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37 [책 감상/책 추천] 이얼 프레스, <더티 워크> [책 감상/책 추천] 이얼 프레스, 저자는 이 사회가 돌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더러운’ 일들을 ‘더티 워크(dirty work)’라고 명명했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더럽다는 게 아니라, 비윤리적이고 노동자의 정신 건강에 큰 악영향을 끼치는 일을 말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렇다.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필수노동 가운데는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고 여겨져 더욱 은밀한 곳으로 숨어든 노동이 있다. 나는 이를 ‘더티 워크’라고 부른다.” 저자가 살펴보는 ‘더티 워크’는 크게 네 가지이다. 교도소의 간수, 드론 조종사, 도살장 노동자, 그리고 시추선 노동자. 솔직히, 얼마 전에 한국 교도관의 에세이인 김도영의 를 읽었기에 저자가 밝히는, 교도소 내 재소자에 .. 2025. 6. 18. [책 감상/책 추천] 맥스 디킨스, <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 [책 감상/책 추천] 맥스 디킨스, 존 햄버그가 감독하고 폴 러드가 주연한 (2009)이라는 영화에서 피터(폴 러드 분)는 여자 친구 주이(라시다 존스 분)에게 청혼한다. 주이가 이를 승낙하자마자 커플은 결혼식을 계획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피터는 큰 난관에 봉착하는데, 그것은 바로 신랑 들러리를 해 달라고 부탁할 만한 남자 친구가 없다는 것. 성격이 워낙에 다정하고 섬세한 편인지라 동성 친구보다 여자 사람 친구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신랑 들러리를 세울 남자 친구를 찾기 위해 피터는 ‘우정 데이트’에 나서는데… 갑자기 이 영화 이야기를 왜 꺼내느냐면, 이 논픽션의 저자 코미디언 맥스 디킨스도 똑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자 친구 나오미에게 청혼을 하려고 계획을 세우다 보니 신랑 들러리를 맡아.. 2025. 6. 16. [책 감상/책 추천] 레베카 터식, <시팅 프리티> [책 감상/책 추천] 레베카 터식, 이 책은 휠체어 사용자인 저자의 에세이이다. 제목에 쓰인 ‘시팅 프리티(sitting pretty)’는 역자 주대로,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sitting pretty는 말 그대로 해석하면 ‘예쁘게 앉아 있다’는 의미이지만, ‘안락하고 좋은 상황에 놓여있다’는 관용적 의미도 있다.” 저자는 어린 나이에 암을 앓았고, 영구적 마비를 진단받았다. 따라서 이 표현은 휠체어를 쓰기에 ‘(휠체어에) 예쁘게 앉아 있다’라는 표면적 의미와 ‘안락한 상황(대체로 돈이 많아서)에 처해 있다’(케임브릿지 사전)는 관용적인 의미를 동시에 가진다. 저자는 자신이 “휠체어로도 잘 돌아다니고, 잘 지낸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 표현을 사용자명으로 정했다고 밝혔다(그의 트위터 아이디는.. 2025. 2. 14. [책 감상/책 추천] 김성연(우디), <GEN Z 인문학> [책 감상/책 추천] 김성연(우디), 제목부터 ‘GEN Z’들을 겨냥한 인문학 서적. 적어도 목표는 그러하다. 개인적으로 청소년을 타깃으로 해서 그들이 알고 싶어 할, 또는 알아야 할 디지털, 또는 IT 관련 인문학을 소개한다는 취지는 참 좋았으나, 그걸 풀어내는 방식이 조금 아쉬웠다. 아무래도 요즘 세대는 어려서부터 스마트폰과 같이 자라서 기성 세대보다 디지털에 더욱 익숙하나, 그것 없이 살아 본 적이 없으므로 오히려 그에 대한 비판적 사고는 부족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들은 디지털 문해 교육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걸 제공해 줘야 했다. 그런데 그게 조금 잘 안 됐달까. 애초에 얇은 책이고, 청소년을 위해 쓰였으니 이 분야의 석학들이 토론할 만한 깊디깊은 내용은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 2025. 1. 22. [책 감상/책 추천] 조너선 갓셜, <이야기를 횡단하는 호모 픽투스의 모험> [책 감상/책 추천] 조너선 갓셜, 에 이어 이야기를 사랑하는 인간의 본능을 다룬 조너선 갓셜의 논픽션. 전작에서 저자가 ‘인간은 왜 그토록 이야기를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며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다양한 이득을 살펴보았다면, 이번 책에서는 그 이야기가 얼마나 중독적이고 위험한지를 설명한다. 이야기가 위험하다니?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그것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과도 관련이 있다. 저자가 ‘이야기’라고 할 때, 그것은 TV 드라마나 영화, 소설 속 ‘이야기’뿐 아니라 개인이 삶을 보는 태도와 관점, 그리고 삶 속 이야기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서 나는 정치적으로 A 당을 지지하니까 정의롭고 선한 사람이고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은 악한 사람이라고 보는 시야도 저자가 말하.. 2024. 9. 27. [책 감상/책 추천] 올리비아 얄롭, <인플루언서 탐구> [책 감상/책 추천] 올리비아 얄롭,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유튜브 등의 ‘인플루언서’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 위치에 오르게 된 걸까? 그들이 실제로 재능이 있어서? 아니면 단순히 운일까? 그들이 정말 그 물질적 성공과 명성을 누릴 자격이 있을까? 인플루언서들을 보며 그렇게 생각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원래 광고 업계에서 일하다가 ‘인플루언서’들의 등장 및 성장으로 인해 이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일해야 하는 자리에 오게 되었다. 저자는 스스로도 (성공한) 인플루언서가 되려고 노력해 보면서 이 책을 썼다. 제목대로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탐구이다.나는 솔직히 다소 보수적인 성격이라서 그런지 인플루언서에 대한 동경이나 부러움은 없다. 아니, 내가 내향적이라 남들 앞에 나서기 싫어해서 그런 건가? .. 2024. 9. 16. 이전 1 2 3 4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