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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361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지구에서 한아뿐>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내가 좋아하는 정세랑 작가의 친환경적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우주적 규모의 사랑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주인공인 한아는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는, 옷 수선집 주인이다. 그가 하는 옷 수선이란 일종의 재활용으로, 대개 아끼는 사람(고인이나 가족, 친구 등)의 옷을 리폼해 입으려는 이들의 옷을 새롭게 탈바꿈시켜 주는 일을 한다(참고로 아래 인용문에 나오는 ‘환생’은 한아의 수선집 이름이다).환생은 큰길에서 먼 한가한 지역에, 약간 움츠린 듯 보이는 작은 벽돌 건물 일층에 있는 옷 수선집이었다. 수선을 한참 넘어가는 영역으로 들어선 지 오래지만, 딱히 또 수선이 아니라고 하기도 어려웠고 업사이클링이라는 말도 맞긴 맞지만 어쩐지 그러면 큰 단위로 뭔가를 해야 할 .. 2026. 8. 17.
[책 감상/책 추천] 제넷 맥커디, <Half His Age> [책 감상/책 추천] 제넷 맥커디, 우리나라에는 아마 니켈로디언 채널이 만든 십 대를 위한 시트콤 (2007-2012)에서 칼리(미란다 코스그로브 분)의 절친 샘 역을 맡은 배우로 가장 잘 알려져 있을 작가, 제넷 맥커디의 첫 장편소설이다(여담이지만 왜 저자 이름을 ‘제넷’이라고 음차했는지 모르겠다. 보통 이런 스펠링은 ‘지넷’으로 읽는데 말이다). 그의 작가 데뷔작은 아마도 국내에도 꽤 큰 충격을 불러온, 솔직하고 슬픈 에세이 다. 이 소설은 자극적이라고 할까,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한다. 왈도라는 이름의 열일곱 살 소녀는 미국 알래스카 주 앵커리지에서 엄마랑 같이 산다. 친아빠는 오래전에 엄마를 떠났다. 애 하나 딸린 여자라고 해도 노력하면 그렇게까지 불행하게는 살지 않을 수 있는데 엄마가 심각한.. 2026. 8. 14.
[책 감상/책 추천] 캐시 박 홍, <마이너 필링스> [책 감상/책 추천] 캐시 박 홍, 이민 2세대, 한국계 미국인 작가 캐시 박 홍의 에세이. 미국에서 아시아인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담았다. 제목의 ‘마이너 필링스’는, 인종 차별적 행위를 당했을 때 느끼는 감정을 가리킨다(참고로 아래 인용문에 등장하는 프라이어는 잠시 후에 조금 더 자세히 언급할 예정이다).프라이어는 내가 소수적 감정(minor feelings)으로 칭하는 것을 채널링하는 사람이었다. 소수적 감정은 일상에서 격는 인종적 체험의 앙금이 쌓이고 내가 인식하는 현실이 끊임없이 의심받거나 무시당하는 것에 자극받아 생긴 부정적이고, 불쾌하고, 따라서 보기에도 안 좋은 일련의 인종화된 감정을 가리킨다. 이를테면 어떤 모욕을 듣고 그게 인종차별이라는 것을 뻔히 알겠는데도 그건 전부.. 2026. 8. 12.
[책 감상/책 추천] 샘 J. 밀러, <슈퍼히어로의 단식법> [책 감상/책 추천] 샘 J. 밀러, 십 대 게이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한 게이 소년이 자신을 굶길수록 온 몸의 감각이 예민해지고 슈퍼 파워를 얻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아빠 없이 혼자서 고된 노동으로 자신을 먹여 살리는 엄마와 어느 날 갑자기 가출한 누나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누나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을지도 모르는 잘생긴 남학생 타리크에게 접근하기로 하는데… 사실 그는 타리크를 짝사랑하고 있다. 주인공 맷은 단식이 자신의 몸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하는데, 각 장(章)은 이런 감각의 발견으로 시작한다. 예를 들어 이런 것.우리 몸은 희한한 방식들로 자신의 굶주림을 표현하곤 해. 어떤 방식은 직설적이기도 하고. 음식에 대한 굶주림은 네 배 속에서 시작되지. 성에.. 2026. 8. 10.
[책 감상/책 추천] 트렌트 돌턴, <Gravity Let Me Go> [책 감상/책 추천] 트렌트 돌턴, 내가 눈물 콧물 흘리며 읽은 의 저자 트렌트 돌턴의 최신작(2025년 10월 출간). 언제나 그랬듯 이번 작품에도 저자 본인의 모습이 많이 담겼다고 한다.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은 호주 퀸즐랜드 주의 살기 좋기 좋은 동네, ‘쥬빌리’에 사는 노아 코크. 그는 범죄 사건들을 취재해 온 저널리스트이다. 어느 날, 그가 아내 리타와 두 딸, 에린과 클렘(클레멘타인의 애칭)과 같이 사는 집의 우편함에 정체 모를 인물로부터 온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이 수상한 메시지를 통해 그는 탐신 펠로우스라는 실종 여성의 시신을 발견하고, 이 사건에 대해 책을 썼다. 자기 집 우편함에서 평생 한 번 접할까 말까 한 특종을 얻은 셈. 문제는 그가 이 책에 몰두하느라 가족을 돌보는 데는 .. 2026. 8. 7.
[책 감상/책 추천] 루스 웨어, <우먼 인 캐빈 10> [책 감상/책 추천] 루스 웨어,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 (2025)의 원작 소설. 영화가 넷플릭스에 떴을 때부터 보려고 했는데 원작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가진 고질병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런 건 원작을 무조건 먼저 접해야 하는 ‘원작 먼저병’이기에 일단 책부터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영화 트레일러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이 소설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라는 여행 잡지에서 일하는 로라 블랙록(영화에서는 키이라 나이틀리 분). ‘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는 어느 날 집 안에 들어온 도둑을 마주한 이후 트라우마가 생겨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하지만 바로 그 주의 주말, 자신의 상사 로완을 대신해 오로라호라는 호화로운 크루즈선에.. 2026.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