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28 [책 감상/책 추천] 클레어 L. 에반스, <세상을 연결한 여성들> [책 감상/책 추천] 클레어 L. 에반스, 기술 혁신의 현장에 여성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선봉에 서 있었던 여성들의 업적을 꼼꼼히 다룬 논픽션이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여성들 이외에, 아파넷(ARPANET)을 관리한 엘리자베스 ‘제이크’ 파인러나 세계 최초로 여성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한 스테이시 혼 등, 비교적 덜 알려진 여성들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훌륭하다.솔직히 이 책을 읽는 게 쉽지는 않았다. 단순히 분량이 (종이책 기준) 464쪽으로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였던 에이다 러브레이스나 컴파일러를 만든 그레이스 호퍼처럼 유명한 여성들은 그래도 내가 이곳저곳에서 이름을 들어 봤고 짧게라도 그 역할에 관해 들어 봤기 때문에, 읽어내기가 쉬웠다. 단순히 그들의 .. 2024. 6. 21. [책 감상/책 추천] 로라 베이츠, <인셀 테러> [책 감상/책 추천] 로라 베이츠, 비자발적 독신, ‘인셀’들을 낱낱이 분석하고 그들에 대항할 방법을 탐구한 책. 저자 로라 베이츠는 잘 알려진 페미니스트 작가로 여성 혐오자들에게 성폭력 및 살해 위협을 받았는데도 이에 지지 않고 이 책을 써냈다.일단 ‘인셀’로 대표되는 여성 혐오자들에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는 게 참 놀랍고 한심했다. 우선 ‘왜 나랑 안 자 줘 빼액’ 하는 인셀들이 있고, 여성 혐오적인 발언과 행동(사이버 불링 등)로 신자자의 영력 을키우는 인플루언서, 여자들과 공존하기를 아예 거부하는 믹타우(MGTOW, Men Going Their Own Way), 여성을 오직 성관계의 목표이자 대상으로만 보는 소위 ‘픽업 아티스트’ 등등. 저자는 이들을 지칭하는 넓은 용어로 ‘매노스피어(manos.. 2024. 6. 7. [책 감상/책 추천] 하재영,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책 감상/책 추천] 하재영, 저자의 어머니와 저자가 같이 쓴, 저자 어머니의 회고록이라고 할까. 어머니가 먼저 당신의 삶을 구술하면 이를 저자가 받아 적고, 저자가 자신이 보고 느낀, 그리고 해석한 어머니의 삶에 대해 썼다. 어머니와 딸이 번갈아 가며 서술하는 구조 덕분에 기성 세대와 (나름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겪은 삶, 생각의 차이가 잘 드러난다.제목에 쓰인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I never had a mother)”는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편지에 쓴 문장에서 따 온 것이다. 그녀는 한평생 어머니에게 헌신했는데, 저자는 이 문장을 책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이 문장에서 (여성) 작가가 되는 일이 불러일으켰던 ‘절망’을 읽어낸다. 디킨.. 2024. 6. 3. [책 감상/책 추천] 메리 앤 시그하트, <평등하다는 착각> [책 감상/책 추천] 메리 앤 시그하트, 나는 어릴 적에 시리즈를 참 좋아해서 조앤 K. 롤링의 성공에 관한 책도 읽었다. 지금 그 책의 내용 대부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부분이 있다. 롤링의 를 출판하기로 한 출판사에서 그녀에게 ‘작가가 여자 이름이면 남자애들이 책을 읽어 보지도 않을 테니, 여자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게 이니셜을 사용하자’라고 제안했다는 것. 실제로 시리즈는 J. K. 롤링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됐고,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아시는 대로다. 시리즈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책 자체도 대박,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온갖 다양한 사업으로 발전하기도 했다.내가 이 이야기를 왜 꺼냈느냐면, 조앤 롤링처럼 대단한 작가도 ‘여자 작가가 쓴 책은 읽지 않는다’라는 지긋지긋.. 2024. 4. 29. [책 감상/책 추천] 타라-루이제 비트베어, <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 [책 감상/책 추천] 타라-루이제 비트베어, 독일의 페미니스트 콘텐츠 ‘인플루언서’가 쓴 페미니즘 ‘입문서’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여태까지 본 페미니즘 서적에서 본 이런저런 이슈들을 다양하게 담고 있어서, 페미니즘이 뭔지 이제 막 발을 담가 보려는 사람들이 읽어도 딱 좋을 듯.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라서 글도 쉽게 잘 썼다.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독일이 젠더 문제에서 이 정도 수준이면 우리나라는…’ 하는 거였다.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출처), 독일은 세계에서 6위였고 우리나라는 105위였다. 유럽 내에서도 꽤 진보적이라는 독일이 이 정도면 우리나라는 거의 뭐 절벽 수준이지^^… 독일에서도 여성들이 이렇게 대차게 페미니즘을 위해 움직이고 있구나. 얼마 전.. 2024. 4. 26. [영화 감상/영화 추천] <Women Talking(우먼 토킹)>(2022) [영화 감상/영화 추천] (2022) ⚠️ 본 영화 리뷰는 영화 (202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때는 2010년, 배경은 북아메리카의 어드메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현대 문명과 동떨어진 채로 살아가는 메논파 (기독교의 한 일파) 커뮤니티이다. 그곳에선 끔찍한 일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데, 커뮤니티 내 여성들이 동물용 진정제를 주입당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성폭행당한다는 것이다. 물론 범인은 같은 종교 커뮤니티 내의 남성들이었다. 이들은 체포되어 가장 가까운 도시로 연행되었고, 메논파 커뮤니티에 속하는 대부분 남자들은 이 가해자들을 보석으로 풀어주기 위해 그 도시로 간다. 그들이 자리를 비울 이틀간, 같은 커뮤니티의 여성들에게 이 범인들을 ‘용서’하거나 아니면 커뮤니티를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내.. 2024. 2. 9.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