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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High Note(2021,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 - 황금귀가 아니라도 볼만한 음악 영화

by Jaime Chung 2021.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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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High Note(2021,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 - 황금귀가 아니라도 볼만한 음악 영화

 

 

감독: 니샤 가나트라(Nisha Ganatra)

 

매기(Maggie, 다코타 존슨 분)는, 나이 40이 넘어 아직도 현역인 디바 그레이스 데이비스(Grace Davis, 트레시 엘리스 로스 분)의 개인 비서이다.

그녀가 하는 일은 대체로 그레이스의 일정 관리이지만, 사실 그녀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

그레이스 몰래 그레이스의 라이브 앨범을 이렇게 저렇게 손보며 어떻게 이걸 그레이스에게 전해 줄까 고민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매기의 룸메이트이자 절친인 케이티(Katie, 조이 차오 분)는 그레이스는 매기의 성(姓)도 모를 거라고, 그런 댓스타가 잣신을 친구라고 여겨 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레이스의 라이브 앨범을 혼자 작업 중이던 어느 날, 그레이스의 음악 작업에도 관여하는 매니저 잭(Jack, 아이스 큐브 분)은 그레이스의 히트 곡 <Bad Girl>을 요새 젊은이들을 위한 클럽용 리믹스로 만들어 보지 않겠느냐며, 유명한 디제이와 만남을 주선한다.

그레이스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클럽 음악을 만든다고? 매기는 정말 온 힘을 다해서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매기답지 않게, 비서라는 자신의 지위도 잊어버리고 나서서 클럽 음악은 안 될 일이라며 말리고 솔직히 자신이 그레이스의 라이브 앨범을 손봐 왔다고 말하는데...

 

전용기에서 내린 그레이스(오른쪽)를 모시는 중인 매기(왼쪽)
매기와 목 관리 중인 그레이스
데이비드를 프로듀싱 중인 매기

 

제목에서도 감이 오지만 (국내 개봉명보다는 원작 쪽이 더) 음악 영화이다.

주인공이 매기는 프로듀서가 꿈이라서 첫 장면부터 스튜디오에서 그레이스의 라이브 앨범 녹음본을 (그레이스 모르게) 이렇게 저렇게 보정하면서 들어 보고 감탄하는데, 솔직히 나는 황금귀가 아니라서 뭐가 다른 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극 중에서 잘한다고 하니까 그러려니... (머쓱)

 

신기한 TMI 하나. 극 중 '슈퍼스타'인 그레이스 데이비스 역을 맡은 배우 트레시 엘리스 로스는 1970년대에 가장 성공한 여성 아티스트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의 딸이고, 비서 매기의 역을 맡은 다코타 존슨은 골든 글로브 상에 빛나는 배우 멜라니 그리피스(Melanie Griffith)의 딸이다.

 

영화를 보면서 '데이비드(켈빈 해리슨 주니어 분)는 도대체 뭘 하는데 젊은 나이에 저렇게 부자야?'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후반부에 왜 그런지 설명이 된다. 나름대로 반전이랄까.

그 반전이 약간... 한국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더 이상은 말하지 않겠다만.

 

영화 시작할 때 처음 나오는 <Bad Girl> 노래는 좋고 그레이스 활동 초기 곡이라 생각하면 잘 어울린다.

그런데 영화 마지막에 그레이스가 부르는 노래는 뭔가 요즘 팝 가수가 부를 법한 노래 같다. 그것도 싱글 컷도 아니고, 수록곡도 아니고 B 사이드 느낌.

왜 이렇게 그레이스의 이미지랑 맞지도 않는, 특색도 없고 재미도 없는 노래를 골랐는지 모르겠다.

내가 황금귀의 소유자가 아닌 건 인정한다면, 그래도 대중의 취향, 대중이 받아들이는 범위라는 게 있는 건데 그 노래는 정말 별로였다.

그리고 '황금귀'를 가진 사람은 다 그런 건진 모르겠는데(아마 아니겠지만) 매기가 자꾸 자신의 지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나는 이렇게 음악을 잘 알아!'라고 어필하는 것 같아서 참 친구 하기 싫는 타입이구나 생각했다.

이 가수를 몰라? 모 가수가 뫄뫄의 노래를 리메이크했고, 누구는 누구랑 데이트했대 등등. 그런 사소한 사실을 안다고 해서 음악을 듣는 귀, 그리고 그 음악을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들리게 할 수 있는지 아는 거랑 상관없지 않은가. 그건 그냥 매기의 성격인 듯. 

 

그건 그렇고, 여성 작사가나 작곡가의 이미지는 미디어에서도 많이 다루어져서 익숙한데, '여성 프로듀서'는 본 적 없어서 신선했다.

솔직히 매기의 이미지가 프로듀서는 둘째치고 스타의 비서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특히 포스터에 있는 저 매기의 모습. 프랑스를 여행하는 시크하고 감정적으로 건조하기 짝이 없는 차도녀 같은 느낌이다. 이걸 내 선입견, 고정관념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또한 극 중에서 그레이스는 '40대에 히트곡을 낸 여성 가수는 다섯인데 그중 흑인은 한 명뿐'이라는 말을 하면서 나이와 인종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토로한다.

(영화 촬영 당시 기준 시아(Sia, 40세), 마돈나(Madonna, 42세), 베티 미들러(Bette Midler, 43세), 셰어(Cher, 52세), 그리고 티나 터너(Tina Turner, 44세), 이렇게 다섯 명이다. 하지만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 45세)는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과의 듀엣으로 히트곡을 냈으니 따지자면 이 중 흑인은 두 명인 셈. 그리고 영화가 공개됐을 시점에서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49세)도 '40세 이후에 히트곡을 낸 여성 가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영화를 대략 요약하자면 두 여성이 주인공이고, 그 둘의 우정이라면 우정(자신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과 우정이란 걸 키울 수 있다면 말이지) 이야기, 그리고 가족애도 조금 나온다. 

황금귀가 아니어도 볼만한 음악 영화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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