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상325 [책 감상/책 추천] 지비원, <왜 읽을 수 없는가> [책 감상/책 추천] 지비원, 최근 '심심한 사과의 말씀' 논란이나 '사흘' 논란으로 인해 (이 논란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여기를 클릭) 요즘 세대의 문해력에 대한 탄식과 비판이 많이 나왔다. 많은 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기본적인 단어도 모르냐', '모르는 것 자체도 모르지만 모르는 것을 배우려고 하지 않고 뻔뻔하게 왜 어려운 말을 쓰냐고 공격적으로 나오는 게 더 문제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 맞는 말이고 다 공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이해시키고 싶다면 어떡해야 할까? 상대방에게 문해력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이해시켜야 한다면? 이런 질문에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 지비원의 라는 책을 추천받게 되었다(글 하단 링크 참조). 저자는 주로 일본어 인문교양서를 만드는 편집자 겸 번역가이다... 2022. 9. 21. [책 감상/책 추천] 박상영,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책 감상/책 추천] 박상영, 재미있고 짠하다. 분명 엄청 웃으면서 시작했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마음이 찡해져서 '저런...'을 연발하며 읽었다. 분명 시작할 땐 이렇게 빵빵 터졌는데! 세상에 출근보다 더 싫은 게 존재할까? 다들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서른몇 해를 살아본 결과 이보다 더 싫은 건 없었다. 채근하듯 울려대는 알람을 끄면서 하루를 시작하면 욕부터 튀어나온다. 10년 전에 라식수술을 한 뒤로는 아침마다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안구건조를 느끼기 때문에, 감은 눈으로 침대 옆 협탁을 더듬어 인공누액부터 찾아 넣는다. 텔레비전 교양 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피부과 전문의의 말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대부분은 지성 피부이며 자신이 지성인 걸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하던데, 아침에.. 2022. 9. 16. [책 감상/책 추천] Taylor Jenkins Reid(테일러 젠킨스 리드), <The Seven Husbands of Evelyn Hugo(에블린 휴고의 일곱 명의 남편들)> [책 감상/책 추천] Taylor Jenkins Reid(테일러 젠킨스 리드), ⚠️ 이 서평은 Taylor Jenkins Reid(테일러 젠킨스 리드)의 의 강력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목부터 압도되는 느낌이다. 이라고? '에블린 휴고는 도대체 어떤 여자길래 결혼을 일곱 번이나 해서 남편을 일곱 명이나 둔 거야?' 싶다. 에블린 휴고는 1950년대 할리우드, 소위 '할리우드의 황금기'에 육감적인 몸매와 수많은 염문으로 할리우드를 달구었던 여배우이다. 아, 물론 이건 소설이니까 에블린은 허구의 인물이다. 그녀의 삶은 여덟 번이나 결혼을 했던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Taylor)나 자신의 삶 이야기를 저널리스트를 통해 전기로 탈바꿈시킨 에바 가드너(Ava Gardner), 또는 대중.. 2022. 9. 9. [책 감상/책 추천] 다키자와 슈이치, <아니, 이 쓰레기는 뭐지?> [책 감상/책 추천] 다키자와 슈이치,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 그것이 지난 며칠간 내가 떠올려 본 질문이다. 이 질문을 시작한 것은, 일본의 코미디언이자 청소부 일을 하는 다키자와 슈이치가 쓴 라는 에세이를 읽으면서였다. 저자는 코미디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수입이 충분하지 않아 생계를 위해 쓰레기 청소부 일을 시작한다. 그것이 6년 전. 베테랑 청소부가 된 그는 이제 그간의 경험을 소개해 주는데, 이 책은 단순히 '이러이러한 놀라운 에피소드가 있었답니다' 수준에서 끝나지 않고 타인에게 어떤 생각할 거리나 배울 것을 주며, 또한 사회적인 면에 대한 나름대로의 비평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나름대로의 '좋은 책'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이렇다. 청소부인 저자는 여.. 2022. 9. 7. [책 감상/책 추천] 제나 매카시, <우아하게 나이들 줄 알았더니> [책 감상/책 추천] 제나 매카시, 중년 여성의 솔직한 에세이. 이렇게 간단히 책 소개를 하면서 벌써부터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 실패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책 겉표지에도 쓰여 있듯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에 '와, 재미있겠다!' 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렇다면 다시 시작해 보자. '진짜 재미있고 공감되는 에세이' 정도면 어떨까. 그러면 좀 더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아무래도 내 말솜씨로는 안 될 거 같으니 그냥 저자의 말 중 내가 생각하기에 제일 웃긴 부분을 몇 군데 보여 드리겠다. 여러분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그게 더 나을 것 같다. 살면서 그만큼 공포에 얼어붙었던 적이 없다. 점잖은 눈썹이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서 3센티미터나 벗어.. 2022. 9. 5. [책 감상/책 추천] 아마에비 리코, <종이봉투 씨는 사랑을 하고 있다 01> [책 감상/책 추천] 아마에비 리코, ⚠️ 아래 서평은 아마에비 리코의 의 스포일러를 살짝 포함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상당히 만화적인 발상의 만화이다. 위 겉표지로도 알 수 있듯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종이봉투를 쓴 남자(왼쪽)와 그가 좋아하는 여자(오른쪽) '우미'이다. '종이봉투 씨'라 불리는 남자는 여주인공 우미를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나 큰 데다 부끄러움을 잘 타기 때문에 종이봉투를 쓰고 우미에게 고백한다. 우미는 종이봉투 씨와 친구부터 되기로 하고, 점차 그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그에 대한 호감을 키워 나간다.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사실 이토록 만화적인 발상이 있을 수 있을까 싶다. 말인즉슨, 자기 이름이나 얼굴도 밝히지 않은 남자가 좋다고 나에게 호감을 표하는데.. 2022. 8. 29. 이전 1 2 3 4 ···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