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영화 추천] <Send Help(직장상사 길들이기)>(2026)

나는 기억한다. 이 영화가 국내에 정식 수입 및 배급이 결정되었을 때 ‘직장 상사 길들이기’라는 국내 개봉명이 공개되었는데, 아니 어떻게 <Send Help>라는 제목이 이런 제목으로 바뀔 수가 있냐며, 이건 100% ‘아주 잘 옮긴 제목’ 아니면 ‘완전 실패한 제목’ 중 하나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제 이 영화를 본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건 진짜 잘 지은 국내 개봉명입니다. 정말… 직장 상사를 길들이는 내용입니다. 이의 없음 ㅅㄱ
린다(레이첼 맥아담스 분)는 직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며, 초대 CEO였던 프레스턴 씨에게 부사장으로 승진할 것을 약속받은 인정받은 직원이다. 그런데 프레스턴 씨의 아들, ‘네포 베이비’인 브래들리(딜런 오브라이언 분)가 사장으로 부임하자 그 약속은 물건너간다. 브래들리가 보기에 린다는 비위생적이고, 눈치도 없으며, 그냥… 마음에 안 든다. 안 예쁘고 나이 들었으니까. 그래서 자기와 친한 남직원 도노반(자비에르 사무엘 분)을 그 자리에 앉힌다. 이에 린다는 사장실에 가서 브래들리에게 대놓고 당신 아버지였던 프레스턴 씨가 자신에게 승진을 약속했다고 말한다. 린다가 능력이 있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부사장 자리를 주고 싶지 않았던 브래들리는 ‘곧 합병을 위한 출장이 있는데, 거기에서 합병을 성공으로 이끌어 봐라, 그러면 고려해 보겠다’라며 당장 다음 날 태국행 전세기에 태운다. 하지만 그 전세기는 기상 악화로 추락하고, 거기에 타고 있던 사람들 중 오직 린다와 브래들리만이 운 좋게 살아서 태국 근처의 어떤 섬으로 쓸려오게 된다. 린다는 평소 오지에서 살아남는 콘셉트의 리얼리티 TV 쇼 <서바이버>의 팬이었고, 그 쇼에 참여하고 싶어 오디션 비디오를 보냈을 정도로 ‘서바이벌’ 능력이 뛰어나다. 이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네포 베이비 브래들리는 살아남기 위해 린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 줄거리 요약만 봐도 느낌이 오지 않는가. 진짜로 린다가 브래들리를 길들인다. 브래들리는 뭐 사회에서나 이 섬에서나 살아남을 대단한 능력도 없는 주제에 자존심을 부리고, 린다를 아직 자기 아랫사람처럼 부리려고 한다. 이 섬만큼 ‘계급장 떼고’ 붙을 완벽한 장소가 어디 있다고. 린다도 처음에는 브래들리를 그래도 인간적으로 도와주려고 하다가 그의 태도에 아주 정나미를 뗀다. 그리고… 아무래도 <이블 데드> 시리즈의 샘 레이미 감독 작품답게 호러스러운 전개.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레이첼 맥아담스가 이 영화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이 멋지고, 무엇보다 그 도전은 성공한 듯하다. 딜런 오브라이언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인데 여기에서 고생하는 걸 보면 쫌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연기를 잘해서 그 재수없는 브래들리 캐릭터를 잘 살렸다. 누군가 조용하지만 살벌하게 미친 여자가 누구냐 물으면 눈을 들어 <직장상사 길들이기>의 린다를 보게 하라… 아, 물론 샘 레이미 영화라서 약간 징그럽고 잔인한 건 감수하셔야 합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시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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