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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야기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오스트레일리아'와 '오스트리아'를 헷갈리는 건 만국 공통?

by Jaime Chung 2018.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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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오스트레일리아'와 '오스트리아'를 헷갈리는 건 만국 공통?

 

며칠 전에 <시드니 모닝 헤럴드(The Sydney Morning Herald)>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다(참고로 나는 이 신문을 좋아하는데, 웹사이트 주소가 이 신문의 머릿글자인 SMH이기 때문이다[각주:1]).

(https://amp.smh.com.au/national/special-kind-of-stupid-australian-parcel-sent-to-austria-five-times-20181126-p50iav.html)

 

 

이 기사에서는, 미국에서 오스트레일리아(=호주)로 보낸 우편물이 마침내 오스트레일리아에 제대로 도착하는 데 두 달이나 걸렸다는 한 레딧(Reddit) 사용자의 소식이 소개되었다.

사연인즉, 글쓴이의 형제가 미국에 사는데, 이 사람이 호주에 사는 글쓴이에게 한 우편물을 오스트레일리아 주소로 보냈고, 이 우편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체국 관계자들이 '오스트레일리아'와 '오스트리아'를 무려 다섯 번이나 헷갈렸다는 것이다.

이 글을 접한 일부 이용자들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어떤 이용자는 '캐나다에서 DVD를 몇 편 주문했는데, 오지를 않길래 주문처에 얘기하니까 다시 보내 주더라. 근데 두 달 지나니까 (처음에 주문했던 DVD가) 오스트리아에 들렀다가 뒤늦게 온 거 있지.'라고 썼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오스트리아를 헷갈리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 많다 보니, 오스트리아에 사는 한 사용자는 '내게 와야 할 크리스마스 선물이 여러 번 오스트레일리아로 가서, 우리 가족은 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보낼 때 주소에다가 '유럽(EUROPE)'을 꼭 써.'라며, 오스트리아에 가야 할 것이 오스트레일리아에 가기도 한다고 제보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분류하는 일을 했던 어떤 사용자 말로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오스트리아'를 헷갈린 우편물을 매번 받았다고.

오스트레일리아와 오스트리아 모두 우편 번호가 숫자 4자리로 되어 있어서 혼란을 가중시키는 모양[각주:2].

 

사실 나도 친구가 올해 초에 내 호주 주소로 부쳤다는 카드를 연말이 가까워지는 이 시점이 되도록 아직도 받지 못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내게 와야 할 그 카드는 오스트리아 어딘가에서 주인을 잃고 슬퍼하는 것은 아닌지 때때로 그런 상상을 하곤 한다ㅎㅅㅎ... 나의 불쌍한 카드야...

 

이럴 때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심지어 CNN조차 오스트레일리아와 오스트리아를 헷갈린 적 있다는 사실이다.

2016년 3월, 미국의 24시간 뉴스 채널 CNN은 '오스트레일리아가 슬로베니아와 맞닿은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있다(Australia is building a fence on the border of Slovenia)'라는 뉴스를 무려 속보로 내보냈다.

물론, '슬로베니아'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오스트레일리아'가 아니라 '오스트리아'를 말하려던 거였다.

이 웃지 못할 착각 때문에 CNN은 놀림거리가 되었는데, '너무 미국적이어서 오스트리아랑 오스트레일리아도 구분 못 하냐'라는 직접적인 비난을 들은 건 물론이다.

심지어 미국의 작가 매튜 이글레시아(Matthew Yglesia)는 '이것(오스트레일리아가 장벽을 건설한다는 오보)은 슬로베니아에서 수천 마일이나 떨어진 섬 국가 치고는 좀 편집증적인 반응 같은데?'라고 비꼬았다.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 사이의 거리는 이 정도다.

 

이 해당 기사를 보면 사람들이 CNN을 비웃는 코멘트를 여러 개 퍼 와서 실어 놨다.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보시라.

(https://www.news.com.au/entertainment/tv/cnn-is-very-confused-about-australia-and-austria/news-story/cd45b9f1f4d602d7d89c6c469c593c94)

하지만 역시 압권은 이거다. 러시아의 푸틴(Putin) 대통령은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헷갈리는 사람들과 같이 대화하기란 정말 힘들다(It is difficult to have a dialogue with people who confuse Austria and Australia)'라고 비꼬았다.

(https://www.independent.co.uk/news/world/americas/us-politics/putin-us-administration-russia-austria-australia-confuse-george-w-bush-white-house-administration-a7930241.html)

와... 직격탄 그냥 날리네... 하긴, 한 나라의 대표적 뉴스 채널이라는 곳에서 그런 바보 같은 실수를 했으니 안 웃고 넘어가기가 더 힘들겠지.

우리 한국어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를 '호주'로 음차 표기해 쓰기도 하니까 그나마 조금 덜 헷갈릴 수도 있지만 영어권에서는 그렇지도 않으니까.

('오스트레일리아'의 음차 표기와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이름의 뜻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하시라.

2018/08/07 - [호주 이야기]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오스트레일리아, 호주, 'Straya', 다운 언더 - 호주의 여러 이름과 뜻)

 

그래서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도 때때로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헷갈리는 분이 계시다면,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마시라고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법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오스트리아는 유럽에 있고,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의 바탕이 되는 곳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가족이 부르는 유명한 노래 <에델바이스(Edelweiss)> 노래는 다들 들어 보셨을 것이다. 영어식으로 '비에나(Vienna)'라고도 하는 '빈(Wien)'이 수도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오세아니아에 속하고, 코알라와 캥거루가 많다. 하나의 커다란 섬이자 대륙이고, 옆에는 뉴질랜드(New Zealand)가 있다. 부메랑을 던지는 호주 원주민(Aborigine)들을 떠올리시라.

 

더 간단히, 더 이상 간단할 수 없을 정도로 압축해서 말하자면 이렇다. 독일어를 사용하면 오스트리아, 영어를 사용하면 오스트레일리아다.

이제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은 평생, 죽어도 절대로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는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Hopefully(바라건대)... 제발 그렇다고 말해 주세요... ㅠㅠㅠㅠ

  1. 이 SMH는 '(어떤 것이 너무 멍청하거나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shaking my head)'라는 뜻으로 양웹에서 쓰이는 약자 'SMH'를 연상시킨다. [본문으로]
  2. 예를 들어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Victoria) 주의 멜버른(Melbourne)의 우편 번호는 3000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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