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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와야마 야마, <여학교의 별 1-4>

by Jaime Chung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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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와야마 야마, <여학교의 별 1-4>

 

 

아마 여러분들이 인터넷 하면서 한 번쯤 보셨을, 그 ‘폴로 셔츠 앰배서더’ 짤이 나온 바로 그 만화다(이게 뭔지 모르시는 분들은 앞의 링크를 클릭하시라). 나리모리 여자 고등학교에서 국어(=그러니까 일본어)를 가르치는 호시 선생님이 주인공인데, 솔직히 교무실에서 옆자리에 앉는 수학 선생님 고바야시 케이지, 그리고 학생들, 이렇게 쓰리톱 체제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림체는 어딘가 이토 준지풍이고 으스스해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 웃긴 일상적인 개그 만화라는 반전이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한다면, 여고생들을 생생하게 잘 그렸다는 점이다. 미디어에 넘쳐나는, 성애화되고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된 그런 여고생들 말고, 어느 나라든 여고에 가면 볼 수 있는 진짜 여고생들,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깔깔 웃는 여고생들, 어딘가 미친 구석이 있는 여고생들을 제대로 그렸다. 나도 전직 여고생으로서(’예… 그런 설정이시군요…‘라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진짜 여고 출신이란 말입니다!) 이 만화에 그려진 여고생들은 진짜임을 100% 보증한다. 위에서 언급된 ‘폴로 셔츠 앰배서더’ 일화를 예로 들자면, 저 정도면 엄청 양호한 별명이다. ‘제물포’(’쟤 때문에 물리 포기했다’)는 어디를 가든 꼭 있는 물리 선생님 별명인 듯하고, 내 시절에는 그냥 선생님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강렬한 개성이 없는 선생님의 경우 교과목으로 불리는 건 일상. 그에 비해서 ‘폴로 셔츠 앰배서더’? 이건 사실상 애칭이라고 봐야 한다.

현재 4권까지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되었는데, 이걸 호로록 다 읽고도 아쉬운 분들은 김해인 편집자의 <펀치>를 읽어 보시는 게 어떨까. 김해인 편집자는 만화만 전문으로 하는 만화 편집자로, 국내에 와야마 야마를 처음으로 소개한 장본인이다! 엄청난 덕후라서 이 에세이에 만화, 애니 이야기도 많이 나오니까 이미 이쪽을 잘 알고 계신다 하는 분들은 김해인 편집자와 내적으로 지식 배틀을 벌이시거나 덕토크를 하셔도 재미있을 듯… 나야 이 책에 언급된 작품들 중 절반도 몰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해인 편집자가 글을 너무 재미있게 잘 써서 배꼽 잡으며 읽었다. 다음 권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 어렵다면 이 책도 읽고 애니 버전도 보면서 마음을 달래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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