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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월말 결산] 2024년 4월에 읽은 책들

by Jaime Chung 2024.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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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결산] 2024년 4월에 읽은 책들

 

2024년 4월에 읽은 책들은 총 10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히니,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 ⭐️⭐️⭐️
이 책은 제목이 잘못됐다. 책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제목을 잘못 뽑아서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제목만 보면 ‘서울공화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수도 과열 현상을 지적하는 책일 것 같지만, 그런 내용은 책의 1/4 정도다. 나머지, 아니 전반적으로 페미니즘 이야기인데 책의 한 챕터(서울 밖에 남겨진 청년들에 관한 에세이)를 쏙 가져와 제목으로 만들어 버리니 사람들이 어리둥절할 만도 하다. 나야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잘 읽었지만, 여전히 제목에 속았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이 책은 페미니즘과 관련한 제목으로 세상에 나왔어야 한다. 그래도 책 자체는 괜찮다.
강착원반 (지은이), 사토(그림), <데드미트 패러독스> ⭐️⭐️⭐️
인간과 좀비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어느 날 좀비가 되어버린 여성이 자신의 사망 보험금을 받기 위해 인간 변호사와 그의 좀비 동생의 도움을 받는 이야기,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본편 <데드미트 패러독스>와 단편 한 편을 합쳐서 총 260쪽밖에 안 되는 짧은 분량이지만 죽음이란 무엇이며 차별(인간-좀비)이 비인간적인 행위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만화다.
이수연, <좋은 문장 표현에서 문장부호까지!> ⭐️⭐️⭐️⭐️
국립국어원의 ‘온라인가나다’ 서비스 담당자로 18년간 잔뼈가 굵은 저자가 가르쳐 주는 올바른 국어 문법﹒어휘﹒표현을 배울 수 있는 책. 추천.
홍락훈,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 드래곤 역시> ⭐️⭐️⭐️⭐️
이 책은 X(구 트위터)의 타래로 연재된, 초단편 SF 및 판타지 소설을 모은 것이다. 제목처럼 드래곤을 상대로도 세금을 탈탈 터는 단속반이 등장하는 초단편을 비롯해 묘하게 현실과 닮았는데 SF 또는 판타지를 접목한 이야기들이 많다. 장르 소설을 종하한다면 이것도 읽어 볼 만하다.
김지윤,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
이 책은 타깃 설정부터 잘못됐다. 제목은 ‘아이들’이라고 하는데 언급되는 세대는 (우리가 보통 ‘아이들’이라고 하면 떠올릴 법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고등학생이 아니다. 개인적 경험으로 언급하는 ‘아이들’도 전부 대학생 이상이고, 분석의 대상도 그 정도 나이대이다. 심지어 한국와 외국의 사례가 뒤섞여 있어서 이걸 지금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읽으라고 쓴 게 맞는지 의심이 갈 지경이다. 외국을 분석할 거면 아예 그렇게 타깃을 잡든가, 대부분 한국인들이 ‘피처폰’이라고 부르는 핸드폰 기종을 굳이 ‘멍청이 폰’이라고 부르는 건 또 뭔가. 해외의 사례를 들 거면 한국의 사례를 분석하는 것처럼 호도하면 안 되는 건데. 저자가 지식이 없다기보다는 책을 기획할 때부터 뭘 쓰려는 건지 명확하게 하지 않은 듯하다. 추천하지 않는다.
타라-루이제 비트베어, <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 ⭐️⭐️⭐️⭐️
독일의 페미니스트 인플루언서가 쓴 페미니즘 입문서. 재미있으면서도 페미니즘의 여러 이슈를 빠짐없이 잘 소개한다. 추천할 만하다.
메리 앤 시그하트, <평등하다는 착각> ⭐️⭐️⭐️⭐️
아직도 ‘이제는 남녀 평등의 시대를 지나 오히려 여자(애)들이 기가 살아서 남자들을 뛰어넘는다’, ‘여성상위 시대다’ 같은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꼭 읽어야 할 책. 위에서 페미니즘 서적을 몇 권 소개했지만, 이런 시대에도 여전히 여성의 ‘권위’는 남성보다 낮다. <더 타임스>에서 정치 부문 기자로 20년간 근무한 저자이지만 기사들이나 관련인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정치에 관한 질문은 저자가 아닌 다른 남자 기자들이 더 많이 받는다. 왜 그럴까? 저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정치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남녀 사이의 권위 격차 때문이다. 이 책은 남녀를 불문하고,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읽히고 싶을 정도로 좋다. 추천!
양다솔,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
내가 이전에 재미있게 읽고 추천했던 <아무튼, 친구>의 양다솔 작가가 쓴 신작. 이것 역시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다. 독특한 정신 세계라는 얕은 말로 이 작가를 표현하기엔 부족하지만 어쨌든 그게 가장 가까운 말인 듯. 책 앞에 있는 저자 소개 말처럼, “다음 달부터 뭘 해서 먹고살지 전혀 계획이 없는데 당장 밥을 엄청 잘 차려 먹는다.” 이게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아닐까. 웃기도 하고 감동도 얻을 수 있는 에세이.
로런 플레시먼, <여자치고 잘 뛰네> ⭐️⭐️⭐️
미국 여성 장거리 달리기 챔피언이 쓴 전기 겸 여성 스포츠를 옹호하는 글이라고 할까. 저자 본인이 크로스컨트리로 시작해 장거리 달리기에서 정점을 찍어 봤고, 그만큼 많은 훈련과 고생을 해 봤기에 현재 여성 스포츠판이 이렇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권위가 있다. 아무래도 여성은 몸이 남성과 다르기 때문에 훈련 방법이나 성적이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는데 스포츠 선수들의 훈련법이라든지, 기대되는 성적이라든지 하는 게 전부 남성 기준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저자는 그런 점을 콕 집어서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이제 여성의 몸을 더 연구해서 여성 선수들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운동을 좋아하거나 실제로 운동 선수에 버금갈 정도로 훈련을 해 본 여성이라면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듯.
줄리아 월튼, <차마 말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하여> ⭐️⭐️⭐️
피비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면서, 성교육 지식을 전달하는 <네모 안의 동그라미>라는 블로그를 비밀리에 운영한다. 절친 코라조차 피비가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폼’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이 블로그는 린다 비스타라는 그녀의 동네에 논란을 불러오는데… 10대를 대상으로 한 청소년 소설인데 성교육이라는 주제를 다뤘다. 전달하는 정보도 정확하고, 갈등 구조도 명확하다. 결말이 내가 보기엔 조금 아쉬웠지만 (좋은 쪽이 확실하게 이겼으면 좋겠다는, 다소 유치한 바람이랄까) 그래도 재밌고 좋았다. 청소년에게 확실히 권할 만한 바람직한 소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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