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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월말 결산] 2023년 10월에 본 영화들

by Jaime Chung 2023.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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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결산] 2023년 10월에 본 영화들

 

2023년 10월에 본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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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에 대한 배려 없이 작전을 짜는 데다가 선임 코치 필(어니 허드순 분)을 밀치기까지 해서 해고당한 농구 코치 마커스(우디 해럴슨 분). 설상가상으로 잘린 데에 대해 불평하며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경찰차를 박기까지 했다. 음주운전으로 법정에 섰더니 판사는 사회 봉사 90일을 명한다. 지적 장애가 있는 농구 선수들이 있는 ‘더 프렌즈’라는 팀을 코치하라는 것이다. 선수 개인을 알아가고 인간적으로 교류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고 어떻게 하면 ‘이기는’ 작전을 짜서 내가 잘나가는 NBA 코치가 될까만 머리에 가득한 마커스가 과연 이들을 ‘챔피언’으로 이끌 수 있을까?

동명의 인기 스페인 영화를 정식 리메이크했다. 솔직히 뒷내용은 줄거리만 봐도 눈에 그려지지 않습니까? 그래도 훈훈하게 볼만한 스포츠 영화. 나처럼 농구를 모르고 관심이 없어도 재밌게 볼 수 있다.

영국의 극작가 노엘 카워드(Noel Coward)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영화. 찰스 콘도마인(댄 스티븐스 분)은 잘나가는 소설 작가이지만 7년 전에 첫 번째 아내 엘비라(레슬리 만 분)가 사망한 이후 이렇다 할 후속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이 쓴 소설을 극화하는 것도 어려워하는데, 사실 찰스가 쓴 글은 엘비라가 다 머릿속에서 구상한 걸 불러주면 찰스가 받아적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엘비라의 죽음 이후 시간이 지나 찰스는 두 번째 아내 루스(아일라 피셔 분)를 맞아들였는데, 아버지가 잘나가는 영화사의 사장이라는 그녀의 연줄은 유용하지만 그녀 자체는 집필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당연함, 글 쓰는 건 작가가 할 일이지 작가의 아내가 할 일이 아님). 어느 날, 찰스는 영매라고 주장하는 마담 아르카티(주디 덴치 분)의 공연을 보러 갔다가 글의 소재로 삼을 겸 그녀에게 교령회(交靈會: 산 사람들이 죽은 이의 혼령과 교류를 시도하는 모임)를 부탁한다. 교령회에서는갑자기 전기가 나가고 창문이 열려 바람이 들어오는 이상한 일은 있었지만 유령과 대화를 하지는 못했다. 시시하게 끝이 난 그날 밤, 찰스는 죽은 첫 번째 아내의 유령을 마주하게 되는데…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가 만든 것 치고 별로 대단한 점도 없고 엔딩도 시시하기 짝이 없다. 특히나 원작의 명성이나 원작을 바탕으로 한 40-50년대 옛날 영화들보다 못하다는 평이 자자하다. 영화라는 게 개인의 취향을 많이 타는 매체이긴 하지만 IMDB에서 6점 이하인 영화는 대체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절대적인 자질의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좋은 예시라 하겠다. 7, 8점까지는 아니어도 6점 이상이면 누군가는 ‘와, 너무 재미있었다!’ 내지는 ‘울림이 있는 좋은 영화였어’라며 인생 영화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6점 이하는 만에 하나라도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 길게 이야기했지만 결론은 별로라는 것.

  • <Pain Hustlers(페인 허슬러)>(2023) 감독: 데이빗 예이츠

스트리퍼로 일하던 라이자 드레이크(에밀리 블런트 분)는 자나 제약이라는, 망해 가는 제약 회사의 말단 영업 사원이 될 기회를 얻는다. 자나 제약에서 일하는 피트 브레너(크리스 에반스 분)가 스트립 클럽에서 그녀를 만나 뭔가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냥 취해서 라이자에게 작업을 건 걸지도. 어쨌거나 그녀는 사람들로 하여금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일종의 카리스마와 매력이 있는 여자였다. 라이자는 종종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딸 피비(클로이 콜먼 분)와 언니의 집에 얹혀 살고 있었는데, 언니네 집에서 쫓겨나모텔에서 머무는 처지가 되자 더 이상은 못 할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딸을 낫게 하기 위해서라면, 딸에게 더 좋은 생활을 해 주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일념으로, 강력한 진통제이지만 중독성이 1% 이하라는 연구 결과가 있는 ‘로나펜(Lonafen)’이라는 약을 의사들로 하여금 환자들에게 처방하도록 영업을 뛰기 시작한다. 사실 펜타닐인 그 약이 탐욕스러운 의사들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아무렇게나 처방되면 전국적으로 얼마나 끔찍한 재앙이 일어날지 모른 채…

놀랍게도 실화에 기반한 영화다.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봤는데 일단 취향의 문제를 뛰어넘어 ‘괜찮은’ 영화라는 데는 다들 동의할 수 있는 영화를 봤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이거 보기 전에 너무 유치한 영화를 시도했다가 관뒀기 때문이다).

 

2023년 10월에 본 영화들 통계

이번 달에는 3편밖에 못 봤다. 왜냐하면 내가 여태까지 영화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좋은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이제는 볼 게 없다…라고 한다면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진짜로 눈만 높아져서 웬만한 영화는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왜 영화나 책이나 끊임없이 계속 나오는데 책보다 영화를 고르기가 더 어렵게 느껴질까? 한 2시간이면 끝나는 데다가 시각적인 매체니까 더더욱 쉽게 홀려서 이것저것 다 보고 싶어져야 하지 않나? 모르겠다. 진짜 눈만 높아져서 영화 고르기가 어렵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눈이 높은 걸 어떡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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