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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월말 결산] 2024년 3월에 읽은 책들

by Jaime Chung 2024.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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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에 읽은 책들은 총 11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최성락, <교수의 속사정> ⭐️⭐️
와, 재수 없다. 15년 정도 교수 생활을 했던 저자가 자기 입장에서 본 (대학) 교수의 현실을 말하는데, 교수가 아닌 입장에서 보면 참 재수 없게 들릴 것 같은 내용이다. 물론 누구나 자신을 변호할 권리가 있지만, 이건 좀 심하다는 느낌? 물론 교수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본인 연구를 하는 것 외에 학사 행정 일 등 여러 가지를 하느라 바쁘고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 정도의 지성인이면 사회 내에서 자기의 위치를 좀 객관적으로 봐야 할 것 아닌가. 일개 직장인인 내가 ‘아 너무 바쁘고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교수의 지위를 가진 사람이 말하는 것과는 그 무게와 다르지… 그 정도 지위에는 큰 힘과 책임이 따른다는 건 상식 아닌가. 읽어 보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비판적인 사고를 겸비하고 읽기를 강력히 권해 드린다.
오희라, <아무튼, 타투> ⭐️⭐️⭐️
확실히 말해 두겠다. 나는 타투를 한 사람들에게 별 감정이 없다. 자기 몸이니까 자기 마음대로 하라지. 이레즈미처럼 상대에게 두려움을 유발할 정도로 과한 문신을 한 게 아니면, 그 사람에 대해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 하지만 ‘남의 일이니까 상관없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내가 그걸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나는 타투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없었다. 타투를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냥 그랬다고요.
최준혁, <병원탐험기> ⭐️⭐️⭐️
PKD, 즉 ‘돌발운동유발이상운동’이라는 희귀병을 가진 저자의 투병기. 인간의 몸은 나약하지만 그걸 견뎌내는 인간의 정신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진실을 보여 준다. 짧지만 감동과 재미 둘 다 있는 만화.
이사구,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
출간 전에 이미 드라마화가 확정됐을 정도로 자신의 가치와 가능성을 입증한 작품. 밤에 옆집 커플이 내는 민망한 소리 때문에 잠도 못 자고 미쳐 버릴 정도가 된 한 디자이너가 ‘무당언니’라는 무당 유튜버의 영상을 보고 부적을 만들어 옆집에 붙이면서 이 디자이너는 악귀 퇴마의 세계에 진입하게 된다. 무섭지 않고 유쾌하게, 빵빵 터지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둥지, <정신이 들어요? 이제부터 혼자 사셔야 해요> ⭐️⭐️
솔직히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혼자 사는 사람의 희노애락, 공감할 수 있는 에세이 같은 걸 기대했는데 중간에 돈을 아끼면서 연애하는 방법으로 데이트 통장까지 제시하는 걸 보고 혼란스러워졌다. 예… 데이트 통장이요… (대)학생까지는 그래도 이해하겠는데 취업하고 나서도 그러는 건 정말… 😒 데이트 통장을 현명한 방법이라고 제시하는 사람에게 공감하거나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조언을 받고 싶지 않답니다… 차라리 그냥 혼자 살게요…
김수연, <스위처블 러브 스토리> ⭐️⭐️⭐️⭐️
’사랑’에 대한 단편 소설 여섯 편을 묶은 책. 여기에서 사랑이라고 할 때 이는 전적으로 이성 간의 연애 감정을 말하는 건데, 다행히도 과하거나 너무 감상적이지 않다는 게 강점이다.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구질구질하지 않다는 거. 여섯 편 모두 다 개성이 있고 재미있어서 읽어 볼 만하다.
콜린 마샬, <한국 요약 금지> ⭐️⭐️⭐️
<뉴요커>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쓴 한국 비평. ‘와, 그래, 바로 이거야!’ 하고 감탄이 나오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몇몇 부분은 아주 훌륭하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읽어 보시라.
김지원,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
내가 추천한 적 있는 뉴스레터 ‘인스피아’(
이 포스트 참고)를 운영하는 저자가 쓴 책. 요즘은 흔히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여전히 ‘텍스트’를 읽고 있으며(웹소설, 웹툰, 문자, 인터넷 커뮤니티 글, 인터넷 뉴스 기사 등등) 그중에서도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가성비’가 좋은 게(저자가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도 어려운데, 그 과정에서 번역이 필요하다면 그것도 저자가 알아서 처리한 후 모은 자료를 우리가 손쉽게 책 한 권으로 다 받아서 읽어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책이다. 내가 무언가에 흥미가 생겼을 때, 그래서 그것에 대해 더 알고 싶을 때 가장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책이다. 저자는 그런 점을 강조하는데, 역시나 인스피아를 발행한 짬이 있어서 그런지 글도 술술 쉽게 잘 읽힌다. 추천할 만하다.
쿠제 가쿠, <우라미치 선생님 8권> ⭐️⭐️⭐️

신권이 나온 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검색해 봤다. 8권이 나왔길래 주말에 집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감상.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 딱 좋다. 우라미치 선생님은 단연코 현대 ‘어른’의 표본이다. 우라미치 선생님 화이팅…
윤태진, <해냈어요, 멸망> ⭐️⭐️⭐️
음… 제목이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인 것 같다. ‘언행 불일치 지구인들의 인구 멸망 보고서’라는 부제에서 이 에세이가 일종의 다크 코미디인 것은 눈치 챌 수 있었다. 문제는 다크 코미디이든 아니든 별로 재미가 없다는 것… 텀블러라든지 휴대폰, 칫솔 등 자주 쓰이고 환경 파괴에 일조하는 물건들에 대한 짧은 에세이들이 엮어 있는데, 이것들을 어떻게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덜 끼치게 쓰는 법을 알려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신변잡기적인 내용이다. 신변잡기인 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냥 재미가 없고 그냥 그렇다는 게 문제… 밀리의 서재를 통해 읽었기에 망정이지, 내가 돈 주고 사 읽었으면 너무너무 아쉬웠을 듯.
트렌트 돌턴, <우주를 삼킨 소년> ⭐️⭐️⭐️⭐️
넷플릭스 시리즈 <Boy Swallows Universe(우주를 삼킨 소년)>의 원작 소설. 나는 소설과 넷플릭스 시리즈를 거의 동시에 시작해서 비교해 가며 읽었는데 둘 다 좋다. 물론 원작 소설과 넷플릭스 드라마는 사건의 순서라든지 세부 내용 등이 조금 다르긴 한데, 그래도 꽤 비슷하고 둘 다 잘 만든 건 확실하다. 600쪽이 넘는 긴 소설이지만 진짜 흥미진진하게, 재미있게 읽었다. 하나 아쉬운 점을 굳이 찾는다면, 제목에 나오는 ‘우주를 삼킨 소년’은 진짜로 그렇다는 게 아니고 비유였다는 거… 물론 극 중에서 일라이가 하는 말에서 제목이 유래한 거긴 한데 나는 진짜로 얘가 우주를 삼키는 줄 알았지… 그건 내 착각이었다… 물론 그래도 너무너무 재미있고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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