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영화 추천] <Aquaman and the Lost Kingdom(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2023)

이걸…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까? 누구나 동의할 만한 발언부터 하자면, 적어도 본편 <Aquaman(아쿠아맨)>(2018)이 이 속편보다는 나았다. 이번 영화는 시작한 지 10분도 안 되어서 관객을 실망하게 만든다. 영화는 이제 (1편 이후) 메라(앰버 허드 분)와 아기를 낳고 아버지가 되어 살아가는 아쿠아맨/아서 커리(제이슨 모모아 분)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당연히, 액션이 시작되어야 하니까 전작부터 칼을 갈던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 분)가 또 ‘로스트 킹덤’을 지배하던 삼지창을 발견해 전 세계가 위험에 처한다. 오리캘컴이라는 물질을 활활 태워서 전 세계가 뜨거워지고, 이상 기후가 지구 곳곳에서 발현된 것이다. 이에 아쿠아맨은 자기가 1편에서 자기 손으로 싸웠고 추방했던 이부동생 옴(패트릭 윌슨 분)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는데…
1편에서 죽을 것같이 싸웠던 자신의 이부동생을 이번에는 감옥에서 빼내 와서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오락가락하는 줄거리는 신경 쓰지 마시라. 나는 그것보다 이 영화 전체에 깔린 은은한 코미디의 기운이 더 거슬렸다. 1편에는 그래도 폼 좀 잡았잖아? 이번에는 그냥 망가지기로 한 거야? 망가지는 것만이 코미디, 유머는 아닌데 이번에는 그냥 망가지기’만’ 하는 느낌이다. 제이슨 모모아가 연기를 못해서 그런 거라고 하기엔(딱히 연기 천재라고 두둔할 마음은 없지만…) 심지어 아틀라나 역의 니콜 키드먼조차 몇 군데에서는 어색하게 보인다. 애초에 앰버 허드는 1편부터 뚝딱였고, ‘저스티그 리그’의 한 축을 이루는 원더 우먼 역의 갤 가돗은 어떻게 그 역을 따냈는지 모를 정도니 굳이 여기에서 연기력을 논하지는 말기로 하자. 그럼 영화 리뷰에서 무슨 얘기를 하냐고요? 아무 말도 하지 맙시다… 이 영화는 그냥 다… 그냥 다 💩이니까.
하지만 이 말은 꼭 해야겠다. ‘아버지’가 된 아쿠아맨의 모습을 보여 줄 때, 그걸 웃긴 것으로 제시해서 보여 주는 것 같은 느낌이 정말 별로였다. ‘남자’가 기껏해야 하는 일이 애를 보는 게 우습다는 건가? 하지만 자기 애잖아. 본인 애를 그럼 본인이 돌보지 누가 돌봅니까? 딱 이 영화는 아니지만 미디어에서 이런 식으로 우스꽝스럽게, ‘남자답지’ 못한 것으로 그려지는 ‘집안일하는 남성성’에 대한 기가 막힌 비평은 이 쇼츠를 보면 아주 잘 설명돼 있다. 내가 누누히 말하지만, 무엇을 웃기다고, 또는 웃기지 않는다고 여기는지를 통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가 있다(이 포스트 참고). 아쿠아맨/아서 커리가 평온하게 살다가 다시 한 번 모험을 나서야 한다는 내러티브를 쓰고 싶었으면 ‘가족적인 삶에 집중하고 싶지만, 그 아들에게 더 좋은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모험에 나섰다’라는 흐름으로 갔으면 됐잖아. 굳이, 아서가 아들의 기저귀를 갈아 주면서 아들의 오줌발에 맞는 장면 같은 걸 넣을 필요가? 이건 이 영화뿐 아니라 종종 보이는 클리셰인데 도대체 뭐가 웃긴 건지 모르겠다. 남자(애)의 오줌발을 물총 같은 걸로 생각하는 남자나 할 법한 생각… 애초에 그냥 이 영화 자체가 별로 안 웃기다. 보지 마세요… 제이슨 모모아 팬인 내가 봐도 망한 영화는 망한 영화입니다. 시간을 아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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