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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야기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호주인들의 자랑! 복싱 캥거루(Boxing Kangaroo) 깃발

by Jaime Chung 2018.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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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호주인들의 자랑! 복싱 캥거루(Boxing Kangaroo) 깃발

 

오스트레일리아/호주의 공식 국기는 다들 잘 아시다시피 이렇게 생겼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왼쪽 상단의 유니온 잭(Union Jack)은 영국 출신의 국가라는 점을 드러내고, 그 바로 밑에 있는 커다란 별 하나는 '영연방의 별(Commonwealth Star)'이라고 해서 호주의 여섯 개 주와 '테리토리들(Territories)'을 가리킨다.

오른쪽의 상대적으로 조그만 별 하나와 커다란 별 네 개는 '남십자성(Southern Cross)'으로, 초기 영국의 식민지 시대부터 호주, 그러니까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상징해 왔다. 이 별은 남반구(Southern Hemisphere)에서 제일 돋보이는 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공식 국기 외에도 주로 스포츠 이벤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호주의 또 다른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깃발이 있다.

그것이 바로 '복싱 캥거루(Boxing Kangaroo)' 깃발이다.

 

 

크리켓이나 테니스, 축구 경기, 또는 '영연방 게임(Commonwealth Games)'이라고 하는, 말 그대로 영연방 국가들만 참가하는 일종의 '미니 올림픽' 경기 등에서 호주인들이 이걸 들곤 한다.

 

호주의 상징이기도 한 캥거루는 싸울 때 작은 앞발로는 상대방을 붙잡고 뒷발을 이용해 발차기 공격을 한다.

이런 기본 자세가 마치 복싱을 하는 것 같다 하여 복싱하는 캥거루의 이미지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 깃발은 이름 때문에 호주 럭비 리그 팀("캥거루스(Kangaroos)"라는 이름이다)과 연관 지어지기도 한다.

최초의 '복싱 캥거루' 그림은 최소한 18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멜버른 펀치(Melbourne Punch)'라는 잡지에 '렌더만 교수와 싸우는 캥거루 잭(Jack, the fighting Kangaroo with Professor Lendermann)'이라는 각주가 달린 만화가 실렸다.

19세기 후반에는 오지(outback) 순회 영화 상영단은 캥거루가 복싱 글러브를 끼고 인간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 주곤 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영국의 전투기와 구분하기 위해 호주 전투기에 복싱 캥거루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이 관습은 원래 호주 공군(RAAF, Royal Australian Air Force)의 제21 비행 중대에서 시작되었지만 다른 부대로도 퍼져 나갔고, 후에는 호주 해군(Royal Australian Navy)도 전함에 같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의 호주군의 프로파간다(왼쪽)와 전투기에 그려진 '복싱 캥거루'(오른쪽)

 

1983년에는 '아메리카스 컵(America's Cup)'이라는 세일링 요트 대회에서 '오스트레일리아 Ⅱ(Australia Ⅱ)'라는 요트가 녹색 바탕에 빨간 복싱 글러브를 낀, 황금빛 '복싱 캥거루'가 그려진 깃발을 달고 출전해 호주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알려지게 되었다.

이 요트의 주인인 앨런 본드(Alan Bond)가 이 이미지를 소유했고 이를 대량 생산할 권리도 가지고 있었다.

후에 호주 올림픽 위원회(Australian Olympic Committee)가 이 권리를 사서 호주 국가 대표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사용했다. 또한 학교에서 스포츠와 '페어 플레이(fair play)'를 장려하는 데에도 썼다.

 

 

'오스트레일리아 Ⅱ'호(왼쪽)와 이 배가 휘날렸던 '복싱 캥거루' 깃발의 모습(오른쪽)

 

2010년 동계 올림픽 때에는 선수촌에서 호주 국가 대표 팀이 머무르던 숙소의 발코니에 2층 높이의 '복싱 캥거루' 깃발이 걸렸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는 이 이미지가 호주 올림픽 위원회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깃발을 내릴 것을 주문했다.

이는 큰 비난을 받았는데, 심지어 당시 줄리아 길라드(Julia Gillard) 부총리(Deputy Prime Minister)는 호주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자리에서 그 깃발을 치우라는 결정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나중에 IOC 회장과 호주 올림픽 위원회 회장이 만나 회담을 가진 후, 복싱 글러브를 낀 캥거루가 그려진, 녹색과 황금색(호주의 상징 색깔)의 깃발이 남아도 좋다는 데 합의했다.

 

 

올림픽 선수촌에 걸린 '복싱 캥거루' 깃발(왼쪽)과 줄리아 길라드 부총리가 '복싱 캥거루' 깃발을 든 모습(오른쪽)

 

이 포스트를 작성하는 데 아래 사이트들을 참고했음을 밝힌다.

https://en.wikipedia.org/wiki/Boxing_kangaroo

http://www.ausyflags.com.au/flag-history/boxing-kangaroo-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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