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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결산] 2025년 4월에 읽은 책들
2025년 4월에 읽은 책들은 총 15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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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자, <모순> ⭐️⭐️⭐️ 설명이 필요 없는 양귀자의 <모순>. 안진진이라는 주인공이 김장우와 나영규라는 두 남자 중에서 누구를 고를까 고민하는 이야기라고 간략하게 요약할 수 있었다. 단적으로 내 감상을 말하자면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이게 인생 책이라는 사람들도 있던데, 난 그 정도까지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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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은 외 7명, <바리는 로봇이다> ⭐️⭐️⭐️ 동화를 모티프로 한 단편 앤솔러지. (작품이 수록된 순서대로) 박서련, 김현, 조예은, 오한기, 김미월, 배예람, 김유담, 강성은 작가의 작품이 담겼다. 앤솔러지에 대해 늘 하는 말이지만, 어떤 작품들은 괜찮고 어떤 작품들은 ‘읭?’ 소리가 나올 정도로 대중이라는 게 없다. 제일 좋았던 작품을 꼽으라면 박서련 작가의 <바리는 로봇이다>와 배예람 작가의 <헨젤과 그레텔의 거처>를 꼽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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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애슈턴, <미키7> ⭐️⭐️⭐️⭐️ 봉준호 감독의 최근작 <Mickey 17(미키 17)>(2025)의 원작 소설. 생체 정보와 기억 등이 모두 복제 가능한, 말 그대로 목숨 걸고 일하는 잡일꾼 ‘익스펜더블’ 미키 7의 이야기인데, 원작 소설과 영화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좋아서 둘 다 추천할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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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운, <콜센터 상담원 주운 씨> ⭐️⭐️⭐️ 말 그대로 콜센터 상담원의 에세이. 약간 특이하다고 할 만한 점이 있다면, 여성이 대략 80%를 차지하는 콜센터에서 보기 드문 남자 직원이라는 것? 책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음, 뭐… 이 책을 써서 작가의 꿈을 이루신 것 축하드립니다, 외에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주 구린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탁월하지도 않고… ‘그냥 그렇다’라는 말 외에 딱히 덧댈 말이 없는 책. 내가 지금까지 읽은 콜센터 직원의 에세이 중 최고는 콜센터상담원이라는 필명의 작가가 쓴 <믿을 수 없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게 억지스러운>이 최고였다. 저자의 말투가 너무 웃겨서 진짜 ‘요절복통’이라는 말이 딱일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콜센터에서 일한 경험을 가지고 글을 써서 눈에 뜨이려면 정말 그 정도는 써야 한다. 아쉽게도 이 책은 그 정도에 도달하지 못했다. 굳이 콜센터 직원의 에세이를 읽고 싶다면 <믿을 수 없게…>를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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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푸엔테스, <아우라> ⭐️⭐️⭐️ 종이책으로 160쪽밖에 안 되는데 그건 그나마 (작가 본인이 쓴) 작품 해설과 역자 후기까지 합해서 그렇다. 소설 자체는 절반, 80쪽 정도밖에 안 되는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어렵고 신비로워서 임팩트는 상당하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젊은 사학자 펠리페 몬테로는 죽은 남편 요렌테 장군의 비망록을 정리해 줄 사람을 찾고 있다는 콘수엘로 부인의 공고를 보고 그 일자리에 지원하러 부인네 집에 간다. 그리고 거기에서 젊고 아름다운 아우라라는 소녀와 사랑에 빠지는데… 줄거리는 읽다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데, 작가 본인이 쓴 작품 해설이 더욱 신비스럽고 이해가 안 간다. 도전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해 보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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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상), (중), (하)> ⭐️⭐️⭐️⭐️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그 현대 고전을 드디어 읽었다! 