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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Genie(지니)>(2023)

by Jaime Chung 2023.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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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Genie(지니)>(2023)

 

 

버나드(파파 에시에듀 분)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에 미친 워커홀릭이다. 그는 어린 딸 이브(조딘 매킨토시 분)의 생일날, 퇴근하려는 길에 악덕 사장(알란 커밍 분)과 사장이 데려온 손님 때문에 발이 묶여 더 일을 하다가 뒤늦게 퇴근한다. 집에 가 보니 딸은 이미 잠들어 있고, 아내 줄리(드니 벤튼 분)는 실망한 얼굴로 버나드를 맞는다. (엄마가 깨운) 딸에게 줄 선물도 미리 준비하지 못한 버나드는 방에 있던, 색색깔의 가짜 보석으로 장식된 것 같은 보석 상자를 대충 비닐 봉지에 싸서 딸에게 건넨다. 물론 애가 그걸 좋아할 리는 만무하다. 자기가 원하는 건 인형의 집이었다고 말하는 이브. 아내는 버나드에게 일 때문에 가족과 함께할 시간도 내지 못할 거라면 우리 관계를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며 실망한 딸을 데리고 친정 댁으로 가 버린다. 다음 날, 슬픔에 빠진 버나드는 딸에게 줬다가 버림받은 그 보석 상자를 별 생각 없이 문질러 보고, 갑자기 등장한 한 여인(멜리사 맥카시 분)을 보고 깜짝 놀란다. 이 여인은 자신이 소원을 이루어 주는 요정 지니라고 주장하는데…

나는 크리스마스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애초에 크리스마스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왜 봤느냐, 맞습니다, 다 멜리사 맥카시 때문입니다. 내가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IMDB는 6점이었는데 지금은 5.9점이다(내가 영화를 끝낸 지 며칠 되었을 때는 5.8점이었다. 이것도 그나마 올라간 거임).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지 않았다면 보지 않았을 이런 영화…

내용은 상당히 예측 가능하게 흘러간다. 지니는 버나드가 말하는 이런저런 소원을 들어주는데, 당연히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소원은 못 들어준다. 그래서 버나드와 지니가 머리를 짜내고 힘을 합해서 줄리와 이브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궁극적으로 버나드가 원하는 게 줄리와 이브와 다시 함께 살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이런저런 참사가 일어나지만, 어쨌든 해피 엔딩. 지니는 버나드가 이기심과 탐욕이 없고, 그저 자신의 가정이 행복해지기를 바랐다는 점에 감동하고, 그가 자신과 나눈 우정에 감사한다는 점까지 크리스마스 영화답다.

지니가 왜 ‘브레이브하트’풍의 옷을 입고 (과거 회상 씬에서) ‘브레이브하트’풍의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있는지는 별로 걱정하지 말자. ‘브레이브하트’로 알려진 스코틀랜드 전사는 13세기 후반 사람인데 지니가 이 시대 스코틀랜드인이었다면 (참고로 멜리사 맥카시는 스코틀랜드 액센트로 이 지니를 연기하지는 않는다. 그럼 도대체 그 옷이며 분장은 다 뭔데?) 어떻게 예수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는지 설명할 수가 없지만 (시대가 안 맞으니까) 그것 역시 걱정하지 말자. 어차피 이런 영화에 리얼리티를 바랄 수는 없으니까. 여담이지만, 여자가 주인공이고 남자가 지니였다면 주인공은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나라면 전 세계의 여성 혐오를 끝내 달라고 했을 거고, 그럼 진정한 해피 엔딩이 됐을 거다. 호호. 올해 크리스마스 소원은 이걸로 하겠습니다.

적당히 바보스럽고 (내 의문은 버나드가 지니와 함께 있어야만 그녀가 버나드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아니라면 버나드의 고난은 훨씬 쉽게 해결됐을 테니까) 적당히 기분 좋게 해 주는(feel-good) 영화라도 괜찮다면 크리스마스 영화로 이것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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