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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169

[책 감상/책 추천] 무라타 사야카, <편의점 인간> [책 감상/책 추천] 무라타 사야카, ⚠️ 아래 서평은 무라타 사야카의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실 예정인 분들은 독서의 재미를 위해 책을 먼저 읽으신 후에 이 서평을 읽으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나는 소설, 그중에서도 일본 소설은 별로 자주 읽지 않는데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일본 소설을 읽었다.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라는 무라타 사야카의 . 종이책 기준 204쪽밖에 안 될 정도로 짧다. 저자 본인이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경험을 살려 썼다고 한다. 주인공 게이코는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왔다. 그녀가 거쳐간 점장도 한둘이 아니다. 현재가 여덟 번째. 그녀는 자신을 ‘편의점 인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소위 ‘정상’인과는 달리 어딘가가 결여되었기 때문이.. 2022. 11. 11.
[책 감상/책 추천] 김선영, <어른의 문해력> [책 감상/책 추천] 김선영, 요즘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비단 청소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13년 경력의 방송작가이자 글쓰기 코치인 저자는 문해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문해력 PT’를 제안한다. 문해력을 이루는 어휘, 독서, 구성 능력, 이렇게 세 가지 분야를 일주일에 3회, 총 8주간 꾸준히 연습함으로써 문해력을 확실하게 키워준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PT를 받기 전 체력 테스트를 받듯, 본문 1장은 자신의 문해력 체급을 알아보는 간단한 테스트다. 이것 역시 어휘, 독서력, 구성력 부문으로 나뉘어 있고, 각 부문에서 얻은 점수로 평균을 구해 최종적으로 문해력 체급을 산정한다. 이 테스트는 아래와 비슷하다(문제가 스포일러 당하면 안 되니 물론 완전히 똑같진 않다. 아래 그래.. 2022. 11. 9.
[책 감상/책 추천] 오찬호,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 [책 감상/책 추천] 오찬호, 예전에 에서 사투리는 쓰는 아이도 소꿉놀이를 할 때면 표준어를 쓴다는 흥미로운 현상을 다룬 꼭지를 본 적 있다(’스펀지 사투리 소꿉놀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와 같은 방송을 본 이들의 글이 여럿 나온다). 아이가 평소에 사투리를 쓸지라도 소꿉놀이를 할 때만큼은 TV에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를 따라 하기 때문에 이때만큼은 표준어를 쓴다는 것이다. 이 나라에서는 결혼과 육아도 소꿉놀이처럼 정해진 ‘각본’을 따라 행해지는 듯하다. 예전에 애너벨 크랩의 을 읽을 때 (내가 쓴 후기는 여기) 저자는 (적어도 영어권 국가들에선) 결혼 때까지만 해도 남녀가 (집안일을 나누어서 하는 등) 꽤 평등하게 지낼 수 있다고 했다. 육아가 시작되면 그 ‘남녀 평등’은 무너진다고, 애를 키우는 게.. 2022. 11. 7.
[책 감상/책 추천] 카트린 하르트만, <위장환경주의> ‘그린워싱(greenwashing)’은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기반으로 기능하기 위해 쓰인 이 책은 전 세계 대기업들이 어떻게 ‘친환경’적인 척하면서 사실은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지 고발한다. 솔직히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살짝 달랐다. 나는 좀 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들(예컨대 에코백)이 어떻게 실제로는 전혀 환경에 도움이 안 되는지를 설명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저자는 몇몇 대기업들지 전 세계적으로 벌이는 ‘위장환경주의’의 현실을 들추어낸다. 예컨대 BP사가 ‘딥워터 호라이즌’호의 기름 유출 사건을 어떻게 쉬쉬했는지, 사건 이후에 책임지고 이를 수습하기는커녕 대외적인 이미지만 챙기려고 노력했는지 .. 2022. 11. 5.
[책 감상/책 추천] 반병현, <코딩 하는 공익> ‘크롤러를 이용해 우체국 등기 우편을 자동으로 정리한’ 공익 근무 요원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뿐 아니라 대중매체에서도 잘 알려진 반병현 씨의 첫 에세이.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IgA 신증이라는 일종의 신장병을 앓고 있음에도 공익이라는 판정을 받았다는 게 참 안타까웠다. 그 정도면 충분히 면제를 받아도 되지 않나? 이에 대해 다른 이들도 많이 분노한 듯하다(책에도 나온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글 기저에 2년간 국가에 소속되어 개인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기인한 분노, 좌절, 슬픔이 깔려 있다. 공익 근무 요원은 최저시급에도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의 월급을 받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 얼마나 경제적으로, 또한 정신적으로 힘들겠는가. 저자가 공익 시절 쓴 글에서.. 2022. 10. 28.
[책 감상/책 추천] 한승혜, <다정한 무관심> [책 감상/책 추천] 한승혜, 내가 호주에 와서 들은, 나에 대한 피드백 중 가장 놀라운 것은 내가 사람들에게 곁을 잘 안 준다는 것이었다. 아니,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점이긴 한데, 내 남자 친구가 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내가 남에게 안부를 잘 안 묻는다는 거였다. “How are you?” “How’s it going?” 같은 것. 실제로 영어권에서는 상대방의 안부를 정말 자주 묻는다. 사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으면서! 안부를 묻는 일 또는 과정 중에서 내가 제일 이해하기 힘든 건 이거다. 예컨대 내가 어떤 자리에서 한 학생을 만났으며, 나는 그가 저번주에 시험을 치렀다는 걸 안다고 치자. 그러면 나는 분명히 그 사실을 아는데도 굳이 그 이야기를 하고.. 2022.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