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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추천

[추천 팟캐스트] ‘세컨드 데이트 업데이트’ - 요즘 제일 재미있는 라디오 팟캐스트

by Jaime Chung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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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팟캐스트] ‘세컨드 데이트 업데이트’ - 요즘 제일 재미있는 라디오 팟캐스트

 

요즘 내 남자 친구가 제일 재미있게 보는 영상이 있다. 틱톡에서 발견한 건데, ‘세컨드 데이트 업데이트(Second Date Update)’, 즉 ‘두 번째 데이트 업데이트’라는 라디오 팟캐스트를 들으며 리액션하는 영상이다. 이 팟캐스트로 말할 것 같으면, 첫 번째 데이트를 하고 나서 두 번째 데이트가 왜 없을까 고민하는 신청자들의 신청을 받아, 신청자와 그 데이트 상대를 초대해 이야기한다. 패턴은 이런 식이다. 일단 시청자가 먼저 ‘이러이러한 첫 번째 데이트를 했는데 두 번째 데이트를 하려고 신청을 하니 답이 없어요’라고 자기 사연을 털어놓으면, 진행자들이 그 데이트 상대와 전화를 연결해서 첫 번째 데이트의 무엇이 문제였는지, 왜 두 번째 데이트를 거절한 건지를 알아본다. 팟캐스트는 여기서 들을 수 있다.

일부러 그런 사연만 골라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흥미로운 사연이 많다. 내가 최근에 본 것 (남친이 이걸 너무 좋아해서 자기 딴에 재미있는 게 있으면 나 좀 보라고 들이밀어서 안 볼 수가 없다…) 중 재미있었던 사연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첫 번째는 아놀드라는 이름의 80대 신사분과 바바라라는 동갑내기 숙녀분 이야기. 이분들은 시니어 센터에서 만나 예술 축제에도 가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아놀드는 두 번째 데이트를 원했고, 바바라는 그렇지 않았다. 이 두 분들을 초대해 진행자들이 각자의 입장을 들어 보는데, 바바라 역시 첫 번째 데이트는 좋았으나 ‘더 이상 자신이 원하지 않는 분야에 아놀드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그가 행복해지는 데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아’ 두 번째 데이트를 거절했다고 한다. 바바라가 80대의 숙녀분인 데다가 라디오 팟캐스트라는 게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공개된 자리이다 보니까 아주 돌려돌려 예의 바르게 말하셨는데 결론은 이거였다. 아놀드는 섹스를 원했고, 바바라는 그렇지 않았다(바바라가 돌려 말하는 걸 아놀드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해서 진행자들이 잠시 마이크를 끄고 설명해 주었다). 80대에 참 기운이 좋으시네요 할아버님… 이 사연을 듣고 싶으시다면 위의 링크에서 ‘5 19 23 Arnold and Barbara - They Couldn’t Agree on One MAJOR Activity’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를 클릭하시면 된다.

두 번째 사연은 좀 뻔뻔하고 충격적이다. 인도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서 3년째 살고 있는 자스민과 라지 부부의 이야기인데, 자스민이 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 것 같다. 자스민의 말을 들어 보면 둘은 중매 결혼을 했으나 그래도 꽤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6개월간 남편 라지가 수상하게 행동해서 바람을 피우는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진행자는 라지에게 전화를 걸어 ‘무료로 비욘세 콘서트 표를 주는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라고 속인 후, 이 콘서트에 데려가고 싶은 상대를 한 명 고르면 그 표를 전해 주겠다고 낚시질을 한다.

 

@megatrannnn #duet with @Magdalena & Guney #Funny ♬ original sound - Magdalena & Guney

라지는 진행자의 말을 믿는 것 같았고, 같이 콘서트를 가고 싶은 상대를 고르라는 말에 아내 자스민의 이름이 아닌 낯선 여자의 이름을 댄다. 이름하여 ‘니키’. 그 상대에게 전할 메시지로는 ‘니키, 미국의 사랑 방식(the ways of American love)을 보여 줘서 고마워요. 당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다 콜(Buddha call; ‘섹스하기 위해 상대를 불러내는 전화’를 뜻하는 ‘부티 콜(booty call)’이라는 단어를 잘못 알아듣고 말한 것)이에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라지는 바람피우는 걸 빼도 박도 못하게 들켰고(게다가 거의 영구적으로 박제되어 인터넷에 전시되었다), 이 모든 통화 내용을 들은 아내 자스민은 극대노해서 라지에게 따지고 든다. 정말 혼돈과 충격의 도가니였던 에피소드.

이 외에도 (위의 링크에서 들을 수 있는) ‘1 17 23 Lee and Britteney - Fire, Fire Pants on Fire!!’ 에피소드도 얼탱이가 없었다. 자세히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지만 리라는 남자가 핀치에 몰리자 (진행자가 리와 이야기하고 싶어 하자) 자기인 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갑자기 없던 룸메이트를 만들어 내며 자기가 렌이라는 룸메이트인 척하는데, 정말 공감적 수치 오졌고요… 거짓말하는 거 다 보이거든요…

설레고 흥분되지만 또한 동시에 엄청 어색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첫 데이트. 그 시험을 이겨내지 못한 이들의 혼란스럽거나, 부끄럽거나, 얼탱이 없는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이 라디오 팟캐스트를 추천한다. 특히 샤덴프로이데(Shadenfreude,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을 뜻하는 독일어 단어)를 즐기는 분이라면 이 팟캐스트를 분명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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