 되기도 전에 마약을 처음 접했고, 고3 때 부모님께 들켰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군대에 갔는데, 통제된 환경과 규칙적인 생활로 인해 새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아버님의 현명하신 통찰 덕분이었다. 다행히 군 생활 26개월간 마약과는 거리를 두었는데, 사람 마음이 간교한지라 그 시기가 지나자 그는 자신이 중독에서 벗어났다고 믿고 다시 대마초에 손을 댔다. 대마초는 그를 필로폰의 세계로 인도했고, 필로폰.. 2026. 6. 24. [책 감상/책 추천] 이은경, <아무튼, 명상> [책 감상/책 추천] 이은경, 시리즈 신작. 이번에는 명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상에 입문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저자는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었는데(심지어 스트레스가 극심한 것으로 잘 알려진 광고업에서 일했다!)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명상과의 만남은 이러했다. 저자는 모 브랜드의 담당자 때문에 정신이 너덜너덜한 상태였는데, 다행히 대표님이 그 브랜드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그 무렵, 지치고 힘든 저자를 본 상무님이 회사 옆 요가원의 열흘짜리 체험권을 슬쩍 챙겨 준다. 그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서 점심시간에 진행되는 명상 수업을 듣기로 한다. 명상 선생님은 늘 짧은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했는데, 어느 날은 ‘열차를 놓쳐서 수업에 늦을 뻔했다. 그 순.. 2026. 5. 11. [책 감상/책 추천] 에리카 산체스, <망가지기 쉬운 영혼들> [책 감상/책 추천] 에리카 산체스, 멕시코계 미국인 유색 인종 여성 작가의 전기적 에세이. 이런 작품을 읽을 때마다 나는 정말 글쓰기에는 ‘쓰지 말아야 할’ 한계나 남들이 ‘읽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금기 따위는 없다는 진실을 실감한다. 이 에세이는 전반적으로 저자의 전기라 할 수 있는데, 그만큼 솔직하고 대담하다.라는 원제의 책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이라는 제목과 ‘우리가 무너진 삶을 회복하는 방식에 관하여’라는 부제를 달게 되었다. 국내 제목만 보면 고통으로 망가지는 영혼들의 슬프고 어두운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지만, 이 에세이는 그렇지 않다. 저자는 멕시코 이주노동자의 딸, 젊은 유색인 여성, 양극성 장애 환자라는 세 가지 짐을 졌지만 그것으로 쓰러지지 않는다. 오히려 진실에서 힘을 찾는다.. 2026. 4. 15. [책 감상/책 추천] 김하나, <금빛 종소리> [책 감상/책 추천] 김하나, 김하나 작가가 읽은 고전에 관한 에세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충분히 좋은 책이다. 이 책이 소개하는 고전 다섯 권을 시도해 보고 싶거나 다른 이들의 해석이 궁금한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모든 이들을 위한 ‘정답지’는 아니다.개인적으로 나는 ‘이건 꼭 읽어야 한다!’ 하는 책 목록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종종 BBC랄지 같은 언론에서 내는 ‘꼭 읽어야 할 고전 500권’ 같은 건 챙겨 본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 목록 중 내가 몇 권을 읽었는지, 내가 독서를 고려해 볼 만한 책이 몇 권이나 있는지(그래서 목록이 ‘괜찮은지’ 아닌지)를 세어 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목록에 큰 신뢰나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독서란 결국 취향의 문제임을 알기 .. 2026. 3. 16. 이전 1 2 3 4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