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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월말 결산] 2024년 9월에 읽은 책

by Jaime Chung 2024.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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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결산] 2024년 9월에 읽은 책

 

2024년 9월에 읽은 책들은 총 10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레이첼 E. 그로스, <버자이너> ⭐️⭐️⭐️⭐️
여성 생식기에 관한 논픽션. 저자는 세균성 질염에 걸린 적이 있는데 이때 자신뿐 아니라 의학, 과학이 여성의 몸에 대해 아직도 잘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를 기회로 삼아 여성 생식기에 관해 연구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모든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박정연, <나, 블루칼라 여자> ⭐️⭐️⭐️
블루칼라 직업을 가진 여성들을 저자가 인터뷰해 정리한 논픽션.
할란 엘리슨,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비명을 질러야 한다> ⭐️⭐️⭐️
SF계의 거장 할란 엘리슨의 단편 소설들을 모은 세 권의 시리즈 중 두 번째 권. 몇몇 작품들은 좋았으나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 SF 팬이라면 내가 추천하지 않아도 이미 알아서 읽으시겠지만 SF 팬이 아니라면 그냥 교양 수준으로 한 권 정도, 아니면 끌리는 단편들만 골라서 읽어도 될 것 같다.
올리비아 얄롭, <인플루언서 탐구> ⭐️⭐️⭐️
제목 그대로 인플루언서 탐구. 한국인으로선 익숙하지 않을 ‘브레드튜브’나 유튜버들 사이의 드라마 이야기도 나오는데 사이버렉카 이야기도 나왔으면 재미있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관심 있는 분들은 흥미롭게 보실 듯.
Hannah Nicole Maehrer, <Assistant to the Villain> ⭐️⭐️⭐️
로맨스 작가 해나 니콜 매어는 ‘내가 만약에 도덕적으로 모호한 악당의 비서였다면?’ 하고 상상해 보고 그걸 짧은 틱톡 영상 시리즈로 만들었다. 그 영상들은 인기를 끌었고, 매어는 이 주제를 가지고 소설을 쓰기에 이른다. 그렇게 탄생한 게 바로 이것. 햇살캐인 여주 이비가 남주인 ‘악당’의 비서가 되어 같이 일하면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나름대로 반전도 있고 귀엽다. 현재 후속작인 <Apprentice to the Villain>까지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라.
박신영, <역사 즐기는 법> ⭐️⭐️⭐️⭐️
역사 덕후인 저자가 알려 주는, 역사를 ‘즐기는’ 방법들. 길지 않고 얇은 책인데 실용적인 방법들이 많아서, 역사에 관심은 있지만 친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듯.
유리관, <교정의 요정> ⭐️⭐️⭐️
교정공인 저자의 일기. 읽다 보면 저자가 화가 많으신 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일이 일인지라… 총 3부로 되어 있는데 2부와 3부는 취향이 많이 갈릴 수 있다. 그렇지만 1부는 교정 일을 잘 모르는 분들이 읽어도 빵빵 터질 만큼 재미있으니 이것만큼은 한번 거들떠보시라.
조너선 갓셜, <이야기를 횡단하는 호모 픽투스의 모험> ⭐️⭐️⭐️⭐️
<스토리텔링 애니멀>에 이어서 ‘이야기’라는 주제에 천착하는 조너선 갓셜이 이번에는 이야기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야기는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란 소설이나 TV 드라마, 영화뿐 아니라 삶을 보는 관점까지 모두 포함하는 아주 큰 개념이다. ‘나는 A 당을 지지하니까 선하고 정의로운 사람이고, 다른 당 지지자들은 모두 악하고 비열한 자들이다’ 같은 관점까지. 아주 흥미로운 책이어서 누구나 한번 읽어 볼 만하다.
개브리얼 제빈, <비바, 제인> ⭐️⭐️⭐️⭐️
하원의원과 섹스 스캔들이 터진 젊은 여성 아비바 그로스먼. 그녀를 포함해 네 여자(어머니 레이철, 딸 루비, 하원의원의 아내 엠베스, 그리고 아비바/제인 본인)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젊은 날의 실수로 주홍 글씨를 새기게 만드는 현실에 대한 비판인데 그걸 너무 심각하거나 어둡지 않게, 여전히 밝고 유머러스한 톤으로 그렸다. 추천.
이언 매큐언, <첫 사랑 마지막 의식> ⭐️⭐️⭐️
아마도 <속죄>(영화 <Atonement(어톤먼트)>(2007)의 원작 소설)로 가장 유명할 영국의 작가 이언 매큐언이 작가 생활 초기에 쓴 단편들 모음. 최근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판본으로 다시 출간되었길래 읽어봤다. 요약하자면, 아주 성(性)적이고 충격적이며 역겹다고까지 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예컨대 포르말린으로 보관된 남성기를 신주단지 모시듯 아끼는 남자, 어린 여동생을 성추행하는 소년, 나체 쇼 리허설 중에 실제로 섹스하는 배우들 이야기 등등. 개인적으로는 ‘왜 이런 작품들을 쓰셨어요?’라고 작가에게 묻고 싶었다. 도대체 뭘 위한 충격이지? 사회의 어둡지만 무시할 수 없는 면, 추악한 진실을 보여 주기 위함이라면 이해가 되는데 이것들은 딱히 그렇지도 않고 오직 충격을 주기 위해서만 자극적으로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이미 기존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 본 독자라면 이걸 어떻게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언 매큐언을 이 단편선으로 처음으로 접하려고 하는 독자라면, 아마 큰 충격을 받고 학을 떼지 않을까. 이언 매큐언이 익숙하지 않다면 <속죄>라든지 <칠드런 액트>라든지 <체실 비치에서> 등등 다른 유명하고 인기 있는 작품들을 먼저 읽기를 권한다. 첫 작품으로 접하기엔 너무 충격적이고, 취향과 비위에 따라 ‘다시는 이언 매큐언을 읽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이언 매큐언을 읽기를 완전히 관두진 않겠지만, 적어도 이걸 다시 읽거나 이게 괜찮다고 생각할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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