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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야기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호주인들은 이것 없이 못 살아! 베지마이트(Vegemite)

by Jaime Chung 2018.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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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호주인들은 이것 없이 못 살아! 베지마이트(Vegemite)

 

오늘은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사람들이 사랑해 마지않는다는 '베지마이트(Vegemite)'에 대해 알아보자.

 

요게 바로 베지마이트

 

베지마이트는 맥주를 만들고 남은 이스트(yeast) 추출물과 다양한 채소 및 향신료로 만들어지는 스프레드(spread)이다.

걸쭉하고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갈색이다. 영국의 마마이트(Marmite) 비슷하다. 발리기는 부드럽게 발린다.

샌드위치나, 토스트, 크래커 비스킷, 크럼펫(crumpet, 곰보 자국처럼 작은 구멍이 송송 나 있는 동글납작한 빵) 등에 발라 먹는다.

맛은 짜고 약간 씁쓸하며 맥아 맛이 난다고 한다. 이건 맥주를 만들고 남은 재료로 만드니 당연한 듯.

베지마이트의 맛을 '우마미(umami, うま味)', 즉 '감칠맛'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비타민 B가 많이 들어 있지만 나트륨(sodium)도 많이 들어 있다!

 

보통 한국인들은 이걸 잼 같은 거라고 생각해서 잼 먹을 때처럼 크게 한 숟갈 퍼서 빵 위에 올린다.

그럼 큰일 난다. 엄청 짜다. 얼마나 짜냐면, 내가 아는 한국인들은 이걸 게임 벌칙으로 이용했다(잔인한 사람들...)

적응되기 전까진 아주 조금만 발라서 음미하듯 먹어야 한다(고 호주인 친구가 말해 줬다).

 

베지마이트는 1922년에 빅토리아(Victoria) 주 멜버른(Melbourne)에서 키릴 퍼시 캘리스터(Cyril Percy Callister)라는 화학자이자 식품학자가 처음으로 만들었다. 프레드 워커(Fred Walker)라는 회사를 위해서였다.

그 전에 이미 호주인들은 마마이트를 많이 먹었는데, 제1차 세계 대전 후 영국에서 마마이트를 수입하기가 어려워지자 호주에서 독자적으로 베지마이트를 만든 것이다.

베지마이트라는 이름은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이름을 지어 달라고 요청해 받은 응모작 중에서 정해진 것이지만 초기에는 이 제품이 인기가 별로 없었단다. 아이들 건강에 좋다고 홍보를 했는데도 말이다.

후에 크라프트(Kraft)사가 치즈 제품과 베지마이트를 연결 짓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벌이자 이게 성공해서 베지마이트는 인기를 얻게 된다.

제2차 세계 대전 호주군이 당시 전장의 병사들에게 영양 공급을 위해 베지마이트를 대량으로 구입했고, 이에 민간인들이 베지마이트를 구하기가 어려워질 정도였다.

1940년에는 약 90%의 호주 가정에 베지마이트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2014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750만 명의 호주인(그중 640명이 호주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매주 베지마이트를 먹는다고 한다. 

매년 220만 병의 베지마이트가 팔린다고 하니 놀랍지 아니한가.

 

모든 호주인들의 마음속, 아니면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잊을 수 없는 것들 중 하나가 1954년부터 1980년대까지 방송된 베지마이트 광고가 아닐까 한다.

예의 바르고 행복해 보이는 아이들을 이 광고에 나오는 아이들 같다고 '행복한 꼬마 베지마이트들(happy little vegemites)'이라고 부를 정도로, 이 광고의 영향력은 굉장했다.

 

이게 바로 그 대박 친 CM송. 가사는 아래와 같다

 

We're happy little Vegemites
As bright as birght can be
We all enjoy our Vegemite
For breakfast lunch and tea
Our Mummies say we're growing stronger
Every single week
Because we love our vegemite
We all adore our Vegemite
It puts a rose in every cheek

 

2010년부터 다시 '호주인들이 이 아이코닉(iconic)한 브랜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일깨워 주고자 이 광고가 방영됐다(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이 CM송을 흥얼거리고 있을 정도다). 

 

베지마이트를 어떻게 먹는지는 위 광고를 참고하시라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보니 올해 7월, 호주의 큰 영화관 체인인 빌리지 시네마스(Village Cinemas)와 이벤트 시네마스(Event Cinemas)가 베가 그룹(Bega group)과 합작하여 '베지마이트 팝콘'을 만들었다는 기사가 있더라.

'셰프의 고메 프리미엄 팝콘(Chef's Gourmet Primium Popcorn)이라는 이름이고 한정판이라는데 관계자 말로는 맛있단다.

내 생각엔 베지마이트가 짜니까 팝콘이랑 잘 어울릴 것 같다. 짭짤한 팝콘을 좋아하시는 분들 입맛에 맛지 않을까(아직 시도는 안 해 봤다. 원래 영화 볼 때 뭘 먹으며 보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베지마이트가 다른 재료와 섞여 이색 음식으로 변신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베지마이트 막대 아이스크림, 베지마이트 Four 'N' Twenty 미트 파이, 베지마이트 스무디, 그리고 무려 베지마이트 맛 초콜렛 우유까지 있었다고 한다.

(미트 파이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트를 참고하시라.)

2018/07/12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호주의 대표 음식은? 미트 파이(Meat Pie)!

호주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베지마이트 한 입쯤 먹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조심하시라. 진짜 티스푼으로 아주 조금 떠서 먼저 맛을 확인해야지, 무턱대고 막 한 스푼 퍼서 먹었다가는 후회할 수도 있다.(ㅠㅠ)

 

아래는 참고한 도서 및 기사 목록이다.

Bunny Banyai, <100 Aussie Thing We Know and Love>

https://en.wikipedia.org/wiki/Vegemite

https://www.techly.com.au/2018/07/03/introducing-vegemite-popcorn-new-movie-snack-didnt-know-needed/

http://www.realaustraliatravel.com/vegemit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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