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영화 추천] <Powder(파우더)>(1995)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흰 피부와 빨간 눈, 그리고 전자기를 다루는 초능력을 가진 알비노 소년 제레미 리드(숀 패트릭 프레너리 분). 그의 어머니는 그를 낳자마자 사망했고, 그는 조부모님 댁의 지하실에서 자라다가 어느 날 경찰 더그(랜스 헨릭슨 분)에 의해 발견된다. 아동 심리학자 제시(메리 스틴버겐 분)가 그의 보호를 담당하게 되어 학교에 보내는데, 학교 생활은 쉽지 않다. 리플리 선생님(제프 골드블룸 분)이 그를 도와주려 하지만, 거친 남학생들을 그를 ‘파우더’라 부르며 괴롭히는데…
처음에는 알비노라는 희귀한 병의 인식을 고취하기 위해 알비노 소년을 주인공으로 했나 싶었는데, 이게 웬걸. 무슨… 전자기 능력이요? 지능(IQ)은 도저히 측정할 수가 없을 정도로 높아요? 주인공에게 알비노라는 특징 하나만 있지고도 충분히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데 왜 무슨 외계인스러운 설정을 덕지덕지 갖다 붙인 건지 모르겠다. 모든 알비노인들이 초능력자인 건 아닙니다만. 그리고 제레미가 측정할 수 없을 정도의 IQ를 가졌다면서 딱히 그런 면모가 보이는 장면은 없는 듯. 어떤 인물을 천재라고 설정해 놓았지만 작가가 범인이라 그 천재성을 표현 못하는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까…
사실 이 설정보다 더 어이없고 충격적인 사실은, 이 영화의 감독 빅터 살바가 아동 성추행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범죄자였다는 점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imdb에 가서 트리비아를 읽는데 깜짝 놀랐네. 이 사실이 프로덕션이 중반 정도 진행됐을 때 알려져서 캐스트와 제작진들이 무척 당황했다고. 이런 성범죄자를 어떻게 기용한 거지? 1995년이면 영화계가 야생의 시절이었을 시기이긴 한데… 피해자가 없었기만을 바랄 뿐이다.
감독과 떼어 놓고 그냥 작품만 봐도 전체적으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영화다. 2026년의 감수성은 1995년의 그것과 많이 다를 테니까… 줄거리도 줄거리인데(유명한 영화 평론가 로저 이버트도 영화의 플롯 구멍을 지적하며 별 두 개를 주었다) 왜 알비노라는 실존하는 병명을 이런 데 갖다 쓴 건지 모르겠다. 알비노인들에게 예의가 아니다. 어쨌거나 이게 imdb에서 아직 6.6점이라는 별점을 받았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나라면 간신히 6.0점 정도 줄 것 같다. 옛날 영화라고 해서 다 세월을 뛰어넘어 인정받고 사랑받는 ‘클래식’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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