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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추천

[개인적 추천] 선입견을 깨는 아시아 여성 코미디언들 (1) 레슬리 리아오(Leslie Liao)

by Jaime Chung 2023.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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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추천] 선입견을 깨는 아시아 여성 코미디언들 (1) 레슬리 리아오(Leslie Liao)

 

내가 이전에 ‘무엇이 웃기고 무엇이 ‘안’ 웃긴가? (Feat. 테일러 톰린슨)’라는 글에서 이야기했듯, 어떤 것이 ‘웃기다’라고 생각하는지 그 기준은 개인의 사고방식과 큰 관련이 있다. 유머 감각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정확히 반영한다. 예컨대 고인 비하를 농담이랍시고 하는 사람이 과연 타인을 존중할까?(물론, 전 모 씨 같은 독재자 및 살인자는 예외!) 또한 어떤 사람이 ‘여자들은 재미없어. 안 웃겨.’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자기가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는 별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성, 특히 아시아 여성 코미디언들을 사랑한다. 사실 여성이라는 정체성과 아시아인이라는 정체성은 이중의 고난이라 할 수 있다. 두 가지 소수자의 정체성이 합쳐지면 어떻게 되게요? 두 배, 아니 네 배로 힘들어지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무대에 올라서 번득이는 유머 감각으로 우리를 웃게 해 주고, ‘여자/아시아인(또는 둘 다)은 안 웃겨’라는 선입견을 깨부수어 주는 그들을 나는 사랑한다. 오늘은 내가 사랑하는 이 멋진 아시아 여성들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시작해 볼까 한다.

일단 첫 번째는 내가 최근에 알게 된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레슬리 리아오(Leslie Liao)는 이름에서부터 느낌이 오겠지만 중국계 미국인 여성이다.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백인이 대다수인 지역(캘리포니아 주의 오렌지 카운티)에서 자랐는지, 30대 중반인 여성으로서 얼마나 자신의 ‘인연’인 남자를 만나 빨리 결혼하고 싶어 초조한지에 대한 농담을 던진다. ‘이성애자 여성의 투쟁’이라는 제목의 짧은 쇼츠는 (아래 영상) 이성애자 여자로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유머러스하게 꼬집는 농담 부분만 잘라 놓은 것이다. 레슬리가 말하길, 이성애자 여성으로 사는 건 힘든데, 왜냐하면 이성애자 여성으로서 자신은 남성에게 끌리지만(I’m attracted to men), 남성이 매력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란다(but I don’t find men attratctive). 여성은 웬만큼 꾸미지 않고서는 밖에 나가는 것조차 ‘예의’가 아니라는 사회적 기대와 압박감이 있지만(그래서 ‘꾸민 듯 안 꾸민 듯’ 피부도 타고난 것처럼 좋아야 하고 몸매도 원래 날씬한 것처럼 보여야 한다), 남자는 그런 게 없다. 남자는 외모보다 능력이나 성격이 더 중요시된다. 그래서 레슬리는 관중 속 한 커플을 가리켜 “저 여자는 저렇게 예쁜데, 남자는… 남자들, 그냥 노력 좀 하면 안 돼?”라고 뼈가 있는 농담을 던지는 것이다.

 

 

레슬리가 ‘화장하지 않기 챌린지(no makeup challenge)’를 설명하는 농담도 웃기다. 레슬리는 이걸 ‘화장을 하지 않고 나가서, 얼마나 빨리 사람들이 ‘너 피곤해 보인다’라고 말하는지 알아보는 쪽팔려 게임(it’s a dare that women give each other to go outside and show our actual face - ‘I dare you, I fucking dare you Rachel, go outside and see how soon someone calls you tired)’이라고 평했다. 개공감! (여기서 꿀팁 하나: 애초에 저처럼 평소에 화장을 안 하고 다니면 사람들이 비교할 만한 ‘안 피곤한’ 얼굴이 없으므로 피곤하냐는 소리를 안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들에게는 내 피곤한 얼굴이 디폴트로 보일 것이다.)

 

30대 중반인 레슬리가 (아래 영상에서는 35살이라고 하는데 아마 2022년 영상인 듯. 36살이라고 하는 영상도 본 적 있다) 자신을 얼른 결혼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캐릭터로 잡아서 그걸 가지고 농담하는 것도 웃기다. 결혼한 친구들은 마음 편히 먹고 캐주얼하게 데이트하라고 하는데 레슬리는 “야, 나 35살이야. 나 완전 급해. 나는 밤에 ‘자니? 나랑 가정을 시작하지 않을래?’ 하고 문자하는 남자가 필요하다고!”라고 대꾸한다고. 이때 간절한 레슬리의 모습 옆에 despration(필사적), scanning audience for eligible men(관객 중에 괜찮은 남자 있나 스캔 중)이라는 자막 단 것도 개웃ㅋㅋㅋㅋ

 

레슬리의 공식 유튜브 계정은 여기다. 레슬리의 스탠드업 코미디가 부분부분 잘려서 쇼츠 형태로 업로드되니 하나씩 보다 보면 정말 순식간에 30분이 지나간다. 아시아 여성 코미디언의 독특한 유머를 보고 싶다면 강력 추천!

 

➕ 아시아 여성 코미디언 시리즈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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