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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야기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미국에는 레드넥, 영국에는 차브, 호주에는 '보건(bogan)'이 있다

by Jaime Chung 2018.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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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미국에는 레드넥, 영국에는 차브, 호주에는 '보건(bogan)'이 있다

 

오늘은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보건(bogan)'에 대해 알아볼까 한다.

보건은 한마디로 세련되지 못하고 교양 없는 사람이다. 대개는 노동 계층이며, 더럽고, 게으르다는 인식도 같이 있다.

보건은 옷 입는 거며, 말투며, 태도 등에서 그냥 티가 난다.

미국에서 교육 수준이 낮고 보수적이며 가난한 백인 노동자를 '레드넥(redneck)'이라 부르며 경멸하고 또 영국에서는 교육 수준이 낮고 저급한 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를 '차브(chav)'라고 부르며 골머리를 앓는데, 이거의 비슷한 호주 개념이 보건이라고 보면 된다.

 

 

'보건'이라는 말의 어원은 불명확하다. 확실한 건 가장 처음으로 사용된 용례가 서핑 잡지 <트랙스(Tracks)> 1985년 9월 호라는 점이다("내가 모호크 스타일을 하고 닥터 마틴스(이게 뭔지 모르는 보건들을 위해 알려 주자면 부츠다)를 신으면 어쩔 건데?(So what if I have a Mohawk and wear Dr. Martens (boots for all you uninformed bogans?)")

보건의 가장 전형적인 이미지는 치아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 치아를 관리할 정신적 여유나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그렇다는 인식이다.

옷은 플란넬 셔츠나 후디, 스터비스(Stubbies)라는 브랜드의 반바지와 킹 지(King Gee)라는 브랜드의 작업복, 어그 부츠, 청바지 또는 검은 레깅스 등이 흔하다.

소유한 차도 마치 정해져 있는 것처럼 비슷한데, 홀든 코모도어(Holden Commodore) 아니면 포드 팰컨(Ford Falcon)이다. 물론 잘 관리된 상태일 리가 없다.

이름 뒤에 -z 또는 -za를 붙여 별명을 만드는 것도 보건 문화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샤론(Sharon)'이라는 이름은 '샤즈(Shaz)' 또는 '샤자(Shazza)', '배리(Barry)'는 '배즈(Baz)' 또는 '배자(Bazza)'가 된다.

보건들은 자녀의 이름을 특이하게 짓기도 하는데(소위 일본어에서 'DQN 이름'이라고 하는 것들) '대런(Darren)'과 '재로드(Jarrod)'라는 두 이름을 하나로 합쳐서 '재런(Jarren)' 같은 이름을 지어 주는 게 그 예이다.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법을 준수하는 데 큰 관심이 없으며, 일하는 데 열의가 없거나 바람직한 노동 윤리가 없는 건 거의 보건의 기본 자격이라 할 수 있다.

 

대략 이런 느낌이라고 하면 보건이 어떤 유형의 사람들인지 감이 오시려나...

 

사실 보건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일단 자기보다 좀 낮은 층이며 좀 못 배워 먹은 짓을 한다 싶으면 다 '보건'으로 부르는지라 참 이렇다 하고 딱 설명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런 '보건'들을 다루고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TV 쇼들이 있으니, 이를 보면 대략 감이 잡힐 것이다.

 

<하우저스(Housos)>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영 주택에 사는 보건들의 이야기로, 아주 풍자적이다.

아주 인기가 있어서 TV 시리즈뿐 아니라 영화도 두 편이나 제작되었다.

나도 TV 돌리다가 몇 번 봤는데 진짜 골 때리게 웃기다. 보건들이 하는 짓이 맨날 어디에서 사고 치고 싸우고 섹스하고ㅋㅋ큐ㅠㅠㅋ

 

 

<어퍼 미들 보건(Upper Middle Bogan)>의 주인공 베스(Bess)는 남편과 쌍둥이 자녀를 둔 의사로, 멜버른(Melbourne) 가까운 교외의 좋은 집에서 산다.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평생 자신이 중류층 가문의 일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자신의 친가족은 도시에서 먼 교외에서 드래그 레이싱(drag racing, 특수 개조된 자동차로 짧은 거리를 달리는 경주) 팀을 운영하는 보건이었던 것!

베스가 이 두 가족 사이를 오가며 일어나는 코미디. 중류층과 보건의 라이프스타일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잘 볼 수 있다.

 

보건이라는 개념은 호주 문화의 일부이고, 보건에 대해 알게 되면 호주 문화를 알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보건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웹 사이트를 참고해 보는 것도 좋겠다.

http://www.zezeran.com/2011/05/24/what-does-it-mean-to-be-an-aussie-bogan/

https://www.contentedtraveller.com/australia-sub-culture-bogans/

https://www.dailyexaminer.com.au/news/bogan-australia/621896/

https://theculturetrip.com/pacific/australia/articles/so-who-are-australias-bog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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