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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문22

[책 감상/책 추천] 올리비아 얄롭, <인플루언서 탐구> [책 감상/책 추천] 올리비아 얄롭,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유튜브 등의 ‘인플루언서’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 위치에 오르게 된 걸까? 그들이 실제로 재능이 있어서? 아니면 단순히 운일까? 그들이 정말 그 물질적 성공과 명성을 누릴 자격이 있을까? 인플루언서들을 보며 그렇게 생각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원래 광고 업계에서 일하다가 ‘인플루언서’들의 등장 및 성장으로 인해 이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일해야 하는 자리에 오게 되었다. 저자는 스스로도 (성공한) 인플루언서가 되려고 노력해 보면서 이 책을 썼다. 제목대로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탐구이다.나는 솔직히 다소 보수적인 성격이라서 그런지 인플루언서에 대한 동경이나 부러움은 없다. 아니, 내가 내향적이라 남들 앞에 나서기 싫어해서 그런 건가? .. 2024. 9. 16.
[책 감상/책 추천] 할란 엘리슨,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비명을 질러야 한다> [책 감상/책 추천] 할란 엘리슨,   SF/판타지 소설의 대부이자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할란 엘리슨의 작품집 중 두 번째 편. SF 전문 출판사인 아작에서 , , 그리고 이렇게 세 권으로 나왔다. 각각 할란 엘리슨의 단편소설을 일고여덟 편씩 담고 있다. 나는 두 번째 권의 표제작이기도 한 가 제일 궁금했으므로 이 두 번째 권부터 읽었다. 어차피 작가가 써서 발표한 시간 순서대로 담긴 것도 아니어서 무엇부터 읽어도 상관없기 때문이다.개인적으로 소설을 읽을 때 아주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정보 이외에는 아는 게 없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해 이게 무슨 내용인지를 파악해 나가면서 즐기는 스타일인데, 책 소개에서 밑도 끝도 없이 ‘그냥 읽어 보세요’라고 할 수는 없으니 아주 간략하게 각 단편소설의 내용을 요약해.. 2024. 9. 13.
[책 감상/책 추천] 박정연, <나, 블루칼라 여자> [책 감상/책 추천] 박정연,   화물 노동, 플랜트 용접, 먹매김, 형틀 목수 등 남초 직군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인터뷰해 모은 책.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건설 현장 같은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많은 곳에서도 각각 맡은 일이 다를진대, 솔직히 나는 그 많은 직종들을 다 구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블루칼라 (여성) 노동자를 만나며 많이 배웠다. 물론 내가 제일 좋았던 건, “여자가 여자를 돕는다”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였다. 먹매김 전문가 김혜숙 씨는 “그래서 여자들이 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자신의 노하우를 다른 여성 노동자들에게 기꺼이 알려준다고 말했다. “안 그러면 욕 얻어먹으니까. 제가 설움을 당했으니까 그 설움.. 2024. 9. 11.
[책 감상/책 추천] 레이첼 E. 그로스, <버자이너> [책 감상/책 추천] 레이첼 E. 그로스,   이 책의 저자는 세균성 질염으로 고생하다가, 딱히 치료 방법이 없다는 말에 정말 마지막 수단으로 (의사의 말을 빌리자면) “엄밀히 말하면 쥐약”인 붕산을 질정으로 삽입했다. 열흘간 꼬박꼬박 처방을 따르던 어느 날, 새벽 3시에 일어나 반쯤 덜 깬 채로 화장실에 가서 질에 넣어야 할 붕산을 아무 생각 없이 입에 넣어 버렸다! 다행히 위세척까지는 할 필요가 없었고 저자는 무사했다. 이 일은 저자로 하여금 “내 생식기에 관해 내가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계기였고, 이는 또한 “이 책이 탄생한 순간”이었다.책 제목으로 쓰인 ‘버자이너(vagina)’는 여성 생식기나 질을 뜻한다. 당연히 책의 초점도 여성 생식기에 맞추어져 있다. 남성의 생식기에 .. 2024. 9. 9.
[책 감상/책 추천] 게일 허니먼,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책 감상/책 추천] 게일 허니먼,   게일 허니먼의 놀랍도록 재미있고 감동적인 소설. 서른 살의 엘리너는 같은 회사에 9년째 다니고 있지만, 좀처럼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괴짜’이다. 매일매일 똑같은 나날을 보내고 수요일에는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며 살던 어느 날, 그녀는 쓰러진 노인을 발견하고 같은 회사의 IT 부서 직원인 레이먼드와 함께 구급차를 불러 그를 병원으로 이송한다. 쓰러진 노인의 이름은 새미. 레이먼드는 그녀에게 새미의 병문안을 가자고 제안한다. 사람들을 대하는 게 낯선 엘리너지만 그게 예의인 것 같아 이를 수락한 엘리너. 그녀는 이를 계기로 새미와 레이먼드와 친해지며 한 개인으로서 성장한다.이 소설을 재밌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단연코 엘리너라는 주인공이다. 줄거리에는 간략하게 .. 2024. 9. 4.
[책 감상/책 추천] 레이철 호킨스, <기척> [책 감상/책 추천] 레이철 호킨스,   샬럿 브론테의 를 현대적 스릴러로 다시 쓴(re-writing) 작품. 한국판 제목은 이고 원제는 이다. 한국판 제목도 다른 누군가의 존재를 암시하긴 하지만, 원제가 좀 더 직접적으로 그게 누구인지를 밝힌다. 여자 주인공이 제인이라고 불리는 것(이름이 제인이라는 뜻이 아니다. 읽다 보면 이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된다)이나 남자 주인공 이름이 에디인 것, 이 사건들의 배경이 되는 부자 동네 이름이 손필드인 것, 이렇게 세 가지만 봐도 를 아는 독자들은 저자가 어디에서 이들을 데려왔는지 알아차릴 것이다.이 작품 속 ‘제인’은 브론테의 처럼 도덕적 원칙이 강하지 않다. 오히려 기회주의자다. 제인은 텍사스 주 피닉스에서 앨라배마 주로 도망쳐 왔고, 손필드에서 개를 산책시켜.. 2024.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