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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감상/영화 추천] Coming 2 America(2021, 커밍 2 아메리카) - 시대에 뒤처진 속편

by Jaime Chung 2021.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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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Coming 2 America(2021, 커밍 2 아메리카) - 시대에 뒤처진 속편

 

 

감독: 크레이그 브로워(Craig Brewer)

 

<Coming to America(1988, 구혼 작전)>에서 미국 여인 리사(Lisa, 샤리 해들리 분)와 결혼해 자문다(Zamunda) 왕국의 왕비로 맞아들인 우리의 주인공 아킴 왕자(Prince Akeem, 에디 머피 분)는 이제 아주 똑똑하고 든든한 딸을 셋이나 두었지만, 임종이 가까운 아버지 자프 조퍼(King Jaffe Joffer, 제임스 얼 존스 분)에게 아들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직도 구박을 받는 신세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믿는 신기한 샤먼의 말에 의하면, 아킴 왕자가 미국에서 결혼할 여자를 찾던 시절, 지나치게 적극적이다 못해 거의 몸통 박치기를 하는 수준으로 아킴 왕자에게 들이댔던 한 여인(후에 이름이 '메리(Mary, 레슬리 존슨 분)'라고 밝혀진 여인)이 그의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물론 아내 리사는 이 소식을 즐겁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아들을 찾아 데려오지 않으면, 아주 호전적인 옆 나라 이지 장군(General Izzi, 웨슬리 스나입스 분)이 당장 자문다로 쳐들어올 기세다. 왜냐하면 이지 장군의 여동생 이마니(Imani Izzi, 바네사 벨 캘로웨이 분)가 바로 아킴 왕자가 결혼하려다 바람맞힌 (그리고 그 충격으로 살짝 돌아버린) 여인이기 때문이다.

이지 장군의 딸 보포토(Bopoto, 테야나 테일러 분)와 이 아들을 결혼시키는 것만이 이 나라의 왕위를 잇고, 전쟁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다.

이제 아킴 왕자는 예전처럼 다시 친구이자 신하인 세미(Semmi, 아세니오 홀 분)를 데리고 미국으로 날아가 이 아들을 찾아 데려와 왕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문다를 위협하는 옆 나라의 이지 장군(왼쪽)과 그의 협박에 고민하는 아킴 왕자(오른쪽)
리사 왕비(왼쪽), 세미(가운데), 그리고 아킴 왕자(오른쪽)
미국에 돌아와 예의 그 이용원을 찾은 세미(왼쪽)와 아킴 왕자(오른쪽) 
리사 왕비(왼쪽)와 메리(오른쪽)
미국에서 데려온 사생아 아들 라벨(Lavelle Junson, 저메인 파울러 분, 가운데 검정+금색 옷)과 그 어머니 메리(오른쪽)

 

전작 <구혼 작전>은 유명해서 아마 다들 알 듯하다. 그게 1988년 작품이니 무려 33년 만에 후속작이 나온 셈이다. 세상에!

33년 만에 나와서인지, 또는 33년 만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시대에 맞게 내용이 업데이트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위의 앞부분 줄거리 요약에도 써 두었듯이, 아킴 왕자는 똑똑하고 든든한 딸을 셋이나 두었다(다들 무술도 잘하니까 든든할 수밖에).

그런데 아들, 남성 후계자가 없다는 이유로 굳이 미국까지 가서, 굳이 또 리사를 만나기 전 잠시 '실수'했던 사생아를 찾아 데려와야 하나?

애초에 각본을 왜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똑똑하고 든든한 딸이 셋이나 되는데! 장녀 또는 개중에 제일 지혜로운 딸을 시험을 통해 뽑아 여왕에 앉히면 되지.

딸이 셋이나 된다는 설정 + 자문다는 여전히 남성만이 왕위에 오를 수 있다는 설정, 이 두 가지를 유지하고 싶었다면, 장녀가 어떻게든 남편감을 찾아야 하는데 이곳에서 그냥 자기에게 정해진 정략 결혼 상대와 결혼해 살 수는 없다며 남편감을 찾아오겠다며 (자기 아빠처럼) 미국으로 휙 날아갔다, 그렇게 이야기를 쓸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면 그 와중에 다른 두 딸이 언니를 도와주는 장면도 넣을 수 있고, 상대가 가진 돈이나 지위가 아닌, 진짜 내면을 보고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래 두 줄에는 <커밍 2 아메리카>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하시려면 그냥 넘기시고, 스포일러도 상관없다 하시는 분만 복권 긁듯이 스크롤해서 읽어 주세요.)

어차피 지금 이대로의 <Coming 2 America>에서도 결국엔 라벨,그러니까 미국에서 찾은 아킴 왕자의 사생아도 왕위를 포기하고 그냥 주미(駐美) 자문다 대사의 지위에 만족하는걸.

자기는 왕이 될 깜냥이 안된다는 걸 인정하고 왕위는 그냥 쿨하게 장녀에게 넘겨 버리는데, 이렇게 이야기를 끝맺을 거면 도대체 뭐하러 애초에 '꼭 남자만 왕위에 오를 수 있다'라는 옛 법칙을 고수했는지 모를 일이다.

이런 점에도 아쉬운 영화다. 

30년이 넘은 후에 후속작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나이는 나만 먹었는지, 에디 머피와 아세니오 홀은 여전히 본편과 똑같아 보인다. 특히 아세니오 홀이.

<구혼 작전>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추억이 보글보글 떠오르는 감상적인 시간을 즐기시라며 한번 보시라 하겠지만, 그렇지 않으시다면 굳이 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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