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리뷰231

[책 감상/책 추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책 감상/책 추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비(非)독서인도 한 번쯤 들어 봤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 나의 멋진 이웃이신 오이님이 이 책을 시작하셨다는 것을 알고 나도 부랴부랴 따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이름 재활용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짜증 내며 읽지는 않았을 텐데…”책을 펼치면 본문이 시작하기 전에 부엔디아 집안의 가계도가 나온다. 아무래도 이 소설이 부엔디아 가문의 100년간의 역사를 다루기 때문에, 이해를 돕기 위해 가계도를 부록으로 제공해 주는 것 같다. 내가 읽은 민음사 버전은 이렇게 생겼다. 자, 뭐가 보이시는가.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로 시작해 호세 아르까디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아르까디오, 아우렐리아노 호세… 등으로 이어.. 2025. 5. 19.
[책 감상/책 추천] 조 퀴넌,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책 감상/책 추천] 조 퀴넌, 최근에 책, 독서와 관련한 에세이를 두 권 읽었는데 그중에서 좀 더 개인적이고 빵 터지게 하는 위트가 있는 쪽이 이것이다(좀 더 따뜻하고 감동적이며 공적인 경험을 상기하는 책은 앨리 모건의 이다). 저자는 어릴 적부터 책에 중독되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엄청난 독서가이다. 책깨나 읽어 봤다는 독자, 책을 사랑한다는 독자라면 그의 이 에세이를 읽는 내내 웃음과 ‘맞아맞아!’라는 공감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나는 책 읽을 기회를 낭비한 역사가 없다. 하루는 고작 스물네 시간, 게다가 일곱 시간은 잠으로 보내야 하니 내 견지에서는 나머지 열일곱 시간 중 아무리 적어도 네 시간은 읽기에 할애해야 한다. 물론 그 네 시간으로 나의 독서욕이 충족될 리는 없.. 2025. 5. 14.
[책 감상/책 추천] 코니 윌리스, <디.에이.> [책 감상/책 추천] 코니 윌리스, SF 전문 출판사에서 나온, 청소년용 짧은 SF 소설 시리즈 중 하나. 코니 윌리스가 썼다.출판사 책 소개에서도 나와 있듯이, 이 소설을 ‘문장형 제목’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수시 원서도 넣지 않았는데 서울대에 강제 입학 당한 썰 푼다”. 조금 더 본격적으로 소설 줄거리를 소개하겠다. 많은 학생들이 IASA 우주사관학교를 꿈의 학교라고 여기고 이곳에 입학하고 싶어 한다. 우리의 주인공 테오도라 바움가르텐만 빼고. 우주에는 관심도 없고, 좁아 터진 우주선에서 살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테오도라는 지원서조차 넣지 않았는데도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강제로 우주사관학교를 가게 된다. 어떻게 된 일일까? 뭔가 맛보기로 보여 드리고 싶은데 워낙에 짧은지라 내.. 2025. 5. 9.
[책 감상/책 추천] 보니 가머스, <레슨 인 케미스트리> [책 감상/책 추천] 보니 가머스, 애플TV에서 제작한 동명의 TV 드라마의 원작 소설. 하도 엄청 대단하다고 해서 읽었는데, 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감상이었다. 애플TV가 이 책을 극화할 권리를 산 건, 아무래도 소재가 너무 좋아서(요리를 가르치는 1960년대 여성 화학자!), 그걸 가져다 쓰려고 한 것 같다. 왜냐하면 문장 자체나 서사가 특히 좋았다는 느낌은 안 들어서…내용은 다들 대충 아실 것이다. 1960년대,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는 요리와 화학 공부를 결합한 TV 요리 프로그램 를 선보인다. 이것은 그녀의 이야기이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녀’의 분량이 내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이 책이 전 세계에 100만 부 이상 팔렸다길래 얼마나 강력한 여성.. 2025. 5. 7.
[책 감상/책 추천] 와야마 야마, <여학교의 별 1-4> [책 감상/책 추천] 와야마 야마, 아마 여러분들이 인터넷 하면서 한 번쯤 보셨을, 그 ‘폴로 셔츠 앰배서더’ 짤이 나온 바로 그 만화다(이게 뭔지 모르시는 분들은 앞의 링크를 클릭하시라). 나리모리 여자 고등학교에서 국어(=그러니까 일본어)를 가르치는 호시 선생님이 주인공인데, 솔직히 교무실에서 옆자리에 앉는 수학 선생님 고바야시 케이지, 그리고 학생들, 이렇게 쓰리톱 체제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림체는 어딘가 이토 준지풍이고 으스스해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 웃긴 일상적인 개그 만화라는 반전이 있다.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한다면, 여고생들을 생생하게 잘 그렸다는 점이다. 미디어에 넘쳐나는, 성애화되고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된 그런 여고생들 말고, 어느 나라든 여고에 가면 볼 수 있는 진짜 여.. 2025. 5. 5.
[책 감상/책 추천] 이사벨 아옌데, <영혼의 집> [책 감상/책 추천] 이사벨 아옌데, 칠레 출신 작가 이사벨 아옌데의 첫 번째 장편소설. 191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60년간 4세대의 연대기를 다루는 이 작품을 두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에스테반 가르시아, 네가 아랫도리 간수 잘했잖아? 그럼 이런 일 안 생겼어.” (나는 를 보지도 않았고 연애 프로그램에 관심도 없는데 어째서인지 이 밈만은 알고 있다…)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만든 등장인물 관계표를 보시라. 니베아-클라라-블랑카-알바, 이렇게 4세대의 여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느끼는 점은, 역시 에스테반 트루에바가 🐶새끼라는 점이다. 그 얘기를 하려면 일단 소설의 맨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니베아의 딸인 클라라는 영적인 재능이 있어서 미래도 예견하고 영혼도 보는데, 어릴 때 몇 년간 말을 .. 2025.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