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영화 추천] Metal Lords(2022, 메탈 로드) - 그거 완전 메탈이네!
감독: 피터 솔레트(Peter Sollett)
케빈(Kevin, 제이든 마텔 분)은 어릴 적부터 친구인 헌터(Hunter, 에이드리언 그린스미스 분)와 '스컬퍼커(Skullfucker)'라는 밴드를 하고 있다(포지션은 케빈이 드럼, 헌터가 기타).
정확히는 헌터가 포스트-데스 메탈(post-death metal)에 진심인 데다가 사람을 몰아붙이는 타입이라 그나마 착한 케빈이 많이 참아 주고 받아 주면서 그가 하자는 대로 하고 있는 것에 가깝지만.
어쨌거나 헌터는 학교에서 열리는 밴드 경합 대회 '배틀 오브 더 밴즈(Battle of the Bands)'에 나가고 싶어 한다. 거기에 나가면 이전에 우승했던 메탈 밴드처럼 크게 성공하리란 생각인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멤버가 헌터랑 케빈 둘뿐이라는 것. 베이스 기타가 필요한데 쓸 만한 베이시스트가 없다.
그런데 케빈의 눈에 뜨인 첼리스트 에밀리(Emily, 아이시스 헤인스워스 분)를 영입하면 메탈 음악에 색다른 느낌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쯤 되면 놀랍지도 않지만) 무조건 자기 방식이 옳다고 생각하며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는 헌터는 첼리스트, 그것도 여자애는 별로 '메탈'하지 않다며 반대한다.
저런... 헌터 성격이 너무 불같아서 이대로는 베이시스트 영입이고 나발이고 밴드 해체가 더 빠르지 않을까? 밴드 경합 대회는 어떻게 될까?
메탈 팬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이다.
스포일러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무려 '음악 담당 제작 책임자(music executive producer)'가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의 톰 모렐로(Tom Morello)이다!
그리고 이 덕분에 카메오로 무려 네 명의 메탈계 전설이 등장한다. 한 명은 이미 언급된 톰 모렐로이고, 다른 셋은 앤스랙스(Anthrax)의 스캇 이안(Scott Ian), 메탈리카(Metallica)의 커크 해밋(Kirk Hammett), 그리고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롭 핼포드(Rob Halford)이다. 이 네 명이 잠시, 약 1분 정도 카메오로 등장하는데 배우들도 엄청 신나고 설렜을 듯 ㅎㅎㅎ
메탈 음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카메오 장면에서 엄청 흥분하고 신 날 듯하다.
헌터가 아주 성격이 불같은 게 성격 더럽기도 소문난 프론트맨 몇 명이 떠올랐다(굳이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겠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성격이 순한 케빈이 이를 받아 주는 게, <빅뱅 이론(The Big Bang Theory)>의 셸든과 레너드를 보는 듯한 느낌. 진짜 헌터의 그지 깽깽이 같은 성격을 어떻게 받아 주며 살았냐... 케빈 그저 애도...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제일 성격이 나이스한 애는 애초에 케빈을 영입하려던 다른 밴드, 몰리코들(Mollycollde)의 리더 클레이(Clay)잉 것 같다.
에밀리는 정신병이 있는 게 확실한데 가만히,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폭발하는 게 정확히 무슨 병인지는 모르겠다.
우울증이라는 사람도 있는데, 어쨌거나 약은 마음대로 끊으면 안 되고 꼭 제때 챙겨 먹기를...
메탈 음악이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영화이긴 하지만, '메탈 음악은 너무 귀에 거슬려서 1분도 들어 주기 힘들다' 하는 게 아니라면 딱 영화 러닝 타임만큼만 참아 보시길. 어차피 주인공네 밴드가 하는 음악을 딱히 좋아하지 않아도 이야기를 즐길 수 있으니까.
메탈을 좋아한다면 이 영화의 카메오와 영화에 삽입된 메탈 음악들을 더 즐길 수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메탈을 몰라도 조금 어색한 십 대들의 성장기, 성장 서사를 즐긴다면 이 영화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