그저 ‘남미새’이던 열여섯 살짜리 소녀 스칼렛 오하라가 어떻게 전쟁으로 인한 가난을 겪고 결혼도 세 번이나 한 스물여덟 살의 강인한 여성으로 성장해 나가는지를 정말 잘 그려냈다. 물론 남부를 미화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인종차별적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칼렛이라는 불꽃같은 여인과 거의 성녀인 멜라니, 그녀의 남편이자 스칼렛이 평생 ‘이상적인 남자’로 그리며 사랑하는 애슐리, 그리고 요즘 ‘나쁜 남자’ 캐릭터들의 원형이나 다름없는 레트 버틀러, 이 네 등장인물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아주 매력적이다. 특히 레트 버틀러 같은 캐릭터를 어디에서 또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개성이 뛰어나다. 이 캐릭터들을 보기 위해서라도 읽을 만하다.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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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조, <연중무휴 던전: 던전의 12가지 모습> ⭐️⭐️⭐️ 던전을 테마로 한 소품집. 던전에서 사는 몬스터들이나 그 던전을 ‘경영’하는 던전 보스, 던전을 모험하는 모험자 등에 대한 이야기다. 특징이라면, 이 던전이라는 소재를 굉장히 현실적이고 한국스러운 방식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이제는 이런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된 듯하다). 짧고 가볍게 읽기 좋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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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은,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 한마디로 소개하겠다. 이걸 읽는다고 해서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사랑하는 법은 배울 수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 실용적인 제목을 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걸 어떻게 하는지 전혀 알려 주지 않는 책을 싫어한다. 물론 내가 이 책에 낮은 별점을 준 진짜 이유는 육영수를 여사라고 부르며 박정희, 아니 다카키 마사오의 독재는 그다지 언급하지 않고, 비판하지도 않으며 오직 육영수의 전통적 여성상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그런 건 전혀 관심 없는데요. 그래서 별 두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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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브리얼 제빈, <섬에 있는 서점> ⭐️⭐️⭐️⭐️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개브리얼 제빈의 소설. 앨리스 섬(미국 뉴욕 맨해튼 앞바다에 있는 섬)에 있는 유일한 서점의 주인인 에이제이가 업둥이 마야를 키우는 이야기인데, 각 장은 에이제이가 마야에게 독서를 권하는 작품의 제목으로 되어 있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 줄거리를 알았다면 흔한 ‘감동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안 읽었을 텐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 앞뒤 재지 않고 (=줄거리도 안 찾아보고) 일단 읽기 시작해서 결국 다 읽었다. 책, 독서, 서점 등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공감하며 재밌게 읽을 만한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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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 <오 헨리 단편선> ⭐️⭐️⭐️ 누구나 다 알 만한 <크리스마스 선물>과 <마지막 잎새>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이 수록된 오 헨리 단편선. 개인적으로 이 책을 조금씩 오랫동안 읽었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흥미가 식어서 그냥 대충 넘겼다. 작품 자체에 대해서 내가 뭐라 할 건 아니고, 다만 번역은 조금 ‘응?’ 하고 고개가 갸웃거려진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손질된 등불>에는 ‘dactylis’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이 나오는데, 이 번역본은 “게다가 그 사람은 손가락을 앓고 있더라”라고 해 놨더라. 아래 원문과 비교해 보시라. -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아. 창밖으로 그가 자동차를 타고 오는 것을 보았는데, 12마력밖에 안 되는 차에다 운전수는 아일랜드 사람이었어! 