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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야기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호주 돈을 '달러리두'로 바꾸자고요? - 호주 돈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

by Jaime Chung 2018.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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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호주 돈을 '달러리두'로 바꾸자고요? - 호주 돈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

 

어제 인터넷을 하다가 웃긴 짤을 봤다.

 

 

여기서 달러리두(Dollarydoo)는 만화 <심슨 가족(The Simpsons)>의 한 에피소드에서 심슨 가족이 오스트레일리아/호주를 방문하게 되는데 이때 호주달러를 '달러리두'('달러'와 호주 원주민들이 부는 긴 목관 악기인 '디저리두(didgeridoo)'를 조합한 것인 듯)라고 부른 것에서 따온 것이다.

나는 일단 웃고 나서, 이게 진짜인지 검색을 해 봤다.

진짜였다. 실제로 Change.org에서 이런 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맨 위의 짤이 생성된 때로부터 시간이 좀 지나서 그런지 여기에 동의한 청원자가 이제는 6만 9천 명이나 된다!

(https://www.change.org/p/change-the-australian-currency-name-to-dollarydoos)

 

사실 Change.org가 원래 이렇게 말도 안 되고 황당한 청원도 자주 올라오는 곳이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이 사이트에서는 '하와이안 피자의 이름을 '신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로 바꾸자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https://www.change.org/p/all-of-us-change-hawaiian-pizza-to-gods-biggest-mistake

이 이야기는 아래 포스트에서도 한 적 있다.

2018/10/21 - [호주 이야기]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호주인이 제일 좋아하는 피자는? (하와이안 피자의 역사 및 호주 최고의 피자 가게 추천 有))

 

물론 현재 호주에서 사용하는 화폐의 이름은 그냥 '달러(dollar)'이다. 하지만 호주의 화폐가 '달러'가 아닌 우스꽝스러운 이름으로 불릴 뻔한 적이 있었다.

1960년대에 호주에서는 화폐에 10진법을 도입하고, 호주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부터 사용해 온 '파운드(pound)'화를 대신할 새 화폐를 사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 새 화폐의 이름을 무엇으로 짓느냐였다. 그래서 관계자들은 일반 대중에게 새로운 화폐의 이름을 제시해 달라고 했다.

온갖 이름이 제시되었다. '오즈(oz, 호주 또는 호주인(Australia/Australian)의 줄임말인 '오지(Aussie)'를 간단히 표기한 것), '코알라(koala)', '에뮤(emu)', '부머(boomer)', '캥거(kanga)'와 '루(roo)', '디거(digger)', 'zac(호주와 뉴질랜드 연합군을 가리키는 'ANZAC'을 줄인 것), '퀴드(kwid)', '딩컴(dinkum, '진짜'라는 뜻으로, 보통은 'Fair dinkum!'의 형태로 자주 쓰인다)', '밍(ming, 당시 수상이던 로버트 멘지스(Robert Menzies)의 애칭)' 등등.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이름들은 절대 화폐명으로 사용할 수 없다 싶었는지, 정부는 새 화폐를 '로열(royal)'로 부르겠다고 발표했다.

1로열은 100센트에 해당했고, 동전은 화폐 10진법 도입 이전의 이름을 따라 크라운(crown, 50센트), 플로린(florin, 20센트), 실링(shilling, 10센트)으로 불릴 것이었다.

당시 수상 멘지스는 군주제 지지자(monarchist)였고, 당시의 재무 장관이었던 해롤드 홀트(Harold Holt)는 이 이름이 "왕관(=영국의 왕위)과 우리의 연결성을 강조해 줄 것"이며 "어감이 좋은, 위엄을 갖춘 단어"라고 말했다.

 

1'로열'은 이렇게 디자인될 예정이었다. 화폐 이름을 '로열'이라 해 놓고 원주민 그린 거 보소... ㄷㄷㄷ

 

하지만 이 이름은 영국 군주제에 너무 아첨하는 것 같다는 반발이 의견이 따라왔고(내가 봐도 그렇게 들리긴 한다), 따라서 호주인들은 이 이름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당시 노동당의 총수였던 아서 캘웰(Arthur Calwell)은 이 이름이 '구식 사고'의 산물이라고 평했다.

이 이름이 발표된 지 며칠 후 <더 선(The Sun)>지가 설문 조사를 해 본 결과 빅토리아(Victoria) 주의 95퍼센트가 이에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로열'이라는 이름을 제시한 지 석 달 만에 호주 정부는 호주의 화폐가 단순명쾌하고 꾸밈없는 '달러'가 될 것이라고 결정을 바꾸었다.

진짜 화폐 이름이 '로열'이었으면 좀 웃겼을 듯. 나는 사실 아직도 공식적으로는 호주와 캐나다가 '영연방(the Commonwealth)에 속하며 영국 여왕이 이 영연방의 상징이라는 게 너무 신기하고 놀라워서(한 나라는 그냥 저 혼자 존재해야지, 왜 다른 나라에까지 발을 걸치지?) 이렇게 뻔뻔하게 군주제를 찬양하는 이름을 생각해 낸 사람이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다.

Change.org의 그 청원이 현실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것도 너무 다행이다. '달러리두'도 너무 웃기잖아ㅋㅋㅋㅋㅋㅋ

역시 이름은 그저 무난한 게 최고다ㅎㅎㅎ

 

아래 기사를 참고하여 포스트를 작성했다.

https://pickle.nine.com.au/2015/10/19/12/17/australian-currency-dollarydoos

https://www.smh.com.au/money/holts-folly-one-royal-we-rejected-20130604-2nmo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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