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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172

[책 감상/책 추천] 백영옥, <스타일> [책 감상/책 추천] 백영옥, 2008년 당시 무려 1억이나 되는 원고료를 주는 ‘제 4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고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 나는 이제서야 읽었다. 신기한 게, 이 책의 공식적인 전자책은 없는 것 같은데(알라딘 같은 온라인 서점에서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나는 서울시 전자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판매는 안 되는데 전자도서관에서 이용은 가능하다니 너무너무 신기한 것… 라는 패션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그 당시 트렌디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인 이서정은 잡지사에서 8년간 일하면서 두 번이나 관뒀지만, 또 다시 돌아왔다. 지금 그녀는 ‘닥터 레스토랑’이라는 익명의 레스토랑 평론가의 정체가 누구인지 파헤쳐야 하면서 동시에 요즘 잘나가는 여배우 정시연의 특집 기사도 성공.. 2026. 6. 22.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재인, 재욱, 재훈>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정세랑 작가의 2014년 노벨라(중편 소설). 이게 12년이나 됐구나. 이 소설은 2021년에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독자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나는 (전자) 도서관에서 빌려 본 거라서 그냥 처음 출간됐을 때의 그 단순한 표지를 가진 판본으로 봤다. 제목은 주인공 삼남매의 이름들이다. 이 세 명은 각자 나름대로 사소한 초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첫째 장녀 재인의 능력은 손톱이 엄청 단단해지는 것이다. 재인은 화학 물질을 가지고 연구하는 연구원이라 손톱이 계속 부러지고 벗겨지고는 했는데 말이다. 중동 국가로 파견 근무를 가게 된 둘째 재욱은 설계와 실제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잘못 시공되었을 때의 위험이 클수록 시야가 붉어지는 초능력을 갖게 된다. 이는 위험을 감.. 2026. 6. 19.
[책 감상/책 추천] 이종산, 조시현, 현호정, 한정현, 박문영, 박서련, 정수읠, <내 인생이 알고 보니 내 인생이 아님> [책 감상/책 추천] 이종산, 조시현, 현호정, 한정현, 박문영, 박서련, 정수읠, 현재 유행이라는(아니면 벌써 한물갔나?) 판타지 웹소설의 ‘회빙환’, 즉 회귀•빙의•환생이라는 세 가지 소재를 키워드로 삼은 앤솔러지. 일곱 작가가 참여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지막 두 작품만 빼고는 그냥 그렇다. 첫 번째 작품, 이종산 작가의 가 이 앤솔러지에서 제일 최악이다. 그냥 “‘맨헤라(’정신 건강’을 뜻하는 영단어 ’mental health’를 일본식으로 읽고 줄인 것.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 친구가 나에게 집착한다”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내용을 길게 늘인 것에 불과하다. 딱히 단편소설적인 즐거움도 없고, 깨달음이나 무엇도 없고, 그냥 작가가 맨헤라 캐릭터를 쓰고 싶었던 게 아.. 2026. 6. 17.
[책 감상/책 추천] 구병모, <로렘 입숨의 책> [책 감상/책 추천] 구병모, 로렘 입숨이 뭔지는 알았는데(인쇄, 출판, 디자인 업계에서 레이아웃과 디자인과 비주얼적인 부분을 위해 채워넣는 의미 없는 텍스트) ‘로렘 입숨의 책’은 뭔가 했다. 알고 보니 내가 읽은 정세랑 작가의 처럼, 구병모 작가가 쓴 짧은 엽편 소설들을 묶은 책이었다(출판사 측에서는 이를 ‘미니 픽션’이라고 소개했다). 각 작품은 200자 원고지 50장 내외로, 총 열세 편이 실려 있다. 는 발음이 똑같은 ‘화장(火葬)’과 ‘화장(花葬)’을 이용한 말장난에 기반했다. 어떤 도시 사람들은 태어난 아기에게 ‘나노 시드’를 주입하는데, 이 사람이 한평생 이 씨앗을 몸에 지니고 살다가 죽고 난 후 남은 이 씨앗을 심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이 피기도.. 2026. 6. 15.
[책 감상/책 추천] 이도훈,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 [책 감상/책 추천] 이도훈, 부산 지하철의 기관사인 저자가 쓴 에세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떤 부분은 정말 잘 쓰였고 감동적이고, 어떤 부분은 놀라울 정도로 별로다. ‘이 정도로 괜찮게 균형을 잡아 가며 쓰던 사람이 이 꼭지는 왜 이렇게 못 썼지?’ 싶을 정도로. 도대체 이 글들을 쓰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썩 잘 쓴 부분은 감동적이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나름대로 깨달음도 있다.이렇듯 지하철에서는 승객인 당신 몰래 별일이 다 벌어지고, 열차 운전실에 홀로 앉은 기관사인 나는 종종 자아와 인간다움을 상실하는 경험을 한다. 내가 기관사로서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지하철에서 오만 가지 사건사고가 고요히 터지고,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지하철 빌런들이 수없이.. 2026. 6. 12.
[책 감상/책 추천] 김지원, <일에 마음 없는 일> [책 감상/책 추천] 김지원, 내가 여러 번 권한 적 있는 뉴스레터 의 발행인 김지원 작가가 4년간 를 발행하며 무엇을 어떻게 쓰기로 결정했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풀어내는 에세이. 분량도 종이책 기준 152쪽밖에 안 될 정도로 아주 짧다. 그래서 더 편하게,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글을 쓰는 이라면 누구나 나름대로 자신의 철학이 있을 것이다. 나는 저자의 이 철학에 공감한다. 자신의 글은 중립을 표방한 적도 없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말. 나 역시 그냥 책이나 영화를 감상한 후 내가 생각하고 느낀 바를 솔직히 표현할 뿐이다. 누구나 내 취향과 100% 일치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으며, 같은 작품을 접해도 나와 똑같은 감상을 가질 수도 없다. 내가 그 작품에 대해 객관적으로 중립.. 2026.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