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43 [책 감상/책 추천] 누누 칼러, <물욕의 세계> [책 감상/책 추천] 누누 칼러, 내가 이번 달에 읽고 후기를 썼던 의 작가 누누 칼러의 최근작. 이번에도 그는 과소비를 부추기는 현대 산업을 비판한다. 단순히 의류 산업뿐 아니라 불안이라든지 공포 또는 쾌감 등 강렬한 감정을 불어넣어 소비를 촉진하는 현대 산업 전반을! 그런 산업 중 하나가 바로 화장품 산업과 다이어트 산업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여성은 ‘아름다워야 한다’라는 사회적 기대와 압박을 받으며 자란다. 패션뿐 아니라 다이어트, 화장품 산업은 이런 세뇌에 가까운 ‘프로그래밍’ 없이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바로 이것이 화장품 산업의 술책이다. 백 년 가까이 불안의 원칙으로 성공을 거둔 산업은 이 분야를 제외하곤 어디에도 없다. 친애하는 여성이여, 당신은 시각적으로 뭔가 부족합니다! 성공하려면 .. 2025. 10. 6. [책 감상/책 추천] 김경일, 류한욱, <적절한 좌절> [책 감상/책 추천] 김경일, 류한욱, 저자 김경일은 인지심리학자, 류한욱은 소아정신과 의사다. 둘이 합심하여 ‘이 시대 심리적 미성숙’에 관해 책을 썼다. 거의 전 세계적으로 요즘 젊은 세대들은 ‘나약하다’고들 하는데 애비게일 슈라이어의 이 미국 버전의 이야기라면, 이것은 한국 버전이다. 좋은 대학교에 가서 돈을 많이 버는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이자 성취가 된 젊은 세대는 부모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며 진정한 의미의 개인으로서, 성인으로서 ‘독립하지’ 못했다는 평들이 많다. 두 저자는 특히 이러한 한국의 젊은 세대를 키우는 부모와 젊은 세대, 그러니까 성인이 되었으나 아직 충분히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조언을 제공한다.저자들은, 아이가 태어나서 성인이 되어 .. 2025. 9. 8. [책 감상/책 추천] 에밀리 부틀,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책 감상/책 추천] 에밀리 부틀, ‘진정성’, 이처럼 상투적이고 깊은 생각 없이 쓰이는 말이 있을까. 사람들은 연예인이 ‘진실(authentic)’하지 않다고, 가식적이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나는 이 단어에 대한, 정확히는 이 단어가 가리키는 바에 대한 믿음을 잃은 지 오래다. 아마 10년쯤 전, 내가 조지프 히스와 앤드류 포터의 를 읽었을 때쯤이었던 것 같다. 어떤 연예인이 한 말이 (예컨대 “팬 여러분 사랑해요!”)가 진심인지, 미디어에서 비추어지는 모습이 실제 그 자신의 모습과 같은지 아닌지 우리가 어떻게 알까. 연예인은 다 이미지 장사인데. 그 연예인이 유난히 솔직한 사람이라고 해도, 애초에 우리가 다른 사람의 (연예인이든 아니든) 진심을 알 수가 있나? 너무 회의적이라고? 글쎄. 어쨌든 나.. 2025. 9. 5. [책 감상/책 추천] 김관욱, <사람입니다, 고객님> [책 감상/책 추천] 김관욱, 콜센터 상담원들을 현장 연구한 저자의 민족지(ethnography). 저자는 의사 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덕에, 그토록 연구하고 싶던 콜센터 직원들을 금연 상담 의사 신분으로 만나 많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좋은 학력이 어디에서 뭘 하든 도움이 될 거라며, “네가 나가서 노래를 부른들 박사학위가 쓸모없을 것 같냐”라는 닥터 베르의 지도 교수님 말씀이 떠오른다). 그 덕분에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다. 1970, 1980년대에 소위 ‘공순이’로 불리던 여공의 삶이 2010, 2020년대에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콜순이’라 불리는 콜센터 상담원으로 반복된다. 이 여성들은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하지만 인정받지 못한다는 큰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그 공통점에 하나를 더 추가하.. 2025. 9. 3. [책 감상/책 추천] 마이클 이스터, <가짜 결핍> [책 감상/책 추천] 마이클 이스터, 풍족한 시대에 왜 현대인은 여전히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 인류가 문명을 발전시켜 오는 동안 뇌는 여전히 결핍에 집중하도록 프로그램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우리는 왜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지 답을 찾아낸다.내가 이 책을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몇 군데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짚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흔히 옛날을 떠올릴 때, 그러니까 산업이 덜 발전했을 시절에 인간은 적게 가진 상태로 안분지족했다는 식으로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것은 환상이다. 물건을 소유하는 것은 생존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인간은 가능한 한 많이 가지려 했다.물론 과거 인류가 오늘날 우리만큼 소유물을 많.. 2025. 7. 21. [책 감상/책 추천] 김성우,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책 감상/책 추천] 김성우, 요즘 흔히들 쓰는 챗GPT,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 같은 인공지능이 우리의 읽기와 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고찰한 글. 솔직히 내가 이 책을 읽을 때 내 마음가짐이…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이걸로 리뷰를 써도 되나 싶긴 하다. 그렇다고 이 책을 소개를 안 하고 넘어가자니, 소개받을 가치가 있는 책을 무시하는 것 같고… 그래서 내 깜냥으로 할 수 있는 만큼, 내가 이해한 만큼이라도 써 보기로 했다. 글이 다소 파편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나 그것은 전적으로 내가 이 책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책은 잘못이 없어! ‘들어가기’에 이미 저자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명백하게 밝혔다. 인공지능이 학습한 텍스트 자체가 대부분은 원어민이 쓴 것일 테고, 또 그 저자들.. 2025. 7. 16.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