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영화 추천] <Dust Bunny(더스트 버니)>(2025)

매즈 미켈슨과 시고니 위버, 데이비드 다스말치안,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셋이나 나와서 보게 된 영화인데, 이게 뭐람. 일단 장르는 액션, 드라마, 공포, 스릴러라고 한다. 뉴욕에 사는 한 소녀 오로라(소피 슬론 분)는 자러 갈 때마다 방 바닥을 뚫고 나타나는 괴물에게 양부모를 이번에 세 번째로 잃었다. 오로라는 이에 옆집에 사는 킬러 아저씨(매즈 미켈슨 분)에게 이 괴물을 죽여 달라고 부탁하는데…
매즈 미켈슨과 같이 미드 <Hannibal(한니발)>(2013-2015)을 작업한 브라이언 풀러 감독의 영화 데뷔작. 영상이 굉장히 스타일리시하다는 건 인정하는데. 줄거리만 놓고 보면 황당하다. 그래서 결말이 고작 이거라고요? 아니, 그래서 소녀나 이 킬러 아저씨가 깨닫는 바라든지 뭐 그런 거 없어요? 애초에 위험에 빠진 소녀가 왜 늙은 아저씨(애 입장에서 보면 할아버지 나잇대)에게 가서 도움을 구하겠냐고요… 이거 너무 나이 든 남자들의 희망 사항 아닌지. 소녀들에게 가장 위험한 대상이 아저씨인데? 차라리 아줌마나 할머니, 아니면 자기 또래 또는 자기보다는 조금 더 큰 언니에게 (다시 말해 여자들에게!) 도움을 구했으면 구했지, 아저씨에게? 딱히 애들 보라고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소녀와 아저씨가 친밀한 관계를 맺는 이야기’를 만드는 게 일종의 ‘무해한 음모’(’잘난 여성들에게 불이익을 줘 결혼시키자’는 황당한 주장을 담은 그 논문을 비꼬는 것 맞다)가 아닌지. 얼탱이가 없네, 정말. 어린 여자애가 왜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하냐고!
보통 이렇게 ‘아이의 침대 밑 바닥에서 나타나는 괴물’ 같은 어린이의 두려움을 담은 이야기는 어떻게든 결말에 아이가 성장하게 되는데 이건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건 그냥 도망이고요(보는 시점에 따라 아저씨의 납치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무것도 나아지는 게 없는데 이걸 좋은 내러티브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의 양부모는 그냥 싹 다 사라지고, 심지어 그 킬러 아저씨의 ‘엄마’까지 사라지고, 아이를 도우려던 FBI 여자 요원은 실패하는 게 ‘해피 엔딩’이야? 제작자(감독인 브라이언 풀러가 각본도 썼다)는 도대체 누구에게 이입을 하는 것인가. 자기가 멋있는 킬러 아저씨인 줄 아나 보지. 스타일리시한 영상은 인정하고, 매즈 미켈슨은 언제나 멋지며, 시고니 위버를 다시 보아서 기뻤으며(근데 이런 캐릭터가 최선이었나요?),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이 나름대로 코믹한 캐릭터를 연기한 것도 재밌긴 한데, 이야기만 놓고 보면 아저씨의 욕망이 그득 담긴 것 같아 그저 우습기만 하다.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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