그가 어떤 손수건을 샀는지 너도 봤지. 명주 손수건이야! 게다가 그 사람은 손가락을 앓고 있더라. 진짜가 아니면 소용없어.” - “not for mine. I saw him drive up outside. A 12 H. P. machine and an Irish chauffeur! And you saw what kind of handkerchiefs he bought—silk! And he’s got dactylis on him. Give me the real thing or nothing, if you please.” 이 말을 하는 낸시가 유식해 보이려고 ‘dactylis’라는 말을 썼으나, 이는 ‘오리새’라고 하는 식물 이름이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붓는 염증성 질환인 지염(指炎)인 ’dactylitis’를 말하려다가 실수한 것이다. 심지어 이것도 대단한 질환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말하려다가 실패해서 독자에게 웃음을 주는 게 포인트인 듯하다. 문제는 ‘손가락을 앓는다’라는 표현이 나에게는 너무 어색해서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찾아보다가 이 모든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무엇을 앓는다고 하면 그 앞에 병명이 나와야 하지 않나? ‘당뇨를 앓고 있다’, ‘심장병을 앓았다’ 하는 식으로. 손가락을 앓는다는 게 도대체 뭐야? 너무 어색해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찾아보다가 의학용어까지 알게 되었으니 딱히 좋은 번역은 아닌 것 같다. 낸시가 잘못 말하는 게 웃긴 거라면 ‘닥틸리스인지 뭔지 하는 병에 걸렸더라’ 이런 식으로 옮기거나 최소한 ‘손가락 병을 앓고 있더라’ 하고 한국어 문법에 맞게 표현했으면 나았을 것 같다. 어쨌거나 이 책으로는 확실히 만족이 안 되어서 다른 출판사의 번역본으로 오 헨리의 단편들은 더 읽어 봐야겠다. 다른 곳은 번역이 나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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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외 4인,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 인격장애를 주제로 한 앤솔러지. (작품이 수록된 순서대로) 조예은, 임선우, 리단, 정지음, 전건우 작가가 참여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정지음 작가의 단편 <안뜰에 봄>도 좋았지만 단연코 압권은 전건우 작가의 <없는 사람>이다. 책을 홍보하는 카드 뉴스 트레일러에서도 작품의 줄거리를 극화해서 소개할 정도로, 사람들이 ‘소시오패스’를 생각할 때 바로 떠올리는 그런 드라마틱한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그런 듯. 그렇지만 이제 소시오패스 같은 건 식상할 정도로 넘치지 않나, 소시오패스만이 이 세상 모든 범죄를 다 저지르는 것처럼 자주 갖다 써먹는 건 지겹지 않나, 싶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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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도 멘도사, <구르브 연락 없다> ⭐️⭐️⭐️ 민음사TV 세문전 월드컵에서 자주 언급되던 그 작품! 과연 재미있고 귀엽다. 지구, 정확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에서 잃어버린 외계인 동료 ‘구르브’를 잃어버린 그의 상사가 구르브를 찾으러 나갔다가 인간들에게 스며들고 지구에 적응하는 이야기. 가볍게 읽을 만한 유쾌한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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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아옌데, <영혼의 집 1, 2> ⭐️⭐️⭐️⭐️ 라틴 아메리카 문학에서 손꼽는 여성 작가인 이사벨 아옌데의 이 작품을, 밈을 이용해 요약하자면 바로 이게 아닐까. “에스테반 가르시아, 네가 아랫도리 간수 잘했잖아? 그럼 이런 일 안 생겼어.” 근 60년이나 되는, 4대에 걸친 한 가문의 연대기인데 읽으면 읽을수록 에스테반 가르시아가 🐶새끼이자 모든 일의 원흉이라는 생각밖에… 라틴 아메리카 문학답게 ‘마술적 사실주의’가 돋보이는 명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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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마 야마, <여학교의 별 1-4> ⭐️⭐️⭐️⭐️ 인터넷 하면서 한 번쯤 보셨을, 그 ‘ 폴로 셔츠 앰버서더’ 짤이 나온 만화가 바로 이것! 나리모리 여고의 국어(그러니까 일본어) 선생님인 호시 선생님과 그 학생들의 일상을 다룬 개그 만화다. 그림체는 어딘가 이토 준지처럼 으스스한 느낌인데 무서운 거 하나 없고, 진짜 재밌다. 애니로도 만들어졌다. 요즘, 아니 유구하게 미디어에서 많이 그려진, 성애화된 욕망의 대상 여고생이 아니라 진짜 살아 있는, 똘기 있고 발랄한 여고생을 유쾌하게 잘 그렸다는 게 마음에 든다.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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