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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Holdovers(바튼 아카데미)>(2023)

by Jaime Chung 2024.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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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Holdovers(바튼 아카데미)>(2023)

 

 

배경은 1970년대, 크리스마스 시기를 앞둔 학기말. 바튼 고등학교라는 남학생 전용 기숙 학교의 역사 선생 폴 허넘(폴 지아마티 분)은 올 크리스마스에 학교에 남아서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 운명에 처했다. 왜냐하면 교장 우드럽(앤드류 가먼 분)의 말을 무시하고, (미래가 예약된) 부잣집 도련님 학생의 편의를 봐주지 않았다고 밉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엔 재수 없고 버릇 없는 쿤츠(브래디 헤프너 분)와 부모님께 반항 중인 풋볼 쿼터백 제이슨(마리클 프로보스트 분), 한국계 유학생 박예준(짐 카플란 분), 그리고 몰몬교 학생 올러먼(이안 돌리 분)을 포함해 다섯 명이 남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뒤늦게 부모님이 마음을 바꿔 학교를 떠나고, 남은 학생은 재수 없고 불만 가득한 학생 앵거스 털리(도미닉 세사 분)뿐이다. 이 큰 학교에 허넘과 이 학생, 그리고 이들을 위해 요리해 줄 요리사 메리(다바인 조이 랜돌프 분), 이렇게 셋만 남아 억지로 같이 보내게 된 크리스마스-새해 기간.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서로 정이 들게 되는데…

다바인 조이 랜돌프(극 중 메리 램 역)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게 한 바로 그 영화다. 안 그래도 평이 좋은 영화라 제목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넷플릭스에 공개되었길래 냉큼 봤다. 간략하게 전체적인 평부터 말하자면 딱히 설명이 필요 없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말인즉슨, 이건 이런 의미고 저건 사실 무엇을 가리키는 것이다, 하는 부연 설명이 없이도 이해하고 느끼고 재미있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크리스마스-새해 기간 동안 불가피하게 서로 보고 지내야 하는 세 사람(학생 한 명, 교사 한 명, 요리사 한 명)의 이야기인데, 좋으나 싫으나 오랫동안 얼굴 보고 계속 같이 지내면 정이 드는 게 또 당연한 일 아닙니까? 이건 비단 한국이나 미국 같은 한 국가의 감성이 아니고 인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딱히 설명이 필요 없다고 한 것이다.

영화는 일부러 1970년대의 분위기를 내려고 이모저모 노력했다. 디지털로 촬영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셀룰로이드 필름의 느낌을 내려고 촬영 후 편집 작업을 했고, 영화가 시작할 때 ‘R’ 등급이라고 알리는 장면도 1970년대 풍이다. 영화가 촬영된 로케이션들도 1970년의 모습을 재현하려고 노력한 건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 같고. 내가 1970년대에 미국에 살아 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잘 구현했는지 평가를 내릴 순 없지만, 대체로 비평가들은 이를 잘 살렸다고 평하는 듯하다. 사실 이런 걸 굳이 알아야만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털리는 이름만큼이나 재수 털리는 학생인데, 영화를 보다 보면 애가 왜 살짝 비뚤어지고 불만이 많은지 이해하게 된다. 나중에는 나도 허넘이나 메리만큼이나 털리에게 정이 들어서 털리가 잘생겨 보이는 마법이 펼쳐진다. 음… 어쨌거나 너무 재미있게 본 영화인 데다가 이 영화는 <I Used to Be Funny(아이 유즈 투 비 퍼니)>(2023)보다 훨씬 더 많은 국내 관객들이 볼 것 같아(일단 상을 받았으니까!)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다. 위에서 썼듯이 설명하지 않아도 국적이나 언어와 무관하게 다 느낄 법한 ‘정’이 있는 영화라서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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