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아름다운 보랏빛 꽃을 피우는 자카란다(jacaranda) 나무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가 바로 예쁜 보랏빛을 띠는 '자카란다(jacaranda)' 나무이다.
블루 자카란다(blue jacaranda), 블랙 푸이(black poui), 펀트리(the fern tree)라고도 불린다.
이 나무의 학명은 '자카란다 미모시폴리아(Jacaranda mimosifolia)'이고 '자카란다'라는 말은 '자카란다' 속에 속하는 식물 전체를 가리킬 수 있지만, 원예에나 일상생활에서 '자카란다'라고만 하면 거의 언제나 99.9% 이 보라색 꽃을 피우는 '블루 자카란다'를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여기 호주 사람들이 그러듯이, 그냥 자카란다라고 부르겠다.
나는 태어나서 보라색 꽃을 피우는 나무가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봐서(나는 분명 라일락은 잊고 있었다) 한동안 자카란다가 호주 토중 품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사실 자카란다는 브라질이 원산지이고, 열대 또는 온화한 기후에서 특히 잘 자라지만 서리의 위험이 없는 곳이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자랄 수 있다고 한다.
키는 10-15m 정도이고 옆으로도 가지며 잎이며 꽃을 그만큼 뻗기 때문에 심기 전에 주위에 공간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호주 전역에서 이 예쁜 보랏빛 꽃을 볼 수 있지만, 특히 시드니(Sydney)가 11월 자카란다가 만개할 때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
자카란다는 20세기 초반부터 1950-1960년대까지 도시 미화 프로그램으로 호주에 많이 심어졌다고 한다.
처음엔 브라질 출신인 이 나무를 영국인들이 가져와 1818년 영국 큐(Kew)의 로열 가든(Royal Gardens)에 심었다.
그러다가 1850년대에 몇몇 개인이 자기 집 정원에 자카란다를 심었다. 호주 날씨가 영국보다 브라질에 훨씬 비슷했으므로 영국처럼 온실에서 키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자카란다 나무는 씨앗으로 처음부터 키우기는 쉬운 반면, 꺾꽂이로 옮겨 키우기는 쉽지 않아서 아직 널리 퍼지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1868년에 마이클 길포일(Michael Guilfoyle)이란 조경 디자이너가 꺾꽂이로도 자카란다를 키우는 방법을 발견한다.
덕분에 이때부터 자카란다가 호주 내에서도 널리널리 퍼지기 시작한다.
1930년대에는 이미 자카란다가 많아져서 이 나무가 호주가 원산지가 아닐 거라는 생각은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재미있는 것은 자카란다 나무와 관련한 '보라색 패닉(purple panic)'이라는 용어이다.
자카란다는 늦은 봄에서 초여름까지 꽃을 피우는데, 마침 이때가 대학생들 시험 기간이기도 하다.
대학생들은 이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눈물 나도록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때 대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현상을 '보라색 패닉'이라고 한다.
또한 자카란다가 특히 많은 브리즈번(Brisbane) 같은 곳의 학생들, 특히 퀸즐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의 학생들은 자카란다를 '시험 나무(exam tree)'라고 부른단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한창 벚꽃이 필 때 수업을 쨀까 말까, 중간고사를 앞두고 공부를 하루 하지 말까 고민하는 거랑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프턴(Graftron, 브리즈번에서 남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지역)에서는 매년 10월 마지막 주에 '자카란다 축제(Jacaranda Festival)'가 열린다고 한다.
아름다운 자카란다 나무를 보면서 추억도 만들고 예쁜 사진도 많이 찍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한번 들러 보시라.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여 이 포스트를 작성했음을 알린다.
https://sydneylivingmuseums.com.au/stories/dream-tree-jacaranda-sydney-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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