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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4

[책 감상/책 추천] 바바라 스톡, <철학자, 강아지, 결혼> [책 감상/책 추천] 바바라 스톡,   백인 남자들만 ‘철학자’로 쳐주는 철학판에서 정말 드물게 언급되는 여성 철학자 중 하나인 히파르키아의 삶에 대한 그래픽 노블. 고대 희랍(=그리스)에서 더더욱 보기 드문 여성 철학자로 이름이 남아 있는 히파르키아는 집안에서 정해 준 남편 대신 ‘견유학파’라 불리는 철학자 크라테스의 철학에 매료되고 결국 그와 결혼해 그와 같이 견유학파의 삶을 산다.크라테스를 비롯한 견유학파 철학자들은 진정한 행복과 삶은 사유 재산을 얼마나 많이 가지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버리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크라테스도 집도 없이, 몸에 걸친 옷 한 벌만을 가지고 들판을 침대 삼아 자며 생활하고 철학을 논했다.어릴 적부터 총명하고 철학을 배우고 싶어 했던 .. 2024. 8. 23.
[책 감상/책 추천] 최준혁, <병원탐험기> [책 감상/책 추천] 최준혁, PKD(Paroxysmal Kinesigenic Dyskinesia), 즉 ‘돌발운동유발이상운동’이라는 병을 가진 저자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자신의 병이 무엇인지, 어떤 약이 듣고 어떤 약은 듣지 않는지 등을 알게 된 투병기이다. 이 병은 말 그대로 갑자기 움직이면 이상운동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어릴 때 발현되어 40대쯤 사라진다고 하는데, 약으로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고 증상을 막아주는 데 그친다. 그래서 이 병이 사라질 때까지 그냥 꾸준히 약을 먹는 것이다. 환자는 국내에 1천 명 정도 있다고 하는데, 저자가 진단받을 당시에는 몇백 명 정도였다고. 저자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이상함을 느꼈지만 그냥 기립성 저혈압인 줄 알고 그대로 방치했다고 한다. 그러다 6학년 .. 2024. 3. 13.
[책 감상/책 추천] 오드 메르미오, <나의 임신중지 이야기> [책 감상/책 추천] 오드 메르미오, 프랑스의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오드 메르미오가 젊을 적 받았던 임신중지 시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장르는 그래픽 노블이라고 되어 있는데, '소설'은 아니고 그냥 만화로 그린 회고록이나 에세이에 가깝다. 어쨌거나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또는 앞부분은 메르미오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부분이고 두 번째, 또는 뒷부분은 그녀가 만난 의사 겸 작가 마르탱 뱅클레르(필명. 본명은 마크 자프란)가 보고 느낀 관점을 다룬다. 전자는 실질적으로 임신중지 경험을 한 여성의 시점이라서 좋고, 후자는 그런 여성들을 돕고자 애쓰는 (남성) 의사의 관점이라서 서로 보충, 보완해 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저자, 그러니까 메르미오가 애초에 아이를 원하지 .. 2021. 3. 24.
[책 감상/책 추천] 아민더 달리왈, <우먼월드: 여자만 남은 세상> [책 감상/책 추천] 아민더 달리왈, 이 만화는 '세상에서 남성이 사라진다면 여성은 어떻게 살까?'라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유전적 이상으로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남성들이 더 이상 태어나지 않게 되었고, 마침내 지구상의 마지막 남성이 죽고 나자 세상에는 여성들만 남게 되었다. 이게 이 만화의 기본 설정인데, 그렇다고 해서 이 여자들이 남성의 유전자를 어떻게든 되돌리려고 노력하는가? 아니다. 남자들 없는 삶에서 슬퍼하고 남성들을 그리워하나? 아니다. 그들은 그냥 재밌게 산다. 나는 처음에 이제 이들이 남성이 없는 세계에서 혼란과 불안을 느끼거나, 어떻게든 남성이라는 존재를 부활시키려고 노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화의 내용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여성들만 있는 세상, '비욘세의 허벅지'라는 이름을 가.. 2021.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