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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감상/영화 추천] <Good Luck, Have Fun, Don’t Die(굿 럭, 해브 펀, 돈 다이)>(2025)

by Jaime Chung 2026.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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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Good Luck, Have Fun, Don’t Die(굿 럭, 해브 펀, 돈 다이)>(2025)

 

 

최근에 본 영화 중에 이만큼 ‘mindfuck’이라는 단어가 꼭 어울리는 영화는 없는 것 같다. ‘mindfuck’이란 명사로 ‘남을 조종하는 사람; 사기꾼; 최악의 것[사태]’(네이버 영어 사전)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사람의 정신(mind)을 갖고 노는(fuck) 것처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싶은, 도저히 트릭을 알 수 없는 마술도 ‘mindfuck’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 영화가 딱 그렇다.

줄거리는 이렇다. 로스 앤젤레스의 한 식당. 저녁 시간대라 사람들이 많다. 다들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누더기를 걸친, 요상한 꼴을 한 남자(샘 록웰 분)가 등장해 망할 휴대폰 좀 그만 보고 자기에게 주목하라고, 이러다간 세계가 망할 거라고 외친다. 이 미친 것 같은 남자는 인공지능이 곧 이 세상을 집어삼킬 것인데,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이를 막으러 나설 용감한 이들을 모집한단다. 당연히 사람들은 그가 홰까닥 돌았다고 생각하며 그를 막으려 드는데, 어찌 된 일인지 그는 자기를 막아 서는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다 알고 있다. 자기가 이렇게 세상을 구하러 시간을 되돌아온 게 한두 번이 아니라면서. 몇몇은 이 미친 남자의 카리스마에 눌려 그가 명령하는대로 그를 따라가게 되고, 어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그를 따라 나서는데…

챗GPT, 클로드, 코파일럿 등 넘쳐나는 생성형 인공 지능뿐 아니라 거의 개인 비서처럼 작동하며 사용자의 삶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인공 지능 서비스를 누구나 마음대로 골라 쓸 수 있는 오늘날, 영화가 그리는 ‘인공 지능에게 놀아나는 인간’의 모습은 전혀 농담이 아니다. 조금만 봐도 이건 현대 사회에 대한 풍자이자 블랙 코미디임을 알 수 있다.

영화는 세상을 지배한 인공 지능을 만든 9살짜리 소년을 저지하러 가는 길에, 각 중요 멤버들의 삶을 조금씩 보여 줌으로서 이 세상이 어떻게 원래부터 수상했고, 어떻게 이 멤버들이 이 파티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려 준다. 교사들인 마크(마이클 페냐 분)와 재닛(재지 비츠 분)은 학생들이 휴대폰에 중독된 모습을 본다. 그런데 학생들은 단순히 휴대폰에 정신을 빼앗겼다고 보기에는,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을 하는데, 특정 음료수 브랜드 이름을 마치 광고하듯 여러 번 언급하는 것이다. 그때 마크와 재닛은 몰랐다. 이 학생들이 단순한 인간이 아니었음을…

이 비밀은 다음 부분에서 풀린다. 수잔(주노 템플 분)은 마치 이 미친 남자가 식당에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곳에 앉아 있었고, 그를 따라가기로 자원한 인물이다. 수잔의 아들 대런(리카르도 드레이튼 분)은 학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로 사망했는데, 수잔은 총기 난사라는 충격적인 참사에 대해 수상할 정도로 차분하고 침착한 태도를 가진 몇몇 엄마들을 통해 복제 인간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 역시 자신의 자녀를 여러 번 잃었고, 그때마다 자녀들을 복제했기에 이런 끔찍한 사건에 대해 거의 심드렁한 태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충격에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었던 수잔은 이를 시도하는데, ‘프리미엄 버전’이 아닌 이 복제 아들은 실제 아들 대런을 무척 닮았지만, 때때로 특정 음료 브랜드를 마치 광고하듯 언급한다. 마크와 재닛의 학생들이 그랬던 것처럼! 와, 소름.

잉그리드(헤일리 루 리처드슨 분)의 사연은 약간 초자연적이다. 잉그리드는 디지털 기술에 알레르기가 있었으니,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고 글자 그대로, 휴대폰 같은 디지털 기술이 가까이 있으면 코피를 흘리는 특이 체질이다. 그래서 요술 공주 옷을 입고 아이들의 생일 파티 분위기를 띄워 주는 일을 하는데, 요즘 애들은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휴대폰을 붙잡고 살아서 이도 쉽지 않다. 어쨌거나 그런 생일 파티에서 만난 팀(톰 테일러 분)과 사랑에 빠진 잉그리드. 그런데 이 팀이라는 남자는 어느 날 가상 현실 게임에 푹 빠지더니 그 ‘가상 현실’로 가겠다는 (즉, 다시 말해 자살하겠다는) 터무니없는 결정을 내리는데…

이 외에 미친 남자 파티의 일원인 스캇(아심 초드리 분)과 마리(조지아 굿맨 분)의 사연도 궁금한데 이건 드러나지 않아서 무척 아쉽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에서 결국 끝까지, 그러니까 최강 인공 지능을 만든 9살짜리 아이가 사는 본거지에 당도하게 되는 것은 리더인 미친 남자(생각해 보니 그에겐 이름이 없다)를 제외하면 수잔과 잉그리드, 두 여자뿐이다.

잉그리드에게는 사실 앞에서 말한 것보다 더 큰 비밀이 있지만 거기까지 다 스포일러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이쯤 해 두겠다. 진짜 이건 보면 볼수록 ‘!?!?!?!?!?!?!???’ 하게 되는 ‘mindfuck’ 같은 영화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봐야 더 재미있을 것 같지만, 이쯤 소개했으면 흥미를 느끼셨으려나. 내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개쩌는 영화니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구독하신다면 꼭 한번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프라임 비디오 안 쓰시는 분들은 딱 한 달치라도 좋으니까, 이거 하나만을 위해서라도 한번 시도해 보시라. 그만큼 끝내 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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