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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194

[책 감상/책 추천] 문보영, <아무튼, 전화영어> [책 감상/책 추천] 문보영, 전화를 받기 싫어하는데 아침에 걸려오는 전화영어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가 있다? 그게 바로 이 시리즈의 신작, 의 저자 문보영 시인이다. 전화영어를 시작한 지 어언 10년이 되었지만 영어 실력은 별로 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가 전화영어 선생님들을 부르는 통칭인) ‘수잔’들과의 추억은 많이 쌓였다.고백하건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 영어 실력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매일 서툴게 말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단순한 진심을 단순한 어휘를 사용해 말하는 게 좋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고 누군가 나의 불면을 걱정해주는 게 좋고 누군가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좋습니다. 수많은 수잔들(어쩌면 제게는 수백 명의 언니들이 있는 셈이군요)은 제가 이 더딘 .. 2026. 8. 26.
[책 감상/책 추천] Parini Shroff, <The Bandit Queens> [책 감상/책 추천] Parini Shroff, 인도계 미국인 작가 파리니 슈로프(Parini Shroff)의 데뷔작. 여성주의, 인도의 현실, 남성의 (제도적, 물리적) 폭력, 여성의 연대 등등 정말 다양한 소재를 꽉 차게 담고 있어서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기가 막히게 좋은 소설이다. 배경은 인도의 구자라트 주. 이 동네에는 기타(’guitar’가 아니고 ‘Geeta’, 인도식 이름이다)가 자기 남편 라메쉬를 죽였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하지만 그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술을 좋아하던 남편은 5년 전, 어느 날 그냥 사라져 버렸다. 기타는 굳이 틀린 사실을 정정하려 하지도 않고, 동네의 다른 여자들과 마이크로크레딧 그룹(아래에서 설명할 예정)에 가입해 결혼식용 목걸이를 만들어 파는 사업을 해 나가.. 2026. 8. 24.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목소리를 드릴게요>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내가 좋아하는 정세랑 작가의 단편 소설집. 총 여덟 편이 담겼다. 각각의 작품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 이 책에서 아마 가장 짧은 듯. 오른손 검지가 사라지는 아이와 그를 짝사랑하는 ‘점핑 걸’, 그러니까 높이뛰기 선수의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이게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정말 그렇다. 한 명은 오른손 검지가 사라지고 다른 한 명은 높이뛰기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랜덤해 보이는 소재를 섞는 걸 안 좋아하는데 그래도 정세랑 작가라서 무난하게 읽었다. 은 길다. 주인공은 대학 때 동아리에서 유일하게 여학생이었던 한 여성. 그는 동아리에 있던 11명의 오빠 중 한 명을 짝사랑했는데, 세월이 지나 많은 오빠들은 결혼을 했지만 그 짝사랑 오빠 ‘오기준.. 2026. 8. 21.
[책 감상/책 추천] 샤넬 밀러, <뉴욕 양말 탐정단> [책 감상/책 추천] 샤넬 밀러, 내가 진짜 너무너무 감탄하며 읽은 에세이 의 저자가 쓴 아동 소설. 은 저자가 성폭행을 당한 후 쓴 피해자 진술서에서 시작되었고(이 피해자 진술서가 바이럴을 타고 큰 공감을 얻어 유명해졌고, 그다음에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 당연하지만 이 아동용 소설과는 장르부터가 다르다. 에세이이자 회고록이라 할 수 있는 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일까, 그건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가 명문이었다. 이 짧은(종이책 기준 152쪽) 아동용 소설은 초등학생들이 타깃인 것 같다. 어른이 읽어도 나쁘지는 않겠으나, 아이들 감성과 어른 감성은 다르니까… 그래서인지 에서 칼을 갈고 쓴 것 같은 그 처연한 느낌의 문장들이 여기에서는 안 보여서 아쉬웠다. 다시 말하지만 장르가 다르니까… 이 소.. 2026. 8. 19.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지구에서 한아뿐>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내가 좋아하는 정세랑 작가의 친환경적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우주적 규모의 사랑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주인공인 한아는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는, 옷 수선집 주인이다. 그가 하는 옷 수선이란 일종의 재활용으로, 대개 아끼는 사람(고인이나 가족, 친구 등)의 옷을 리폼해 입으려는 이들의 옷을 새롭게 탈바꿈시켜 주는 일을 한다(참고로 아래 인용문에 나오는 ‘환생’은 한아의 수선집 이름이다).환생은 큰길에서 먼 한가한 지역에, 약간 움츠린 듯 보이는 작은 벽돌 건물 일층에 있는 옷 수선집이었다. 수선을 한참 넘어가는 영역으로 들어선 지 오래지만, 딱히 또 수선이 아니라고 하기도 어려웠고 업사이클링이라는 말도 맞긴 맞지만 어쩐지 그러면 큰 단위로 뭔가를 해야 할 .. 2026. 8. 17.
[책 감상/책 추천] 제넷 맥커디, <Half His Age> [책 감상/책 추천] 제넷 맥커디, 우리나라에는 아마 니켈로디언 채널이 만든 십 대를 위한 시트콤 (2007-2012)에서 칼리(미란다 코스그로브 분)의 절친 샘 역을 맡은 배우로 가장 잘 알려져 있을 작가, 제넷 맥커디의 첫 장편소설이다(여담이지만 왜 저자 이름을 ‘제넷’이라고 음차했는지 모르겠다. 보통 이런 스펠링은 ‘지넷’으로 읽는데 말이다). 그의 작가 데뷔작은 아마도 국내에도 꽤 큰 충격을 불러온, 솔직하고 슬픈 에세이 다. 이 소설은 자극적이라고 할까,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한다. 왈도라는 이름의 열일곱 살 소녀는 미국 알래스카 주 앵커리지에서 엄마랑 같이 산다. 친아빠는 오래전에 엄마를 떠났다. 애 하나 딸린 여자라고 해도 노력하면 그렇게까지 불행하게는 살지 않을 수 있는데 엄마가 심각한.. 2026.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