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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츠바키 이즈미, <월간순정 노자키 군>

by Jaime Chung 2018.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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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츠바키 이즈미, <월간순정 노자키 군>



오랜만에 만화책 리뷰를 하려 한다. 그동안 리뷰해 온 책들과 약간 거리가 있지 않나 싶지만, 애초에 내가 블로그에 가장 먼저 감상을 쓴 책이 골드키위새 님의 웹툰 <죽어도 좋아>이기에 내 '초심'에서 멀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리뷰해 온 책들 중 이 첫 번째 책에 제일 가까운 게 이것인 듯.


내용은 간단하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사쿠라 치요는 같은 학교 2학년생 노자키 우메타로 군을 짝사랑하고 있다.

사쿠라는 만화 시작부터 대놓고 노자키 군에게 자기 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에게 사인을 받는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사인이 웬말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노자키 군은 '유메코 사키코'라는 필명으로 순정 만화를 연재 중인 만화 작가였던 것.

좋아하는 노자키 군 가까이에 있고 싶다는 생각에 사쿠라는 얼떨결에 노자키 군의 자취 집에서 먹칠 어시스턴트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데...


작가 츠바키 이즈미는 노자키 군이 그리는 만화, 노자키 군 주위의 사람들(대개 노자키 군의 어시스턴트인 학생들), 그리고 노자키 군과 사쿠라의 이뤄질 듯 말 듯한 로맨스를 적절히 섞어서 재미있게 연재를 이어나가고 있다.

내가 제일 관심 있는 것은 노자키 군이 과연 사쿠라의 마음을 깨닫고 받아 줄까 하는 것인데, 작가가 이에 대한 떡밥을 적당한 간격을 두고 뿌리는 게, 아주 감칠맛이 있다.

일반 만화 같은 스타일은 아니고 4컷 만화인데, 나는 오히려 이게 더 만화를 재밌게 만든 요소가 아닌가 싶다.

보통 만화는 컷 사용도 자유롭고 이야기 흐름도 나름대로 작가가 완급 조절을 할 수 있지만, 4컷 만화는 4컷을 한 묶음으로 해서 앞뒤가 이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4컷 안에서도 기승전결을 이루어 마지막 컷에서는 웃음 또는 '띠용~' 하는 효과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4컷 만화는 이 마지막 컷을 잘 써야 하니 한 컷 한 컷 허투루 쓸 수 없을 것이다. 짧은 이야기라도 웃음의 포인트가 마지막에 잡히도록 설정을 해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작가가 더욱더 존경스럽다.


참고로 나는 어릴 적에 <나루토>나 <원피스> 같은 유명한 만화는 웬만큼 봤지만 끝까지는 안 봤고, 애니메이션도 찾아서 본 적은 없다. 가장 마지막으로 본 만화가 <아즈망가 대왕>였던 걸로 기억한다.

만화가 접하기가 더 쉬우니까 그냥 빌려 봤던 거고, 사실 만화 속 캐릭터들에게 크게 '앓은' 적도 없는 거 같다. 소위 2D 덕후와는 거리가 멀다.

나는 어디까지나 3D인 인간이 좋아서 종이 남친 같은 건 없었지만 그렇다고 2D 덕후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취향은 존중해 드림.

다만 내 말은, 이렇게 만화에 크게 열광하지 않는 나 같은 독자라도 <월간순정 노자키 군>을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게 읽고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만화에 크게 빠지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그림체에 까다롭기 때문인데, 이 만화는 그림체도 깔끔하게 예쁘다.

'모에 캐릭터'만을 내세워 별 내용도 없이 그냥 캐릭터발[각주:1]로 이어나가는 만화가 아니니까 소위 '머글'들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2018년 11월 기준으로 (종이책이) 10권까지 발매된 상태이다.

나는 리디북스에서 고화질 전자책으로 받아서 봤는데, 실제 종이책이랑 전자책이랑은 발매 시기가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하시라.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웃고 싶어서 친구 추천을 받아서 보게 된 만화인데 나는 크게 만족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볼 거 없나 찾으신다면 이 만화책을 추천한다!

  1. 소위 '약빨', '캐릭터빨' 할 때의 '빨'은 '발'로 쓰는 게 맞는다. '-발'은 다음의 뜻을 가진 접사이다. 1. (몇몇 명사 뒤에 붙어) ‘기세1’ 또는 ‘힘1’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예) 끗발 2. (일부 명사 뒤에 붙어) ‘효과1’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예) 약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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