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추천2 [책 감상/책 추천] 레이첼 E. 그로스, <버자이너> [책 감상/책 추천] 레이첼 E. 그로스, 이 책의 저자는 세균성 질염으로 고생하다가, 딱히 치료 방법이 없다는 말에 정말 마지막 수단으로 (의사의 말을 빌리자면) “엄밀히 말하면 쥐약”인 붕산을 질정으로 삽입했다. 열흘간 꼬박꼬박 처방을 따르던 어느 날, 새벽 3시에 일어나 반쯤 덜 깬 채로 화장실에 가서 질에 넣어야 할 붕산을 아무 생각 없이 입에 넣어 버렸다! 다행히 위세척까지는 할 필요가 없었고 저자는 무사했다. 이 일은 저자로 하여금 “내 생식기에 관해 내가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계기였고, 이는 또한 “이 책이 탄생한 순간”이었다.책 제목으로 쓰인 ‘버자이너(vagina)’는 여성 생식기나 질을 뜻한다. 당연히 책의 초점도 여성 생식기에 맞추어져 있다. 남성의 생식기에 .. 2024. 9. 9. [책 감상/책 추천] 어맨다 몬텔, <컬티시> [책 감상/책 추천] 어맨다 몬텔, 는 언어학자 어맨다 몬텔(그녀의 전작 후기)이 ‘광신의 언어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컬트스러운(cultish)’한 현대 미국 문화의 여러 단면을 살펴본 책이다. “왜 멀쩡한 사람이 사이비 종교나 사기, 음모론에 빠져들까?” 책 소개에서도 하는 질문인데, 실제로 많은 이들이 이 질문에 공감할 것이다. 사이비 종교인, 사기꾼, 음모론자들이 피해자들을 현혹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언어학자인 저자는 ‘언어’에 집중했다. 근본적으로 사이비 종교인나 사기꾼, 음모론자들이 피해자들과 다소 특별한 언어로 커뮤니케이션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1부에 이렇게 썼다. 진정한 해답은 바로 말에 있다. 전달하는 것, 기존 단어를 교묘하게 재정의하는 것(혹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는.. 2023. 3.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