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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결산] 2024년 11월에 읽은 책
2024년 11월에 읽은 책들은 총 9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니컬러스 카다라스, <손 안에 갇힌 사람들> ⭐️⭐️⭐️ 부제 말마따나 ‘화면 중독의 시대’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에 관한 논픽션.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는데 앞의 두 부(部)는 디지털 시대의 위험성을 논하는 글에 흔히 볼 법한, 그리고 독자들이 기대할 법한 그런 내용이다. 소셜 미디어가 커져 가고 더 많은 사용자를 얻을수록 기업들은 큰 이익을 얻지만, 사용자들은 정신적으로 병들어 간다는 그런 내용. 이미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는 이야기(그렇다고 해서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데 마지막 부는 놀랍게도 철학 이야기이다. 앞의 두 부를 통해 현대 사회의 ‘집단 디지털 광기’를 진단한 저자는 이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철학을 제시한다. 그리스계 미국인답게 플라톤을 위시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철학에서 가져온 ‘철학자-전사’의 모델을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데서 나도 놀라긴 했다. 하지만 굳이 고대 그리스 철학까지 공부하지 않더라도, 명상을 하라든가, 양심을 따라 ‘옳은 일’을 하라든가, 돈을 내고 만나는 ‘치료사’ 대신에 지역사회가 제공하는 모델(간단히 말해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지지, 응원을 받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유효하다는 등의 포인트는 누구나 공감하고 인정할 수 있을 듯하다. ‘갑툭튀’하는 철학이라는 주제가 놀랍긴 했지만 확실히 철학이 우리에게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개인 삶에서 철학이 길라잡이가 될 때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괜찮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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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드래기, <아무튼, 사투리> ⭐️⭐️⭐️ 부산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생활하는 저자는 “미묘하게 경상도 사투리 끝에 전라도식 추임새가 흘러나오거나 전라도 사투리 속에 경상도식 단어들이 심어져 있”는 사투리를 구사한다. 나는 워낙에 서울 깍쟁이라 사투리도 지역별로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무지해서 그냥 ‘하하 재미있다’ 하고 읽고 말았지만, 사투리에 익숙하거나 사투리에 향수를 느끼는 이라면 더 깊은 구수함과 친근함을 느끼며 읽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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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엘레나는 알고 있다> ⭐️⭐️⭐️⭐️ 파킨슨병을 앓는 엄마 엘레나는 딸 리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딸은 성당 종탑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는데, 딸이 비가 오는 날에는 성당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엘레나는 딸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자기 대신 몸을 움직여 줄 ‘부탁’을 하러 가기로 한다. 따라서 소설은 이사벨이라는 여자를 만나러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내를 가로질러 가는 중간중간에 엘레나가 과거를 회상하는 형태로 쓰였다.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아주 간단히 평한다고 해도 놀랍고 아주 긴장감 넘치는 소설. 여성의 재생산권, 여성의 몸에 대한 옹호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소설은 2023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져 넷플릭스에도 공개되었으나 영화보다 원작 소설이 훨씬 스릴 넘치고 재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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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마법소녀 복직합니다> ⭐️⭐️⭐️⭐️ 박서련 작가의 <마법소녀 은퇴합니다>를 잇는 속편. 세상을 망할 위기에서 구해냈지만 그걸 위해 너무나 큰 대가를 치르게 된 ‘나’. 자신의 힘을 제대로 다룰 수 있도록 훈련하는 와중에 ‘모든 것의 마법소녀’를 따른다는 사이비스러운 단체가 등장함에 따라 이를 조사하러 가는데… 전작 <마법소녀 은퇴합니다>를 읽었다면 이것도 재미있게 읽을 듯. ‘나’랑 아로아랑 연애하는 거 너무 귀엽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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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희, 홍수민, <마법 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 ⭐️⭐️⭐️ 보통 ‘소녀’들의 것으로 여겨지는 문화를 살펴본 논픽션. 제목에 등장하는 ‘마법 소녀’ 만화와 애니메이션 외에도 케이팝과 아이돌, 게임 등 다양하게 살펴보는데 아무래도 여러 부분을 다 살펴보느라 한 가지만 살펴보는 책만큼 깊을 순 없다. 책 리뷰에 관련해서 더 읽을 책들을 언급해 두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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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e. 커밍스, <E. E. 커밍스 시 선집> ⭐️⭐️⭐️ 실험적이고 독특한 시를 쓴 e. e. 커밍스의 시를 모아 둔 시 선집. 이 실험적인 언어를 한국어로 옮겼다고? 솔직히 한국어로 읽어도 이게 뭔 소린가 싶은 시가 한두 편이 아니지만, 어떤 것들은 놀랍게도 마음에 와 닿는다. 리뷰에 시를 몇 편 소개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보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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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인, <나는 거기 없음> ⭐️⭐️⭐️ 아이돌 연습생, 페이스북 스타와 유튜브 리포터, 인플루언서, 인체 모델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한 여성의 에세이. 이것이 일단 가장 간단하고 직접적으로 이 책을 설명하는 말일 것이다. <흥부와 놀부>를 한국 전래 동화라고 일차원적이고 가장 간단하게 소개할 수 있듯이. 하지만 그 내용과 주제까지 고려해서 이 책을 요약하자면, 음, 솔직히 어렵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조금 예쁘다는 이유로 주위의 질투와 괴롭힘을 당해야 했고, 아이돌 연습생을 할 때는 극한의 식이 장애를 얻었으며, 연습생을 그만두고 페이스북 스타와 유튜브 리포터 일을 할 때도 애인(이었던 남자)에게 학대당헸고, 자신이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과 아직 완벽하게 화해하지 못했다는 것… 이런 모든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정말 읽어 보지 않으면 뭐라 설명하기 어렵지만 읽어 볼 만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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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성, <언어의 위로> ⭐️⭐️⭐️ 내가 재미있게 읽은,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를 쓴 곽미성 작가의 신작. 전작에서는 프랑스어로 이탈리아어를 배웠지만, 이번에는 시간을 조금 더 전으로 돌려서 프랑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던 시절에 느낀 프랑스어에 대한 소회를 다룬다. 이번에도 재미있고 감동적이니 츄라이츄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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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인, <펀치: 어떤 만화 편집자 이야기> ⭐️⭐️⭐️ 만화 편집자인 김해인이 늘어놓는 ‘덕후’스러운 만화 이야기. 저자는 일본 만화가 와야마 야마(<여학교의 별>)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고, 나도 리뷰를 쓴 적 있는 박서련 소설가와 정영롱 만화가의 <제사를 부탁해>를 기획했다. 개인적으로 일본 만화는 보지 않아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만화의 절반조차 이해할 수 없었지만(<데스 노트> 정도는 들어 봤지만 실제로 읽어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저자가 이 만화의 결말이나 L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었다. 무언가에 푹 빠져서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생명력이 넘치는 것 같아서 좋달까. 웹툰 PD와는 또 다른 결로 만화와 함께하는 사람인지라, 그 점도 신기하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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