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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28

[영화 감상/영화 추천] <Polite Society(폴라이트 소사이어티)>(2023) [영화 감상/영화 추천] (2023) ⚠️ 아래 영화 후기는 (2023)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십 대 소녀 리아 칸(프리야 칸사라 분)은 스턴트우먼이 꿈이다. 그녀가 요즘 제일 열광하는 것은 유튜브에 올리는 ‘무술 영상’ 찍기. 리아는 특히 언니 레나(리투 아리야 분)와 사이가 좋은, 언니 없이는 못 사는 껌딱지 동생이다(물론 레나도 리아를 끔찍하게 사랑한다). 문제는 레나가 예술 학교에 갔다가 ‘나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어…’라며 절망해서 학교를 관두고 현재 집에서 거의 폐인처럼 시들시들 말라가고 있다는 것. 리아가 언니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고 노력해 봤는데 언니는 좀처럼 예술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리아와 레나의 엄마 파티마(쇼부 카푸어 분)가 속한 사교 .. 2023. 12. 27.
[책 감상/책 추천] 박정훈,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책 감상/책 추천] 박정훈, 여기에서 ‘나쁘다’는 선악의 개념이 아니라 무언가를 잘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번역을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완벽하지 않은 페미니스트’, ‘나아가는 중인 페미니스트’ 정도로 했으면 이해가 쉬웠을 텐데)’라고 칭하는 마당에, 왜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는가.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가져온 것 같은, 동명의 꼭지에서 이렇게 썼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남편’ ‘좋은 남자친구’의 역할을 하려는 남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라이프 스타일에서 페미니즘적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도 종종 목격한다. 그러나 나는 남성들이 추구하는 성평등이 ‘사적인 실천’에 그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적인 실천에 그치는 성평등은 ‘이쯤이면 됐잖아’ 식의 현상 유지를 위한 .. 2023. 12. 15.
[책 감상/책 추천] 다지마 요코, <사랑이라는 이름의 지배> [책 감상/책 추천] 다지마 요코, 최근 영화 (2023)가 흥행함에 따라 많은 이들이 이 영화에 관한 평을 공유했다. 개중에 내가 보기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 하나는 (지금 원글은 삭제되고 없는데) ‘바비 후기: 이 영화를 단순히 탈코르셋으로 해석하면 필패한다’라는 글이었다. 이 글은 어떤 의미에서는 나에게 오늘 후기의 주인공인 이 책을 읽도록 준비해 주었는데, 이 책의 제목으로 요약될 수 있는 중요한 콘셉트를 소개해 주었기 때문이다. 저자인 다지마 요코는 일본의 영문학자이자 저명한 페미니스트이다. 그녀는 여성의 처지를 갤리선의 노예에 비유한다. 태초에 남성은 남성끼리, 여성은 여성끼리 살고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남성은 임신에 얽매이지 않으므로 활동이 자유롭고 벌이도 많아서 재산을 축적할 수 있다. 재.. 2023. 10. 9.
[책 감상/책 추천] 민혜영, <여자 공부하는 여자> 저자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페미니즘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은 저자가 대학 수업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공부를 위해 읽은 페미니즘 서적들을 간략히 요약하고 감상을 표현한 글을 모은 것이다. 내가 이미 읽은 책도 많지만 내가 몰랐던 좋은 책들도 있어서 대박 ‘노다지’를 캔 기분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왜 자신이 이 늦은 나이에 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일과 육아로 분주해서 ‘이렇게밖에 살 수 없는 걸까?’와 ‘이렇게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번갈아 드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와중, 닥치는 대로 책을 읽다가 사사키 아타루의 에서 이런 문장을 발견한다. “읽고 만 이상, 거기에 그렇게 쓰여 있는 이상, 그 한 행이 아무래도 옳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이상, 그 문구가 하.. 2022. 11. 16.
[책 감상/책 추천] 이자연, <어제 그거 봤어?> [책 감상/책 추천] 이자연, 드라마, 예능, 영화, 다큐 등 (대체로) 한국 TV 속에 묘사된 여성의 모습을 살펴보는 책. 각 꼭지 뒤에 생각해 볼 만한 문제가 두어 개 실려 있어서, 학생들이 토론용으로 봐도 좋을 듯하다. 제일 먼저 소개되는 꼭지, 에서 저자는 놀라운 발견을 한다. 여성 캐릭터의 방에는 책상이 없다는 것! '책상의 부재'는 대부분 여성 인물에게 해당됐다. 일기 쓰는 서민정, 노트북으로 인터넷 검색을 자주 하는 이현경, 공부하는 황정음과 백진희. 이들은 무언가를 공부하거나 읽고 쓸 때 책상이 없어 화장대에 앉아야 했다. 남성 인물의 생활 환경을 비교해 보면 문제점은 더욱 극명해진다. 공부와 담쌓은 이윤호에게도, 다락방 신세인 이민용에게도, 조연인 강세호에게도 모두 책상이 있다. (..... 2022. 4. 11.
[책 감상/책 추천] 다시 로크먼,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책 감상/책 추천] 다시 로크먼, 책 제목은, 책 커버에 쓰인 문구처럼, 남자들은 '한 가지만 잘해도' 되는데 여자들은 '모든 걸 다 잘해야' 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즉, 다시 말해 남성은 자기 일만 잘하면 되지만 여성들은 자기 커리어 이외에 집안일과 육아까지 잘할 것을 기대받는 현상을 말한다. 그것도 일종의 성차별이기 때문이다. 여성 운동으로 인해 이제는 여성들이 고등 교육을 받거나 자신만의 일, 직업을 갖는 일은 전혀 이상한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여성 운동이 완전히 성공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제 여성들은 '일'도 잘하고 '집(집안일 + 자녀 양육)'까지 잘 돌보기를 기대받기 때문이다. 그냥 해야 할 일이 늘은 것뿐이다. 남성들은 여전히 집안일이나 육아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2022.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