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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278

[책 감상/책 추천] 김서해, <여름은 고작 계절> [책 감상/책 추천] 김서해, 종종 내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책들을 만나곤 한다. 이 책이 그런 책들 중 하나다. 민음사TV 영상을 통해 알게 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밀리의 서재에도 들어왔길래 바로 읽었다. 그리고 고민했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김서해 작가의 전작은 “주인공이 너무나 나 같다”라는 평을 들었다고 하는데 나는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 거라 뭘 기대해야 할지도 몰랐다. 읽고 나니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접해서 좋은 경험이었다는 느낌이다.일단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주인공 제니는 2000년 즈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악착같이 영어를 배우고 미국 생활에 적응하려 애쓰던 제니는 어느 날 학교에 전학 온 한나를 만난다. 한나는 영.. 2025. 9. 26.
[책 감상/책 추천] 리처드 오스먼, <목요일 살인 클럽> [책 감상/책 추천] 리처드 오스먼,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의 신작 영화 (2025)의 원작 소설. 이 영화가 재밌단 이야기를 이웃님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들었고, 그래서 원작부터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워낙에 등장인물들이 많고 사건이 복잡한 경향이 있는 추리 소설을 잘 읽지 않고 따라가지 못하는 나는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본 후, 원작을 다시 한번 훑어 봐야 했다. 아, 그게 이렇게 된 거였군요…그런 내가 이 소설을 요약하자면 정말 기초적인 수준이 될 것이다. ‘쿠퍼스 체이스’라는 고급 실버타운에 사는 네 명의 노인, 엘리자베스와 조이스, 이브라힘과 론은 미제 살인 사건을 추리하는 ‘목요일 살인 클럽’ 회원들이다. 그런데 그 실버 타운을 운영하는 이언 벤섬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네 아마.. 2025. 9. 24.
[책 감상/책 추천] Charles Yu, <Interior Chinatown> [책 감상/책 추천] Charles Yu, 이 소설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저자인 찰스 유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중국계 미국인 작가로, 국내에도 그의 작품이 몇 권 번역돼 나왔는데(알라딘 내 검색 결과) 2020년작 은 여태 번역이 안 돼 있다. 2020년 ‘내셔널 북 어워드’ 상도 받고 뉴욕타임스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내가 이 책을 다 끝낸 날 바로 다음날 저녁에 발견한 대로) 디즈니에서 드라마화(IMDB 페이지)되기도 한 이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다니 무척 아쉽다. 이 소설은 ‘현실(독자 여러분이 사는 진짜 현실 말고, 소설 속에서 ‘현실’이라고 인식되는 것)’과 영화나 TV 드라마 같은 ‘미디어’가 뒤섞여 있다. 제목의 은 차이나타운의 (아마도 중국풍) 인테리어를 말하는 게 아니.. 2025. 9. 19.
[책 감상/책 추천] 누누 칼러, <쇼퍼 홀릭 누누 칼러, 오늘부터 쇼핑 금지> [책 감상/책 추천] 누누 칼러, 일전에 누누 칼러의 을 읽으려고 시도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좀 딱딱하게 느껴져서 읽다가 그만뒀다. 그런데 서울도서관 전자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2013년, 국내에는 2014년 출간되어서 전자책도 없던 책인데 어쩌다 이게 전자도서관에? 반가운 마음으로 대출해서 읽었다. 누누 칼러가 1년간 옷 쇼핑을 하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일기를 쓰며 이 1년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기록한다. 많은 이들이 누누의 ‘쇼핑 다이어트’가 성공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한다. 스포일러 주의: 하지만 그는 해낸다! 1년간 그는 옷을 사지 않고, 대신 친구들과 옷을 교환하거나 뜨개질과 바느질로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다. 그러면서 패션업계의 불편한 진실도 알게 된다. .. 2025. 9. 17.
[책 감상/책 추천] 슈테판 츠바이크, <우체국 아가씨> [책 감상/책 추천] 슈테판 츠바이크, ⚠️ 아래 후기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오스트리아의 한 시골 마을. 우체국에서 일하며 소박하고 무료한 삶을 살던 크리스티네의 삶이 한순간에 뒤바뀐다. 오래전 미국으로 떠난 이모가 스위스 휴양지에서 크리스티네를 초대하는 편지를 보낸 것이다. 이에 크리스티네는 오랜만에 휴가를 내고,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마음으로 스위스로 떠나는데…슈테판 츠바이크는 이름만 들었는데 작품은 이번에 처음 접했다. 초반에는 지루하다 싶었는데 크리스티네가 돈 많은 이모와 이모부와 지내며 ‘돈의 맛’을 보고 화려한 삶을 즐기면서 변하는 모습을 보니 흥미진진해졌다. 모종의 불미스러운 일로 쫓겨나듯 그 휴양지를 떠나 집으로 돌아.. 2025. 9. 15.
[책 감상/책 추천] 마크 그레이엄, 제임스 멀둔, 캘럼 캔트,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책 감상/책 추천] 마크 그레이엄, 제임스 멀둔, 캘럼 캔트, 살벌한 제목만큼이나 불편한 진실을 밝히는 논픽션. 무려 셋이나 되는 저자들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AI의 현실을 고발한다. AI는 진공 속에서 만들어지지도 않았고, 진공 속에서 작동하지도 않는다. AI는 많은 이들을 제물 삼아 만들어졌고, 발전한다. 저자들은 데이터 주석 작업자, 머신러닝 엔지니어, 기술자, 예술가, 물류 노동자, 투자자, 노동 활동가, 이렇게 일곱 가지 노동자들의 측면에서 AI가 얼마나 많은 노동 위에 세워졌는지를 보여 준다. 일단은 데이터 주석 작업자. 챗GPT 같은 AI는 그냥 언제니어들이 뚝딱뚝딱 코드를 짜서 만든 게 아니다. 이것들을 ‘학습’시켜서 말이 되는 소리를 하게 만들려면, 또는 인간에게 도움.. 2025.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