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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23

[책 감상/책 추천] 한승혜, <다정한 무관심> [책 감상/책 추천] 한승혜, 내가 호주에 와서 들은, 나에 대한 피드백 중 가장 놀라운 것은 내가 사람들에게 곁을 잘 안 준다는 것이었다. 아니,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점이긴 한데, 내 남자 친구가 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내가 남에게 안부를 잘 안 묻는다는 거였다. “How are you?” “How’s it going?” 같은 것. 실제로 영어권에서는 상대방의 안부를 정말 자주 묻는다. 사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으면서! 안부를 묻는 일 또는 과정 중에서 내가 제일 이해하기 힘든 건 이거다. 예컨대 내가 어떤 자리에서 한 학생을 만났으며, 나는 그가 저번주에 시험을 치렀다는 걸 안다고 치자. 그러면 나는 분명히 그 사실을 아는데도 굳이 그 이야기를 하고.. 2022. 10. 24.
[책 감상/책 추천] 도대체,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 [책 감상/책 추천] 도대체, ‘행복한 고구마' 만화(클릭)로 유명해진 도대체 작가의 일상 에세이. 이 저자의 전작 도 흐뭇하고 재미있게 잘 읽었기에, 전자 도서관에서 뭐 읽을 책 없나 뒤적거리다 이걸 발견하고 바로 빌렸다. 저자가 작가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짧은 에세이와 만화로 표현했는데, 가벼우면서도 포근하고 따뜻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나는 앉은 자리에서 한 1시간 정도에 끝낸 거 같다. 소소하지만 미소를 짓게 하는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부드러운 힘’이란 이런 거구나 느끼게 된다. 매주 마감에 치이면서도 시간을 내서 친구를 만나는 것, 마감을 맞추지 못할 것 같아 울면서 작업을 하면서도 실제로 마감을 펑크 내지는 않는 것, 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망한 게 어제오늘 일도 아니니 새삼스럽.. 2022. 10. 23.
[책 감상/책 추천] 권김현영, <여자들의 사회> 올해 8월 말에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 제작 발표회에서 CP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와의 차이를 이렇게 표현했다(출처). ​“여자 댄서들과 남자 댄서들의 서바이벌이 다르다. 여자 댄서들의 서바이벌에는 질투, 욕심이 있었다면 남자 댄서들은 의리와 자존심이 자주 보였다.” 이게 2022년에 공적인 자리에서 할 말인지. 여자들이 같은 여자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으면서 그저 단순히 ‘여자들은 이럴 거야’ 하고 공상(소위 ‘뇌피셜’)으로 프레임을 짜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나오는 거다. 자존심하고 의리 좋아하네. 그놈의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헛소리는 하도 써먹어서 닳아 없어지지 않았나? 이치는 여자들을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에게 필요한 게 바로 이 .. 2022. 10. 17.
[책 감상/책 추천] 지비원, <왜 읽을 수 없는가> [책 감상/책 추천] 지비원, 최근 '심심한 사과의 말씀' 논란이나 '사흘' 논란으로 인해 (이 논란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여기를 클릭) 요즘 세대의 문해력에 대한 탄식과 비판이 많이 나왔다. 많은 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기본적인 단어도 모르냐', '모르는 것 자체도 모르지만 모르는 것을 배우려고 하지 않고 뻔뻔하게 왜 어려운 말을 쓰냐고 공격적으로 나오는 게 더 문제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 맞는 말이고 다 공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이해시키고 싶다면 어떡해야 할까? 상대방에게 문해력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이해시켜야 한다면? 이런 질문에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 지비원의 라는 책을 추천받게 되었다(글 하단 링크 참조). 저자는 주로 일본어 인문교양서를 만드는 편집자 겸 번역가이다... 2022.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