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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4

[책 감상/책 추천] 유리관, <교정의 요정> [책 감상/책 추천] 유리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아니, 이분 화가 많으시네….” 그도 그럴 것이, 저자가 교정공이기 때문이다. ‘-던’(과거)과 ‘-든’(선택), ‘-로써(수단)’과 ‘-로서(자격)’ 등을 구분하지 못하고 틀리게 써 놓은 글을 고치고 있다 보면, (저자 말대로) ‘끼새수교(’교수새끼’를 뒤집은 것)’들 욕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나도 교정 일을 해 봐서 아는데, 틀리는 사람은 만날 똑같은 부분을 똑같이 틀린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이 과연 의미가 있는 일인지, 이게 도대체 무슨 소용인지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그걸 저자는 이렇게 표현했다.내가 도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이제는 희미해졌습니다. 교정공이라는 직업도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바늘방.. 2024. 9. 25.
[책 감상/책 추천] 김정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책 감상/책 추천] 김정선, 20년 넘게 단행본 교정 교열을 해 온 저자가 전작 에 이어 이번에는 문장을 다듬는 법을 알려 준다(부제도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이다). 저자는 뻣뻣하게 이런저런 '비문학적' 내용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전작처럼) 짧은 소설 이야기와 병행한다. 함인주라는 (가상의) 작가의 글을 고친 이야기 속 화자가 어느 날 작가로부터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하고 묻는 메일을 받는다. 화자는 다소 당황하지만 '모든 문장은 이상하고 '정상적인' 문장이란 없다. 나는 교열자로서 적어도 당신의 글에 있는 모든 문장이 일관성 있게 이상하도록 고칠 뿐이다.'라고 답장을 보낸다. 이 말에 작가는 다시 답장을 하고, 그들은 다소 철학적이기까지 한 토론에 이른다(한국어 글쓰기 책에.. 2018. 7. 18.
[책 감상/책 추천] 메리 노리스, <뉴욕은 교열 중> [책 감상/책 추천] 메리 노리스, 메리 노리스는 에서 35년간 교열 일을 맡아 온 책임 교열자이다. 별명은 '콤마 퀸(Comma Queen)'.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이 처음 가졌던 직업(공공 수영장에서 사람들 발에 무좀이 있는지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해 에 입사한 이야기, 그곳에서 다른 교열자들에게 배운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저자는 (당연히) he/she, 콤마, 하이픈, that/which, 대시, 세미콜론, 콜론 등, 영어 문법에 관해서도 살펴본다. 이 부분은 영어 공부에 크게 직접적인 도움은 안 되겠으나 그래도 교양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보면 좋다. 사실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활자 중독자 또는 영어든 한국어든 간에 '틀린 건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하.. 2018. 7. 17.
[책 감상/책 추천] 미야기 아야코, <교열걸> (1~3) [책 감상/책 추천] 미야기 아야코, (1~3) 세련된 패션 센스를 자랑하는 고노 에쓰코는 패션 잡지 의 편집자가 되고 싶어서 출판사에 입사했지만 어째서인지 교열부에 배치된다. 그녀 주변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선배 요네오카, 에쓰코가 바라는 꿈의 일을 하고 있는 편집자 모리오, 작가 접대에만 바쁘고 교열 내용은 확인하지도 않는 편집자 가이즈카, 새송이버섯을 닮은 교열부 부장, 일은 열심이고 성실하지만 꾸밀 줄 모르는 후지이와 등이 있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편집부로 이동하겠다는 야심찬 꿈을 가진 그녀는 과연 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교열자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교열이란 '문서나 원고 등의 내용 가운데 잘못되거나 불충분한 점을 조사하고 검토하여 정정하거나 교.. 2018.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