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74 [책 감상/책 추천] 이슬아, <아무튼, 노래> [책 감상/책 추천] 이슬아,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의 한 권. 이슬아 작가가 썼다. ‘가수도 아닌 이슬아 작가가 왠 ‘노래’에 관한 책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그렇지 않아도 저자는 ‘노래방을 장악해보지도 않은 내가 왜 노래에 관한 책을 쓰는가’에 관해 이렇게 답했다.노래방을 장악해보지도 않은 내가 왜 노래에 관한 책을 쓰는가. 생각해보면 몹시 자연스러운 일이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우사인 볼트가 육상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우리 엄마 복희가 요리에 관한 글을 쓰지 않듯, 가왕들은 노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잘하느라 바쁘다. 작가들은 예외다. 작가들은 글에 대한 글을 토할 정도로 많이 쓴다. 심보선이 말하길 시란 두 번째로.. 2025. 11. 17. [책 감상/책 추천] 산만언니,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책 감상/책 추천] 산만언니, 요즘 어린 친구들을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삼풍 백화점 붕괴 사건은 ‘세월호’ 사건보다 훨씬 이전에 일어난 국가적 재난 사건이었다. 삼풍 백화점이라는 당시 꽤 고급이었던 백화점이 1995년 6월 29일 붕괴되었고, 이로 인해 약 500명의 사망자와 90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붕괴 전에 이미 위험한 조짐이 발견되었고, 사건 당일에는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고 바닥이 내려앉아 5층 식당가 영업이 전면 중지되었으나, 다른 층은 영업을 계속했고 결국 이 건물은 붕괴하고 만다. ‘산만언니’라는 필명의 저자는 이 삼풍 백화점 붕괴 사건의 생존자이다. 그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를 써서 올렸고, 이를 계기로 를 연재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 글을 .. 2025. 11. 14. [책 감상/책 추천] 누누 칼러, <쇼퍼 홀릭 누누 칼러, 오늘부터 쇼핑 금지> [책 감상/책 추천] 누누 칼러, 일전에 누누 칼러의 을 읽으려고 시도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좀 딱딱하게 느껴져서 읽다가 그만뒀다. 그런데 서울도서관 전자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2013년, 국내에는 2014년 출간되어서 전자책도 없던 책인데 어쩌다 이게 전자도서관에? 반가운 마음으로 대출해서 읽었다. 누누 칼러가 1년간 옷 쇼핑을 하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일기를 쓰며 이 1년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기록한다. 많은 이들이 누누의 ‘쇼핑 다이어트’가 성공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한다. 스포일러 주의: 하지만 그는 해낸다! 1년간 그는 옷을 사지 않고, 대신 친구들과 옷을 교환하거나 뜨개질과 바느질로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다. 그러면서 패션업계의 불편한 진실도 알게 된다. .. 2025. 9. 17. [책 감상/책 추천] 줄리언 반스,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책 감상/책 추천] 줄리언 반스, 나는 요리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요리를 아주 못 하는 건 아니고 그냥저냥 먹을 만큼은 하지만, 잘한다거나 즐겨 한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그래도 학생 때, 특히 코비드-19로 인한 락다운 때는 집에 있을 시간이 많아서 어느 정도 ‘내가 요리를 즐기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는데, 이제 직장인이 되니 요리를 즐길 힘도, 시간도 없어졌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대충 아무거나 먹기 바쁜데 무슨. 그래도 내가 정말 신기하게 생각하고 진지하게 존경하는 이들이 요리를 직업으로 하지 않는데 다른 일도 많이 하면서 요리까지 즐기며 잘 챙겨 먹는 사람들이다. 도대체 어떻게 그러지?이 에세이의 저자 줄리언 반스는 로 맨부커 상을 수상한 영국의 작가다. 개인적으로 내가 그의 작품을 .. 2025. 9. 1. [책 감상/책 추천] 김도영, <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책 감상/책 추천] 김도영, 교도관인 저자가 쓴 에세이. 저자는 스무 살에 교도관으로 군 복무를 하고 10여 년이 지나 다시 교도소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교도소 안에서 많은 수용자들을 보고 느낀 점도 많을 터.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역시 ‘한 번 쓰레기는 영원히 쓰레기’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적어도 내가 이 책을 읽고 받은 감상은 그것이다. ‘아, 한 번 범죄를 저질러서 교도소에 들어갈 정도로 인성이 글러먹은 놈은 교도소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교화할 수가 없구나.’ 저자는 프롤로그에 이렇게 썼다.고백합니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 솔직히 저는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의 직업은 수용자들과 소통하여 인간적인 감정을 이끌어내 그들을 사회로 되돌려 보내는 일입니다. .. 2025. 5. 26. [책 감상/책 추천] 조 퀴넌,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책 감상/책 추천] 조 퀴넌, 최근에 책, 독서와 관련한 에세이를 두 권 읽었는데 그중에서 좀 더 개인적이고 빵 터지게 하는 위트가 있는 쪽이 이것이다(좀 더 따뜻하고 감동적이며 공적인 경험을 상기하는 책은 앨리 모건의 이다). 저자는 어릴 적부터 책에 중독되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엄청난 독서가이다. 책깨나 읽어 봤다는 독자, 책을 사랑한다는 독자라면 그의 이 에세이를 읽는 내내 웃음과 ‘맞아맞아!’라는 공감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나는 책 읽을 기회를 낭비한 역사가 없다. 하루는 고작 스물네 시간, 게다가 일곱 시간은 잠으로 보내야 하니 내 견지에서는 나머지 열일곱 시간 중 아무리 적어도 네 시간은 읽기에 할애해야 한다. 물론 그 네 시간으로 나의 독서욕이 충족될 리는 없.. 2025. 5. 14. 이전 1 2 3 4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