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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문40

[책 감상/책 추천] 구구, 서해인, <작업자의 사전> [책 감상/책 추천] 구구, 서해인,   여성 작가들의 책을 소개하는 뉴스레터 ‘들불 레터’를 운영하는 구구와 대중문화 뉴스 레터 ‘콘텐츠 로그’를 발행하는 서해인이 쓴, 사전형 에세이. 두 저자가 작업자로 일하며 마주친 단어 100여개를 간단하게 정의하는 짧은 글들의 모음인데, 웃길 때도 있고 감동적일 때도 있고 비판적일 때도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거절’, ‘공유오피스’, ‘구독’부터 시작해 ‘핏(fit)’, ‘해시태그’, 그리고 ‘후킹’으로 끝나는 일련의 단어들은 보통의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따라서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참신한 해석이 기대될 것인데, 내가 보기엔 썩 잘했다. 개인적으로 제일 충격적이고 신선했던 정의는 이거다. 구구 작가는 ‘집중력’이란 단어를 이렇게 정의했다.SNS.. 2024. 8. 8.
[책 감상/책 추천] 니타 프로스, <메이드> [책 감상/책 추천] 니타 프로스,   리젠시 그랜드 호텔에서 메이드로 일하는 몰리는 자기 일에 자부심이 넘친다. 비록 몰리는 사회성이 부족하고 사람들 얼굴을 읽기 어려워하지만, 호텔 방을 ‘완전무결’하게 만드는 일에 기쁨을 느끼기에 메이드 일이 천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몰리의 유일한 친구라 할 수 있는 부유한 투숙객 지젤의 남편인 블랙 씨가 호텔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 현장을 청소한 몰리는 용의선상에 오르고 마는데…내가 좋아하는 북튜버가 추천하기도 했고 내 이웃 HEY님이 리뷰도 남기셔서 이 소설을 기대심을 가지고 읽었다. 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아쉬움이 남았다. 일단,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미디어에 등장했다는 점은 참 반갑고 기뻐할 만.. 2024. 8. 2.
[책 감상/책 추천] Jodi McAlister, <Here for the Right Reasons> [책 감상/책 추천] Jodi McAlister,   다수의 이성 중 단 한 명을 선택해 연애에 ‘골인’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시리즈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런 형식의 리얼리티 TV가 인기가 있다 보니 로맨스 소설도 이 소재를 자주 택하곤 한다. 멀리 갈 것 없이 내가 이전에 리뷰를 쓴 적 있는 Kate Stayman-London의 가 그렇다. 이 소설의 배경은 이라는 가상의 리얼리티 TV 쇼인데, 저자는 2020년 팬데믹 시절 호주 멜버른에서 락다운이 시행되던 일에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소설의 특이한 설정 중 하나가 만들어진다.그 특이한 설정이 무엇이냐 하면 코로나 때문에 탈락자들이 리얼리티 TV 쇼 촬영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줄거리를 소개하며 이 점을 설명하겠다. 우리.. 2024. 7. 26.
[책 감상/책 추천] 남유하, <호러,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책 감상/책 추천] 남유하,   나는 쫄보다. 호러물은 절대 못 본다. 내게 문신과 호러는 비슷한 느낌이다. 남이 좋아한다고 하면 말리거나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걸 할 생각은 절대 없는 그런 것이랄까. 그런 내가 ‘로맨스 쓰는 호러 작가’의 에세이를 읽은 이유는 단 하나다. “도대체 호러의 무엇이 좋다는 거지?”라는 궁금증을 풀고 싶어서다.이 저자로 말할 것 같으면, 이보다 호러에 대해 더 잘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1장은 ‘호러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저자가 어릴 적에 어떻게 겁 없이 호러를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는지를 담고 있다. 어릴 적에 겁이 많았던 저자는 무서운 꿈을 꾸고 나면 엄마아빠에게 달려가 같이 자고는 했는데, 어느 날이 어머니께서 이러셨단다.. 2024. 7. 24.
[책 감상/책 추천] 헬렌 헤스터, 닉 스르니첵, <애프터 워크> [책 감상/책 추천] 헬렌 헤스터, 닉 스르니첵,   ‘가정과 자유 시간을 위한 투쟁의 역사’라는 부제처럼 사람들이 어떻게 더 나은 ‘일 이후의 시간(애프터 워크)’을 추구하고 노력해 왔는지를 돌아보는 책. 이 책은 아주 놀라운 통찰을 담고 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생산 노동을 하는 주체를 여성이라고 상정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라는 점이다. 이 재생산 노동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어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이 진정으로 개인들을 자유롭게 하는 일이고, 그것이 사회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사회 재생산 노동도 여느 노동처럼 지루하고, 단조롭고, 인간을 소외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재생산 노동에는 물론 아이와 놀아주는 것, 친구들을 위해 요리하.. 2024. 7. 22.
[책 감상/책 추천] 마크 코켈버그, <알고리즘에 갇힌 자기 계발> [책 감상/책 추천] 마크 코켈버그,  현대에는 자기 계발조차 기술의 도움을 받아 계량되고 수치화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치를 차고 시속 몇 킬로미터로 몇 분 동안 달렸으니 몇 칼로리를 소비했고, 최대 심박수는 몇이라는 식이다. 이렇게 기술 발전에 힘입은 자기 계발은 과연 우리에게 득일까, 독일까?저자는 오늘날 기술철학 분야에서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로 꼽힌다는 벨기에 출신의 철학자 마크 코켈버그다. 나는 기술철학이라는 분야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무지렁이지만, 이 책이 대단하다는 건 알겠다. 책은 종이책 기준 200쪽밖에 안 되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정말 문단 하나하나에 내용이 가득차서, 버릴 문단이 하나도 없다.요즘 우리나라에도 ‘갓생(’god’➕’生’)’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자기 계발이 .. 2024.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