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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9

[책 감상/책 추천] 임소연,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책 감상/책 추천] 임소연, 나는 ‘신비롭다’라는 말을 사람에게 쓰지 않는다. 애초에 이 말은 여성이나 외국인(특히 동양인)을 타자화시키는 데 사용되 는느이기 때문이다. 남성 또는 서양인이 기준일 때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운’ 여성 또는 동양인, 또는 동양인 여성을 운운하는 것은 칭찬이 아니라 ‘너희들은 객관적으로 관찰될지언정 관찰의 주체가 되지는 못하는 존재이며, 너희들은 우리와 다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가 ‘신비한 동양의 매력’으로 호주에서 서양 남자들에게 어필할 거라는 지인의 말을 들었을 때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이 책의 저자 임소연은 과학기술학 연구자로, 여성을 둘러싼 이 ‘신비’라는 불가해한 막을 떼어낸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이라는 학문이 과연 정말로 순수하게 여.. 2023. 4. 17.
[책 감상/책 추천] 미켈라 무르지아, <아직도 그런 말을 하세요?> [책 감상/책 추천] 미켈라 무르지아, 때로 '위 아 더 월드'를 느끼게 하는 것들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성차별적인 발언에 대한 이 책이 이탈리아인 저자에 의해, 이탈리아 상황에 맞게 쓰였으나 현재 우리나라 상황과도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상에 참 왜 이런 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공통적인 현상인가, 약간 한탄의 한숨을 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은 맞는 말 대잔치이다. 읽으면서 '그렇지!' 하고 무릎을 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예컨대 이런 것들. 물론 현실에 안주하는 방법도 있다. 웃으면서 고분고분 "네."라고 말하는 착한 여자아이는 가부장제에서 항상 명예의 전당에 오를 것이다. "이건 별로예요."라고 말해 명예로운 자리를 포기한다면 고난의 길로 들어서는데, 과거에 누군가는 여성들을 위해 .. 2022. 5. 6.
[책 감상/책 추천]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보이지 않는 여자들> [책 감상/책 추천]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이 책 소개를 보게 되었고, 당장 사서 읽었다. https://hub.zum.com/wjbook/63946 대체 왜 여자는 남자처럼 못하는 거야? 출처 : 도서 출처 : 도서 hub.zum.com 이 책의 부제는 "편향된 데이터는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지우는가"인데, 저자는 이 명제를 여러 분야의 사례를 들어 증명한다. 다시 말해, 많은 분야에서 여성에 대한 데이터가 공백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위의 책 소개에서 언급한 일들, 즉 일부 약들이 여성에게는 효과가 약하다든가, 또는 너무 과하다든가, 같은 사무실 온도라도 여성에게는 더욱 춥게 느껴지든다든가 하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책은 일상, 직장, 설계, 의료, 공공 생활, 재.. 2022. 2. 4.
[책 감상/책 추천] 도나 저커버그, <죽은 백인 남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 [책 감상/책 추천] 도나 저커버그,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 도나 저커버그는 '레딧(Reddit)' 커뮤니티의 하위 서브레딧 '레드 필(the Red Pill)'에서 활동하는 남성주의자들을 연구하고 분석했다. 그는 그들이 헤로도투스라든지 오비디우스 같은 그리스﹒로마 고전을 자주 인용한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그것이 그들의 '백인' '남성'으로서의 권위를 세우기에 알맞기 때문이다. 솔직히 아주 기가 막힌 일이다. 젠더 이슈뿐 아니라 인종 이슈까지 한 번에 짬뽕으로 가져가니, 상당한 어그로력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쨌든 그들은 자신들이 에 등장하는, 진실을 보게 되는 빨간 약 '레드 필'을 먹은 것처럼, 남성들이 오히려 열세에 처해 있고 차별받는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으며, .. 2021.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