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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감상/영화 추천] <Champions(챔피언스)>(2023)

by Jaime Chung 2023.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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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Champions(챔피언스)>(2023)

 

 

마커스(우디 해럴슨 분)는 실력은 있을지 몰라도 싸가지와 인성은 없는, 농구 마이너 리그의 코치다. 그는 과하게 공격적인 작전에 동의하지 않는 선임 코치 필(어니 허드슨 분)과 말다툼을 하다가 욱해서 그를 밀쳐 버리기에 이른다. 필은 주변 선수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서지만, 선임 코치를 존중하지도, 선수들을 배려하지도 않는 마커스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마커스를 해고한다. 마커스는 자신은 그저 팀이 이기기를 바랐을 뿐이라며, 억울하다고 궁시렁대다가 술에 취한다. 그래 놓고 집으로 가는 길에 음주 운전을 해서 경찰차를 박는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지만 음주 운전으로 사고가 났으니 법정에 서게 된 마커스. 판사는 그에게 3개월간 사회 봉사를 명령한다. 그 사회 봉사란 것은, 그가 사는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지적 장애를 가진 농구 선수들의 코치를 하는 일이었다(이들은 무려 ‘더 프렌즈(The Friends)’라는 팀명까지 가진, 어엿한 팀이다). 처음에 마커스는 그들과 말조차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것 같아 3개월 정해진 기한만 끝내면 당장 떠나려고 했지만, 점차 농구 선수들 하나하나를 알아 가며 친해지게 된다. 과연 그들은 지역 대회에 통과하고 결국엔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

코치이긴 해도 선수들을 개인적으로 알아가는 것에는 관심 없던 마커스가 지적 장애를 가진 선수들과 얽히면서 성장하는 이야기. 동명의 2018년 스페인 영화를 리메이크했다고 한다. 이 스페인 영화로 말할 것 같으면, 1999년에서 2014년까지, 무려 12번이나 스페인 국내 챔피언 자리를 따낸, 지적장애를 가진 농수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의 실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영화가 얼마나 성적이 좋았는지, 이미 각각 아랍어와 독일어로도 리메이크가 되었고, 인도에서도 리메이크될 예정이라고 한다. 어쨌거나 이 영화는 IMDB에 들어가서 시놉시스만 잠깐 봐도 ‘아, 오만하고 싸가지 없던 코치가 결국 선수들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훈훈한 스포츠 영화겠군’ 하고 감이 온다. 물론 영화는 실제로 그렇게 흘러간다.

일단 장애를 가진 인물들이 미디어에 재현(represented)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인데, 이 영화는 그들을 각자의 삶을 가진 인물들로 그린다. 몇 명 예를 들자면, 다리우스(조슈아 펠더 분)는 꽤 장래가 기대되는 농구 선수였는데, 음주 운전자가 낸 차 사고에 연루되어 뇌 손상을 입었다(그래서 마커스가 처음 코치로 왔을 때 그를 위해 농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자니(케빈 이아누치 분)는 동물을 구조해 보호하는 곳에서 일하고, 베니(제임스 데이 키스 분)는 레스토랑에서 일하는데 그의 고용주인 사장은 지적 장애인을 고용해 세금 감면 혜택을 톡톡히 보면서도 행여라 누가 베니를 볼세라 베니를 부엌에서 설거지 같은 잡일만 하게 시킨다. 내 최애 캐릭터는 코센티노(매디슨 테블린 분)다. 다운 증후군이 있는 유일한 여자 선수로, 다른 남자 선수들이 무서워할 정도로 카리스마 있고 당차다.

자니의 누나인 알렉스(케이틀린 올슨)와 마커스의 로맨스도 쪼끔 있다. 케이틀린 올슨은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It’s Always Sunny in Philadelphia)>에서 디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라서, 이 미드를 보신 분들은 반가울 듯. 전반적으로,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 모두가 나와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Chumbawamba의 ‘Tubthumping’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말이다(”나는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지. 넌 절대 날 주저앉아 있게 하지 못해(I get knocked down, but I get up again / You are never gonna keep me down).”). 농구를 잘 몰라도 영화의 재미는 반감되지 않으니,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스포츠 영화를 원한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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